한밭벌에 사는 야왕이 조국에 재위한 직후 조국을 두루 살펴보니, 팀의 주춧돌이었던 용장 김태균과 이범호가 떠났고, 장졸들은 꼴지를 하여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으며, 유망주가 한톨도 있지 않으, 팀을 꾸릴 계책이 막연하였다.
어쩔수 없이 류현진을 기둥삼아 방출생과 이적선수들로 얼기설기 나라를 닦으니, 투수가 호투하면 타자가 죽을 쓰고, 모처럼 타자들이 힘을 내면 투수가 죽을 써 조국 백성들은 승리에 배고파 아우성이었다.
할 수 없이 야왕은 웅담국의 김경문에게 찾아가 하소연 했다. “에고, 경문이형님, 선수 좀 좀 주시오. 이 동생을 살려주오.” 그리하여 김경문은 딱히 여기며 주걱으로 이대수라는 밥풀을 붙여서 야왕의 용안을 때리니, 야왕은 이에 감탄하며 볼에 붙은 이대수를 떼어내어 한 나라의 유격대장으로 삼았다.
이대수를 얻긴 하였으나, 앞으로 나라를 다스릴 앞날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여 비틀비틀 걸어서 궁궐로 돌아가다 보니, 나무위에 장성호 제비 한마리가 조뱀에게 물려 죽으려 하는게 아닌가? 이에 나무위로 올라가 장성호를 살려주니, 장성호가 감격하여 야왕의 궁궐 처마 밑에 둥지를 틀었다.
야왕은 처마밑에 둥지를 튼 장성호에게 매일 먹을 것을 챙겨주고 정성껏 기르었으나, 둥지에서 장성호가 떨어져 어깨를 다치고 말았다. 야왕은 어깨 수술을 해주며 정성껏 간호해 주자, 조국의 백성들은 없는 살림에 리빌딩이나 할것이지, 그깟 제비 한마리 고쳐 어따 쓸것이냐고 야왕을 원망하였다.
이듬해, 야왕 재위 2년, 봄 장성호는 높아진 선구안을 갖추고 야왕의 궁궐을 다시 찾아와 기웃기웃 넘보니, 좌의정 강석천이 장성호를 보고 반겼다. “야왕 전하, 작년에 왔던 장성호가 입에 무엇을 물고 왔사옵니다.” 장성호는 그들 앞에 박씨를 떨어뜨린다. 야왕께옵서 집어보니, 한가운대 ‘보은박(報恩瓢)’ 석자가 선명하다. 궁궐 울타리 밑에 심으니 쑥쑥 자라 주렁주렁 박이 열렸다.
5월 어느 아침이었다. 영근 박이나 한 통 따 속을 지져 주린 승리를 채우자며 톱으로 켰다. 밀거니 당기거니 톱질하여 타놓으니 오색 채운이 서리며 청의 동자 한쌍이 어린 선발투수 4명을 받쳐들고 나타났다. “이 투수들을 선발투수로 쓰십시오.”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야왕께옵선 두번째 박을 또 톱질했다. 두번째에서는 득점권 타율 향상이 나왔다. 또 한 통의 박을 타니, 모기업에서의 지원이 나왔다. 다른 한통에서는 탈꼴지가 나왔다. 이에 야왕과 조국 백성들 모두 흥이 나서 춤을 추었다. 마지막 박을 켜니, 박안에서 가르시아가 소주와 산낙지를 들고 나와 큰절을 하며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