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야구게시판
 
작성일 : 21-04-03 12:32
[MLB] 야구는 구라다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759  


싸늘하다…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벌써 3년째다. 개막전 전담이다. 그래서 그런지 리더의 풍모가 뚝뚝 흐른다. 경기 후 미디어 인터뷰 때도 그랬다.

“스프링캠프에서 내·외야수 모두가 열심히 훈련했다. 오늘 야수 수비는 100점이다. 좋은 플레이만 나왔다. 불펜진도 만점이다. 연장 10회말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줄리언 메리웨더가 깔끔하게 무실점으로 막았다. 중간 투수들의 공이 힘 있고 좋았다.”

모든 선수들을 칭찬한다. 팀 전체를 아우르는 안목이다. 클레이튼 커쇼나 할 법한 멘트다. 어느덧 그런 게 어색하지 않다.

양키 스타디움에서, 줄무늬들을 상대로 호투했다. 게릿 콜에 비해 꿀릴 게 전혀 없다. 타자를 데리고 노는 건 오히려 훨씬 나았다. 오프닝 데이. 그의 눈부신 장면들을 꼽아본다.

1회 저지와 힉스의 연속 삼진

1회 첫 공이 패스트볼이다. 87마일짜리를 몸쪽에 붙였다. DJ 르메이유가 움찔한다.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그들이라고 왜 공부 안했겠나. 개막전이라 더 신경 썼으리라. 그런데 놀라는 눈치다. 초반부터 안쪽을 파고 들다니. 이건 생각한대로가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4개 연속 몸쪽을 팠다. 결정구는 88마일 커터. 손잡이 쪽에 맞은 타구는 쉬운 1루수 땅볼이었다.

2번 애런 저지 때 확실해졌다. (1~3구) 바깥쪽으로 가는 척 하더니, 홱 돌아서 다시 몸쪽이다. 카운트 3-2에서 91마일짜리가 타자 허리 근처에 꽂힌다. 배트는 한참 늦었다. 공이 지나간 뒤에야 허둥거렸다.

194승의 대투수 데이비드 콘이 양키스 중계를 맡았다. "타자 마음에는 계속 '체인지업, 체인지업'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어놓고, 결정구는 저거였군요."

출처게티이미지

다음 애런 힉스 때도 비슷한 패턴이다.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아나갔다. 그러나 정작 결정구는 빠른 볼이었다. 91마일짜리가 존 한복판을 통과했다. 자칫하면 실투였다. 하지만 배트는 따라가지 못했다.

mlb.com은 이 대목을 꼽았다. "체인지업을 계속 보여주더니 승부는 패스트볼로 끝냈다. 저지 같은 경우는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간 다음에야 배트가 나오는 것 같았다. 체인지업에 익숙해진 타자에게 90마일 초반 패스트볼은 90마일 후반대처럼 빨라 보였을 것이다."

카운트 3-1에서도 체인지업 유인구 승부

카운트 3-1에서도 체인지업 유인구 승부

4회 힉스의 타석이다. 카운트가 3-1로 타자편이다. 선두 타자라 당연히 승부할 순간이다. 그런데 그의 사전에 '당연히'는 없다. 오히려 그런 심리를 역이용한다. 여기서도 유인구를 택한 것이다. 바깥쪽 떨어지는 체인지업(81마일)이다. 감쪽같이 속아 배트가 끌려나왔다. 3루쪽 파울로 카운트가 엇비슷해진다. 3-2.

물론 타자는 이미 김이 샜다. 투수에게 당한 것만 머리에 남는다. 6구째 포심(91마일)에 맥빠진 스윙으로 물러난다.

출처mlb.tv 화면

다음 타자는 지안카를로 스탠튼이다. 마치 짠 것 같다. 똑같은 패턴에 당한다. 초구, 2구. 커터가 계속 빠진다. 카운트 3-1이 되자, 타자는 의욕이 솟는다. 그러나 그게 함정이다. 투수는 그곳을 파고든다.

5구째. 체인지업이 멀고, 낮은 쪽으로 휘어진다. 가까스로 배트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힘이 있을 리 없다. 맥 빠진 투수 앞 땅볼이다.

이 패턴의 하이라이트는 5회에 등장한다. 투런 홈런의 주인공 개리 산체스를 만났을 때다. 역시 카운트가 3-1로 불리해졌다. 커터→커터→체인지업→체인지업의 볼배합이었다. '설마 3개 연속 던지겠어?' 타자는 직구 하나만 생각하기 마련이다.

여기서 다시 허를 찌른다. 또다시 체인지업을 떨군 것이다. 그나마 산체스는 이날 타이밍이 좋다. 제법 멀리 좌익수까지 타구를 보냈다. 그래봤자 아웃이지만.

출처게티이미지
영화 타짜의 하이라이트 씬

명작 '타짜'의 하이라이트 씬이다. 고니(조승우)가 사지로 들어간다. 아귀와 승부를 위해서다. 챕터 자막이 뜬다. '문은 항상 등 뒤에서 닫힌다.' 이어 읊조리는 독백이다.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어쩌면 이게 양키스 타자들의 심정일 것이다. 언제, 어디서, 무엇이, 어떻게 날아올 지 모른다.

