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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2-18 15:22
[MLB] [구라다] 토론토 에이스..류, (영화주인공 같은) 할 선배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2,600  



[야구는 구라다] 토론토의 에이스..류현진과 '할 선배'


                                                     사진제공 = OSEN, 게티이미지

지금 이름은 TD 볼파크다. 플로리다의 아름다운 해변도시 두네딘에 안겨있다. 예전 이름은 달랐다. 놀로지 파크였다. Knology는 없어진 통신회사다.

그곳에 기자 하나가 나타났다.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이다. 난생 처음 출장이다. 의욕이 활활 타오른다. 캠프 첫날부터 직진이다. 최고 스타에게 곧바로 들이댔다. "내일 인터뷰 좀 합시다. 몇 시가 좋을까요?" 대스타는 멀뚱하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느릿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요, 그럽시다. 난 여기 새벽 5시에 나오는데, 괜찮겠어요?"

예상치 못한 답이다. 풋내기는 얼어붙었다. 쭈뼛쭈뼛, 머뭇머뭇. 그러자 키득거림 속에 한마디가 보태졌다. "8시에 합시다. 됐죠?" 대답의 주인은 쏜살같이 마운드로 사라졌다. 그 때 신입 기자는 이제 베테랑이 됐다. MLB.com 토론토 담당(당시) 조단 바스티안의 회고다. 2006년 2월. 로이 할러데이를 처음 만난 순간이다.

사람들은 '닥(Doc)'으로 불렀다. 총잡이 닥 할러데이에서 유래한 별명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배출한 불세출의 에이스다. 8번의 올스타, 사이영상을 두 번 수상했다. (필리스 이적후) 2010년에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서는 노히터도 달성했다. 명예의 전당 멤버다.

우리 팬들은 할 박사, 할 교수 등으로 부른다. 그가 가진 별명은 더 있다. 동료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훈련 괴물(fitness freak)이다. 특히나 이맘 때면 떠오른다. 2월, 플로리다, 그리고 스프링캠프와 연관된 일화가 많다.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

슈어저와 어틀리의 기억들

조단 바스티안이 처음은 아니다. 비슷한 경험의 기자들은 많다. 헤이즐 메이도 그 중 하나다. 캐나다의 유명한 스포츠 캐스터다. 어느 날 블루제이스 홍보팀에 Doc의 인터뷰를 요청했다. 7시에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 "오전 7시요? 그가 오는 시간인가요?" 메이의 물음에 홍보팀 직원이 고개를 젓는다. "아녜요. 로이가 (1차를) 끝내고 잠시 쉬는 시간이죠."

훈련하면 뺄 수 없는 투수가 있다. 맥스 슈어저다. 대학 시절은 별로였다. 무명이던 그를 스카우트한 건 마이크 리조(당시 애리조나)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늘 미친듯이 훈련에 빠져서 지내는 선수였다. 우리 스카우트 팀은 그를 매드 맥스라고 불렀다." 그런 슈어저의 기억이다.

"꽤 오래 전이죠. 난 뭐 그저 그럴 때였어요. 플로리다 시범 경기였죠. 마침 선발로 나갈 기회가 생겼어요. 상대는 로이(할러데이)였어요. 당시 최고였죠. 서로 3~4이닝씩 던진 것 같아요. 교체돼서 클럽하우스로 갔어요.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었죠. 느긋하게 식사까지 마쳤어요. 일과를 모두 끝낸 셈이죠. 가벼운 마음으로 퇴근했어요. 차를 몰고 나가는 길이었죠. 뒤쪽 보조구장에서 누군가 열심히 달리고 있더군요. 자세히 보니 로이였어요. 땀을 뻘뻘 흘리며 폴과 폴 사이를 전력질주 하더라구요. 거긴 코치들이나 카메라가 올 리도 없는 곳인데 말이죠. 그 장면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

또 한 명의 증인이 있다. 체이스 어틀리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을 동료다. 둘의 첫 만남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캠프 첫 날이었어요. 아침 5시45분에 도착했죠. 보통은 내가 1등인데, 벌써 불이 켜져 있더라구요. 들어서자마자 큰 덩치와 마주쳤어요. 닥이었죠. 서로가 흠칫 놀란 표정이 됐죠. 어색하지 않게 말을 걸었어요. '혹시 밖에 비가 왔나요?' 옷이 흠뻑 젖어 있길래 물어본 거예요.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뭔 줄 아세요? 덤덤하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뇨. 조금 전에 훈련을 마쳤거든요.' 정말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어요. 최고가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죠."

