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020 정규시즌을 완벽한 모습으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팔로 세일런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 완벽투로 시즌 5승을 따냈다. 그러면서 소속팀 토론토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의 손으로 확정지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5승 2패 67.0이닝 72탈삼진 평균자책점 2.69로 2020 정규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평균자책점 2.69는 아메리칸리그(AL)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한편, 류현진은 현재까지 다승과 탈삼진 부문에서도 AL 공동 9위에 올라있다.
이날 승리는 '난적'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거둔 것이기에 더 뜻 깊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통산 2패 15.1이닝 평균자책점 8.80으로 양키스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 양키스를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면서 류현진은 기분 좋게 9월 30일에 열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등판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양키스전에서 가장 돋보이는 구종은 단연 컷패스트볼(커터)였다. 류현진은 총 투구수 100구 가운데 38구를 커터로 던지면서, 지난 필라델피아전에 이어 35%가 넘는 비율로 커터를 구사했다. 그리고 이 커터를 활용해 양키스 타자들의 몸쪽 높은 코스를 공략하면서 지난 8일 양키스전(5이닝 5실점)과는 달리, 바깥쪽 공만을 노릴 수 없게 만들었다.
한편, 그 덕분에 비슷한 코스로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을 극대화됐다. 이런 류현진의 달라진 볼 배합은 기존 류현진의 투구 패턴만을 생각하던 양키스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실제로 이날 양키스 타자들의 평균 타구속도는 83.4마일(134.2km/h)로 지난 경기(146.5km/h) 대비 12.3km/h나 느렸다.
류현진의 공을 간신히 맞추더라도, 대부분 빗맞은 타구가 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류현진의 호투는 철저히 준비된 것이었다.
지난 20일 필라델피아전을 앞두고 류현진은 류현진이 피트 워커 투수코치, 포수 대니 잰슨과 함께 커터의 포구 위치를 조정했다. 이날 류현진은 커터가 가운데로 몰리는 상황을 우려해 잰슨에게 커터 사인을 낸 후에는 우타자의 몸쪽으로 더 붙어서 미트를 댈 것을 요구했다. 이런 조정 덕분에 류현진의 커터는 평소보다 날카롭게 제구됐다.
이는 이번 양키스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커터는 올 시즌 피안타율이 0.348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대신해 카운트를 잡거나 결정구로 쓰이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커터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커터와 비슷한 높이에서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볼의 위력도 더불어 살아나고 있다.
이날 경기로 토론토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가을야구에서도 류현진의 호투가 기대되는 이유다. 정규시즌을 완벽하게 마무리한 류현진은 나흘 휴식 후 30일에 열리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등판하게 된다. 과연 류현진은 토론토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끈 데 이어, 그 다음 단계로도 나아가게 할 수 있을까?
류현진의 2020 AL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등판은 9월 30일 MBCSPORTS+와 <엠스플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