먼쪽 체인지업이 머릿속에 한 가득이다. 그걸 치려고, 또는 거기 안 당하려고. 몸은 자꾸 앞으로 나간다. 그럼 상대는 귀신같이 안다. 역으로 빠른 볼을 바짝 붙인다. 겨우 90마일 남짓으로 말이다. 그런데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허둥거리고, 화들짝 놀란다. 결국 우스꽝스러운 빈 스윙만 남는다.

그렇다고 안쪽을 지켜도 마찬가지다. 잔뜩 도사리고 있지만 천만에, 만만에다. 먼쪽에 힘없는 게 하나 툭 떨어진다. 마음은 아닌데, 안 나갈 수 없다. 뻔히 알면서도 당한다.

마운드 위에는 타짜 중의 타짜다. 이번에는 곽철용 버전이다.

"내가 이 생활을 19살에 시작했다. 그때 시작한 놈들이 100명이라고 치면 지금 나만큼 사는 놈은 나혼자 뿐이야. 나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잘난 놈 제치고, 못난 놈 보내고, 안경잽이같이 배신하는 XX들 다 죽였다(삼진으로)."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러키가이 21-04-03 12:32
   
러키가이 21-04-03 12:36
   
뽀라도리2시간전
와 이런 류의 기사는 처음 보는것 같네요~ 재밌게 봤습니다~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34댓글 비추천하기0

바밤바4시간전
구라다 구라가 최고 구라다.
현지니, 코로나로 힘든 올해도 국민들에게 힘을 주시게.

답글 작성댓글 찬성하기48댓글 비추천하기0
영원히같이 21-04-03 15:09
   
재밌네요 ^^
 
 
Total 5,986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716 [MLB] 현종이 상황 (4) 리노스 05-26 1422
5715 [MLB] 김광현 4회 무실점 진행중. (5) 리노스 05-25 1467
5714 [MLB] 69번째 공에 상대팀 해설자가 감탄사를 터트린다 (2) 러키가이 05-25 1646
5713 [MLB] MLB 현역 최고 도루 억제 투수 증명..ML 5차례 픽오프 (7) 러키가이 05-24 2335
5712 [MLB] MLB.com 김하성 3루타 장면 (2) 진빠 05-24 3189
5711 [MLB] MLB.com 최지만의 2루타 그러나 주자 홈에서 아웃된 장… (2) 진빠 05-24 1692
5710 [MLB] MLB.com 류현진 오늘도 퀄리티 피칭 영상. 진빠 05-24 1827
5709 [MLB] 새벽 02:07 류현진 경기 시작. 카카로니 05-24 846
5708 [MLB] MLB.com 김하성 2루타 타점올린 장면... (2) 진빠 05-23 2052
5707 [MLB] 김하성 5.23 2회 2루타영상(추가 여태것 명품수비 보… (4) 카카로니 05-23 2153
5706 [MLB] MLB.com 최지만 02호 홈련영상 (4) 진빠 05-22 1621
5705 [MLB] 오타니의 플레이가 종종 베이브루스에 비견이 되던… (1) miilk 05-22 1436
5704 [MLB] (영상) 최지만 대타 동점 투런포 5G 연속 안타 타점 (1) 러키가이 05-22 1811
5703 [MLB] 최지만 대타 동점 투런포 토론토전서 시즌 2호 홈런 (1) 러키가이 05-22 1568
5702 [MLB] 토론토 투수코치 "류현진은 꾸준함의 모델" (3) RonaIdo 05-21 1948
5701 [MLB] 최지만 2타수 2안타 추격타점 역전타점 (4) 류현진 05-20 2569
5700 [MLB] 양현종 2실점 6회 강판 (14) 카카로니 05-20 2509
5699 [MLB] 현종이 5회까지 무실점 (1) 길운아 05-20 846
5698 [MLB] MLB.com 최지만 01호 홈련영상 (2) 진빠 05-19 1601
5697 [MLB] 류 완벽투 최지만 1호 김하성 2루타 해피 코리안데이 (1) 러키가이 05-19 1850
5696 [MLB] 최지만, 복귀 두 번째 경기에서 홈런 폭발.. (1) 러키가이 05-19 1068
5695 [MLB] 벅 캐스터 "레드삭스 지난번 류와는 다를 걸" (2) 러키가이 05-19 2680
5694 [MLB] 진화하는 괴물, 이제 커브도 긁힌다 (1) 러키가이 05-19 1737
5693 [MLB] 류에 쏟아진 찬사 "엘리트급" "거장" "빈티지 류" (2) 러키가이 05-19 1932
5692 [MLB] 그때 류현진 영입할 걸 그랬나.. 하위권이라니 (2) 러키가이 05-19 2317
5691 [MLB] 류 보스턴 24경기 만에 공략하지 못한 선발투수 (1) 러키가이 05-19 1366
5690 [MLB] '오랜만이야 RYU' 류 괴롭힌 다저스 전 동료들 (1) 러키가이 05-19 1509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