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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23 10:12
[MLB] [구라다] 가장 완벽한 수상자, 류현진의 워렌 스판상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1,507  


[야구는 구라다] 가장 완벽한 수상자, 류현진의 워렌 스판상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

1948년, 브레이브스의 보스턴 시절이다. 노동절(9월) 경기가 더블헤더로 열렸다. 두 게임 모두 홈 팀이 독식했다. 그것도 투수 2명만으로 충분했다. 1차전은 14회 1실점 완투승, 2차전은 완봉승을 거둔 덕이다. 원투 펀치의 이름은 워렌 스판과 자니 세인이었다.

이 때부터다. 브레이브스는 8연승을 달렸다. 기간은 12일간이다. 그동안 특이한 게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다. 오직 2명만이 던졌다. 스판이 4승, 그리고 세인도 4승을 올렸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하늘의 은총이다. 중간중간에 비가 도와줬다.

이를 두고 신문에서 시(詩) 하나를 실었다. <보스턴 포스트> 제럴드 헌 기자의 작품이다. 제목은 '스판과 세인과 비를 향한 기도'다. '첫 날 스판 / 다음 날은 세인 / 그리고 비가 오고 / 또 비가 오고 / 다시 스판 / 세인은 그 다음….'

보스턴 브레이브스의 원투펀치 스판(왼쪽)과 세인.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

그는 데뷔가 늦었다. 2차 대전에 징집돼 3년을 복무했다. 26세였던 1946년에야 빅리거가 됐다. "사람들은 전쟁만 없었다면 내가 400승을 했을 거라고 한다. 글쎄, 모르겠다. 하지만 난 그 3년간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했다. 아니라면 야구를 44살까지 못했을 것이다." (워렌 스판)

피칭의 개념을 뒤바꾼 통찰

통산 363승(245패)을 올렸다. 역대 6위의 기록이다. 좌완 투수 중에는 1위다. 특히 라이브볼 시대(1920년대) 이후로는 최고다.

기록이 전부는 아니다. 무엇보다 빛나는 지점이 있다. 바로 명석함이다. 그걸 바탕으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그 중 하나가 투구에 대한 정의다. 그의 짤막한 통찰은 혁신적이었다.

"타격은 타이밍이다. 피칭은 그 타이밍을 뺏는 일이다. (Hitting is timing. Pitching is upsetting timing.)"

그 전까지는 단순했다. 강력함이 절대적이었다. 투수의 기본은 압도적인 힘이었다. 또는 현란한 변화구였다. 커브, 슬라이더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전혀 다른 방법이 제시됐다. 아무도 생각지 못한 방법이다. 스피드의 조절, 즉 느린 공의 등장이다.

20대의 워렌 스판은 파워 피처였다. 강력한 패스트볼과 커브볼이 무기였다. 그러나 그걸로 한계를 느꼈다. 30대부터 다양해졌다. 슬라이더, 싱커를 장착했다. 그리고 또 하나가 있었다. 타자들의 신기한 경험이 시작됐다. "어? 공이 사라지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

체인지업의 선구자

'타이밍을 뺏는 일.' 다양한 의미와 방법을 함축한 말이다. 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개념으로 요약된다. 일부러 던지는 느린 공이다. 바로 체인지업이다.

그의 시대만해도 따로 호칭이 없었다. 체인지업이라는 말은 한참 후에나 등장한다. 그러나 그는 이미 1950년대에 구사했다. 게다가 어린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했다. 증언에 따르면 오늘날의 서클 체인지업 그립이다.

당시는 스크류볼로 불렸다. 역회전이 걸린 탓이다. 그러니까 변화에 치중한 분류다. 하지만 핵심은 스피드 조절이다. 특유의 폭발적인 레그킥으로 볼을 뿌린다. 직구와 똑같은 회전과 무브먼트다. 하지만 정작 스윙이 출발해도 공은 감감 무소식이다. 게다가 멀어지면서, 떨어진다. 사라진다는 느낌이다.

물론 그가 체인지업의 최초는 아니다. 훨씬 전에도 비슷한 공들은 존재했다. 그러나 그의 손끝에서 비로소 꽃을 피웠다. 진정한 의미와 개념이 실현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21세기 최후의 구질로 불리고 있다. 특히 좌완 투수에게는 절대적이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

가르침에 가장 근접한 수상자

그의 이름은 1999년부터 트로피에 새겨졌다. 최고의 레프티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랜디 존슨, 클레이튼 커쇼(이상 4회), CC 사바시아(3회) 등이 주요 수상자다. 한결같이 강력함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이다.

올해 새로운 상의 주인공이 발표됐다. 아시아 출신으로는 최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있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압도하거나, 뽐내지 않는다. 차분하고, 정교하다. 느리지만 공격적이다. 타이밍과 코스로 타자의 맥을 빼놓는다. 지극히 명석한 스타일이다. 전설의 가르침에 가장 근접한 유형이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

워렌 스판은 늦게 시작했다. 하지만 오래 했다. 전성기는 30대 후반~40대 초반이었다. 유일한 사이영상은 36세(1957년) 때 수상했다. 36~42세, 7시즌 동안 리그 최다 완투를 놓치지 않았다. 42세 시즌에는 23승(7패)이나 기록했다. 마지막 44세에도 197.2이닝이나 던졌다(7승 16패). 투구의 본질과 효율성에 대한 깨달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동시대를 살았던 대타자의 회상이다. "워렌 스판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 때까지도 계속 던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탠 뮤지얼)

* 워렌 스판은 1973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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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20-12-23 10:12
   
왜안돼 20-12-23 13:55
   
리그 자책점 1위, 사이영상 2,3위, 워렌스판상 이런 기록들이 지금은 당연한것 같고 큰 감흥을 못느끼지만 몇십년 아니 백년안에 이런 기록을 낼 한국선수가 존재할까요
     
신서로77 20-12-24 15:27
   
모르지만 아마 없겠죠...개인적으로 지금같은 피칭을 3년정도 더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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