2010년의 일이다. 모두가 부러워한 계약이었다. FA로 3년간 6000만 달러가 보장됐다. 그렇게 필리스로 이적한 첫 출근날이었다. 해가 뜨기도 훨씬 전이다. 이미 땀투성이가 됐다. 보통 선수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들은 9시 출근이다. 훈련 괴물은 유니폼을 한번 갈아입고 말쑥한 차림이었다.

두네딘 볼파크에 나타난 새로운 에이스

캐나다의 위대한 넘버가 있다. 99번이다. 하키(NHL)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가 달았다. 그 백넘버가 다시 등장했다. 두네딘 TD 볼파크가 북적거린다. 많은 취재진이 따라붙었다. 바다 건너 멀리서 온 카메라도 수두룩하다. 캠프에는 모처럼 활력이 넘친다.

리모델링 공사가 아직이다. 먼지가 자욱하다. 여기저기 기계 소리도 시끄럽다. 어수선하지만 괜찮다. 새 얼굴 덕이다. 모두의 기대가 쏠렸다. 에이스라는 칭호에 주저함이 없다. 모든 게 최고 대우다. 주차장, 라커, 하다못해 불펜 자리까지 깍듯한 VIP다.

중간중간. 나오는 얘기/질문들도 그렇다. '다저스 시절에는 커쇼라는 선수가 상징적이었다. 여기서는 Ryu가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에이스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급기야 최상의 언급도 나왔다.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이었다. 블루제이스 담당기자 앤드류 스토튼의 기대다. '토론토는 로이 할러데이이 이후 가장 안정감 있는 투수를 얻었다.'

지난 시즌 기용된 선발이 무려 20명이었다. 그만큼 고만고만했다는 뜻이다. 구심점이 절실하다.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는 능력이다.

어제(17일) 불펜 세션 때다. 동료 투수들이 줄을 섰다. 같이 훈련한 트렌트 쏜튼, 라이언 보루키였다. 다짜고짜 레슨 요청이다. 과목은 커터였다. 잡는 법, 채는 법, 실전 강의가 이어졌다. 바로 곁에 피트 워커 투수코치가 뻘쭘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Ryu 교수는 자애롭다. "같은 팀인데 뭐 어떤가. 내가 배운대로 다 가르쳐줄 것이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추억

박사(Doc)는 토론토에서 시작했다. 12시즌에 148승(76패)을 올렸다. 그리고 2010년 필라델피아로 옮겼다. FA 이적이었다. 거기서 2년째다. 그러니까 2011년 스프링캠프였다.

당시 필리스는 핫한 팀이었다. 화려한 선발들 덕이다. 할 교수를 비롯해 클리프 리, 로이 오스왈트, 콜 해멀스 등 쟁쟁한 4명이 포진했다. 따라붙는 이름이 많았다. ‘에이스 포 카드(The Four Aces)’ ‘판타스틱 4(PHantastic PHour)’ 그리고 이니셜을 딴 '2R2C' 등등이다.

많은 매체들이 이걸 테마로 삼았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도 그 중 하나였다. 구단 홍보팀에 요청해 4명의 촬영 스케줄을 맞췄다. 커버 스토리용이었다.

"4명이 모였죠. 그런데 Doc이 오면서 상황이 묘해졌어요. 그는 '왜 4명 뿐이냐. 우린 (선발 로테이션이) 엄연히 5명 아니냐. 모두가 에이스다'라고 정색하더라구요. 결국 홍보팀은 (5선발) 조 블래턴까지 불러야했죠. 그때까지 촬영팀은 셔터 한번 누르지 못했어요." (콜 해멀스)

할 교수는 앞에 서는 걸 싫어했다. 당시 사진도 뒷줄 오른쪽에서 찍었다. 맨 앞은 클리프 리에게 내준 채였다. 이 표지는 <스포츠…>의 명작으로 남았다. 여전히 아마존과 이베이 같은 곳에서 거래된다.

   당시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표지 사진

할 박사가 FA로 옮길 때였다. 에이전트에게 요구한 게 있다. 첫째는 돈 문제였다. 절대로 자신이 최고액이어서는 안된다는 단서였다. 또 하나가 있다. 개인 사무실이다. 스프링캠프 때 (구장에) 방을 달라는 조항이었다. 그곳은 늘 열려있다. 배우고 싶은 동료(후배)들을 위해서다. 언제라도 1대1 레슨을 환영했다.

3년 전이다. 플로리다의 어느 바다에 경비행기 한 대가 추락했다. 경찰 발표가 있었다. 희생자는 조종사 한 명 뿐이었다. 당시 나이 40세였다. 메이저리그 2개 팀이 그를 기렸다. 블루제이스는 32번, 필리스는 34번을 영구 결번으로 남겼다. 영원한 '에이스'에 대한 기억인 셈이다.

  토론토의 영구결번식. Doc과 가족들이 참석했다. 사진제공 = 게티이미지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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