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더니든(미국 플로리다주), 조형래 기자] “류현진의 투구를 보는 게 즐겁다. 왜 성공했는지 알겠더라.”
류현진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3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수는 64개, 스트라이크는 44개를 잡았다. 팀이 8-3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류현진은 시범경기 첫 승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격적 피칭으로, 자신의 신조인 ‘볼넷 안 주기’를 실천했다. 풀카운트 승부를 펼친 상황도 있었지만 위기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경기 후 만난 찰리 몬토요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를 않았다. 지난달 28일 첫 등판(2이닝 1실점)과는 다른 류현진의 진면목을 확인했다. 팀의 에이스가 기록한 완벽한 투구 내용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몬토요 감독은 “오늘 류현진은 정말 잘했고, 스트라이크도 많이 잡았다. 3회 다소 흔들렸지만 키어마이어를 삼진으로 잡아냈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3회초 2사 1,2루의 위기에서 탬파베이 중심 타자 케빈 키어마이어와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넘겼다. 이날 류현진의 마지막 위기 상황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당초 4이닝 정도만 던질 계획이었다. 투구수는 65~70개 안팎. 그러나 4이닝을 소화했지만 투구수가 54개에 그치자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한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몬토요 감독은 이에 “투구 수를 65개 정도로 계획했다. 더 올라가지 않기를 바랐지만 선수 본인이 65개 정도를 맞추기를 원했다”고 이유를 정했다.
이어 류현진을 향한 칭찬이 이어졌다. 그는 “류현진의 투구를 보는 게 재밌다. 던질 줄 아는 투수이고 예측 가능한 투수다. 포수와의 호흡도 좋다. 좌타자에게도 체인지업을 던져 돌려세울 줄 안다”고 밝혔다.
이러한 류현진의 완벽한 모습을 실제로 확인해보니 성공 이유도 확인했다고. 그는 “영상을 통해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이 달랐다. 실제로 보니 그가 왜 성공을 했는지 알겠다. 타자와 싸울 줄 안다. 누구도 쉽게 가질 수 없는 능력이다”며 “류현진의 투구를 봐서 기분이 좋았다”며 다시 한 번 웃었다.
한편, 류현진의 다음 피칭은 오는 15일 일요일, 역시 탬파베이와의 홈 경기가 유력하다. 몬토요 감독은 “아마 다음 투구 때는 80개 정도를 던질 것이다”며 류현진의 투구수를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