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 9승' 류현진, 살아난 '체인지업'으로 생애 첫 '진기록'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체인지업이 살아나자 모든 것이 좋아졌다. 7이닝 완봉승이란 생애 첫 기록을 수립하며 시즌 9승을 달성한 원동력은 바로 체인지업이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이 19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의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2021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노련한 경기운영을 바탕으로 절정의 피칭을 보이며 7이닝 완봉으로 시즌 9승(5패) 달성에 성공했다.

전날 우천으로 하루 연기돼 더블헤더로 치러진 경기에서 1경기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5-0 승리를 이끌며 토론토 선발 투수들 가운데 올시즌 첫 완투, 완봉승 기록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7이닝 완봉승 또한 지난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처음이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블헤더를 7이닝으로 치르고 있다.

류현진은 7회까지 모두 83개의 공을 던지는 투구수 관리로 텍사스 타선을 봉쇄하며 평균자책점을 3.32로 낮췄다. 토론토 입단 후 첫 완봉승을 기록한 류현진은 LA 다저스 시절인 2019년 5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803일 만에 '셧아웃'에 성공했다. 빅리그 통산 세 번째 완봉승을 기록한 류현진의 첫 완봉승은 데뷔 시즌이던 2013년 5월 29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으로 당시 9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이 보약으로 작용했다. 지난 8일 이후 11일 만에 등판한 류현진은 93마일(약 150㎞)에 이르는 직구와 83마일(약 133㎞) 안팎의 낙차 큰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제압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같은 투구폼에서 구사돼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 주무기로 승수 사냥의 주무기로 각광을 받아왔다.

하지만 6월 들어 직구와 투구폼이 달라지고 스피드가 빨라지면서 고전의 원인이 됐으나 7월 들어 다시 예전의 위력을 찾고 있다. 체인지업이 살아나자 다른 구종까지 위력을 발휘하며 에이스다운 위용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1회를 무려 공 4개로 마감할 정도로 효과적 투구를 하며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시작했다.

2회초에는 수비 실수로 3루타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과 1루 뜬공,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3회에도 안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아돌리스 가르시아를 상대로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4개째 삼진을 잡아내며 실점 위기를 진화했다. 토론토 타자들도 3회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내야안타에 이은 에스피날의 2루타, 마커스 시미언의 내야 땅볼과 보 비셋의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체인지업이 가장 좋았다. 체인지업이 살아나니 다른 구종도 효과를 발휘해 타자들을 잘 상대할 수 있었다"며 체인지업 부활에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