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이 없이 테어난 톰 윌리스(52)는 MLB 30개 전 구장에서 시구를 한다는 목표로 현재 11개 구장 시구를 마쳤습니다. <톰 윌리스 홈페이지> |
1959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태어났을 당시 톰 윌리스는 주변 모든 사람의 동정이나 혹은 배척의 대상이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를 보면 혀를 차며 측은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혹은 보기 흉한 기형아라며 외면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꼬마 톰’은 양팔이 없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양팔이 없는 대신 참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타고난 톰은 어려서부터 정말 삶을 즐겁게 열심히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스스럼없이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며 운동도, 공부도 늘 마음껏 했습니다. 특히 야구를 좋아했는데 어려서부터 발로 공을 던지는 방법을 연습했습니다. 타격은 할 수 없으니 친구가 대신 치면 달리는 것을 그가 했습니다.
아치비숍 캐럴 고교를 졸업할 때 톰은 우등상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0명 전교생 중에 2등의 성적으로 졸업해 실버 메달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메릴랜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톰은 PBS-TV 등에서 각종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도 했고, 라디오와 TV, 영화 제작사에서도 일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톰은 머릴랜드 대학원에서 교육학 석사 과정을 4.0의 평점으로 졸업합니다. 그리고 미국 농무부에 취직해 공보관으로 일하던 중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로 전근되면서 인생에 큰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5년 전 그는 샌디에이고의 한 초등학교에서 있던 ‘손이 없어도, 팔이 없어도, 전혀 문제없어. (No Hands, No Arms, No Problem.)’ 라는 아동과 학부모를 위한 프로그램에 초청받았습니다. 초청연사로 나선 그는 강연을 시작하기 전 발로 테니스공과 프리스비를 강당에 모인 아이들에서 던져주었습니다.
그는 “내가 양팔은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을 전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는 의도였다.”라고 회상합니다. 그 후 그런 강연 기회가 올 때마다 톰은 공 던지기를 빼놓지 않고 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샌디에이고의 채널4 TV 방송에서 그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했습니다. 그가 강연하고 청중에게 공을 던지는 장면도 물론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 프로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야구팀 관계자가 보게 되면서 톰 윌리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으로 그에게 MLB 경기의 시구 요청이 들어온 것입니다.
그 일을 계기로 톰은 ‘톰스피트 프로덕션(Tomsfeet Production)’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동기부여 강연자로 전국을 돌며 강연을 하고 관련된 자체 프로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팔이 없는 사람이 발로 공을 던진다는 것은 상상을 해봐도 절대 쉬운 일은 아닙니다. (U튜브에 찾아보면 그의 투구 장면이 나옵니다.) 그 역시 처음에 파드리스의 요청을 받았을 때 뛸 듯이 기쁘기도 했지만, 걱정도 앞섰다고 했습니다.
톰은 시구 요청 수락을 하고는 곧바로 줄자를 들고 운동장으로 달려갔습니다. 18.44미터를 재고 나니 그 거리는 예상보다 훨씬 멀었습니다. 2주 동안 매일 강훈련을 펼쳤지만, 그가 발로 던질 수 있는 최대 거리는 17미터50. 아무리 힘껏 던져 봐도 1미터가 모자랐습니다.
그렇게 시구날이 다가왔고 톰은 실제 마운드보다 조금 앞에서 던지겠다는 생각을 하고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정작 마운드가 가까워지자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마운드 위로 올라섰습니다.
운동장을 가득 메운 야구팬이 숨죽인 가운데 그를 오른발에 공을 끼우고는 왼다리를 치켜들었다가 내리면서 허리를 돌리는 반동을 이용해 공을 힘껏 뿌렸습니다. 공은 포수 미트를 향해 정확히 날아가다가 1미터 앞에서 원바운드로 튀었습니다. 비록 스트라이크가 되지는 못했지만, 펫코파크를 메운 팬은 모두 기립박수를 치며 톰 윌리스의 도전에 감동의 격려를 보냈습니다.
그 당시를 회고하며 톰은 “그날은 실패할 줄 알았지만 2년 후에 두 번째 시구했을 때는 18.44미터를 정확히 던질 수 있었다. 그날 마운드에 올라 실패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18.44미터에 도전할 계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에서 기회에 도전하지 않으면 잃게 된다는 것, 그것이 내가 강연을 다니면서도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톰 윌리스 전 UCLA의 명감독이던 존 우든 옹이 했던 ‘자기가 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할 수 있는 것까지 지장 받게 하지 말라!”라는 말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합니다.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적당히 안주하려는 마음을 탈피해 도전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진리를 톰 윌리스는 몸으로 마음으로 보여주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그는 MLB 11개 구장에서 시구했습니다.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처음 시구를 한 이래 2010년에는 밀워키, 애틀랜타, 세인트루이스, 클리블랜드, 토론토, 보스턴, 디트로이트, 신시내티, 텍사스의 MLB 구장에서 시구했습니다. 올해도 다저스타디움에서 4월 말 시구를 했고 애리조나와 휴스턴, 그리고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다시 시구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양팔이 없이 태어났을 뿐 아니라 어려서 척추측만증이 너무 심해 초등학교 1학년 때 큰 수술을 받기도 했던 톰의 최종 목표는 MLB 30개 구단에서 모두 시구를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공 던지기 훈련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합니다. 지금까지 11개 구장에서 시구했는데 그중에 5번은 정확히 포수의 미트에 스트라이크를 꽂았습니다. 스트라이크를 꽂았을 때 팬들이 더욱 뜨겁게 열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그는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습니다.
사실 그는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3가지 원칙을 어기지 않겠다는 각오로 오릅니다. 첫째는 포수 미트까지 공을 제대로 던진다는 것, 두 번째는 포수를 넘어가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던지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세 번째는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 사실 그에게는 마운드에서 균형을 잡고 발로 공을 던진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힘든 일인데, 일반인도 쉽지 않은 18.44미터 거리를 정확히 던져 스트라이크를 꽂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기적 같은 일입니다.
그러나 아마도 톰 윌리스는 그런 시각조차도 거부할 것입니다. 그건 절대 기적이 아니라 그의 부단한 노력과 도전 정신으로 이룬 인간 승리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차이가 있을 뿐이지 잘못되거나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는 시구로 입증하며 많은 이들에게 삶의 자극과 영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많은 개으르고 나태하고 심약한 일반인보다 그는 훨씬 더 강한 정신력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30개 전 구단 시구’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톰은 크게 희망적이지도 그렇다고 전혀 절망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는 “나이도 점점 들고 허리도 아프고 공을 던지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모든 팀은 각자의 규정과 원칙이 있으니 쉬운 일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하지만 시도해보는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도전해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톰 윌리스가 MLB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일깨움을 줄 수 있습니다. 30개 팀 마운드에 모두 서는 그날까지 그의 도전이 중단 없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worldbaseball&ctg=issue&mod=read&issue_id=96&issue_item_id=7655&office_id=151&article_id=0000002588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