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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0-17 10:26
[MLB] 차별의 한이 묻혀있는 다저스타디움..LA 스토리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1,697  


[양지웅의 다저블루] '차별의 한'이 묻혀있는 다저스타디움..'차베스의 골짜기'와 LA 스토리


▲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201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다저스타디움에는 총 397만4309명의 관중이 찾았다. 다저스는 한 경기 평균 4만9066명의 팬들을 유치하며 7년 연속 메이저리그 관중 동원 1위를 기록했다. 5만6000석이 있는 다저스타디움은 관중석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야구 경기장이다.

다저스타디움은 약 3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1962년 4월10일 문을 열었다. 보스턴 펜웨이파크(1912년)와 시카고 리글리필드(1914년)에 이어 3번째로 오래된 메이저리그 경기장이다. 다저스 구단주 월터 오말리는 1950년대 뉴욕 브루클린에 새 경기장을 짓고 싶어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게 되자 서부로 눈을 돌렸고 1958년 LA로 팀을 이전했다.

'차베스의 골짜기(Chavez Ravine)'는 다저스타디움의 별명이다. 다저스타디움은 LA 다운타운에서 북쪽으로 5㎞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산(200m)위에 있다. 이 곳은 1830년대 LA 지역으로 이주한 목장 주인 훌리안 챠베스가 인근 지역을 사들이면서 '차베스의 협곡(Canyon)'으로 불리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차베스의 골짜기'가 됐다.

다저스타디움 별명의 시작은 1961년 창단한 LA 에인절스가 1962~1965년 새로 개장한 다저스타디움에서 현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이 완공되기 전까지 '한지붕 두가족' 생활을 하면서부터다. 에인절스 구단과 팬들이 경쟁팀 이름이 섞여있는 '다저스타디움'이라고 지칭하는 것을 거부하며 '차베스 골짜기 스타디움'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다저스타디움의 별명이 됐다.

▲ LA 다저스타디움과 LA 다운타운 주변 풍경. 2014년 1월 2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NHL(북미프로하키리그) LA 킹스와 애너하임 덕스 경기 공중촬영 사진.

1847년 멕시코와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은 LA가 있는 캘리포니아의 주인이 됐다. 캘리포니아에는 1849년부터 시작된 '골드러시'가 있었고 LA에도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LA와 나머지 미국 대륙을 연결하는 철도가 1876년 개설됐고 1892년 LA 인근에서 원유가 발견됐다. 1910년대는 뉴욕을 근거지로 하던 수많은 영화 제작사들이 LA로 이전하면서 지금의 헐리우드가 탄생했다. LA는 1932년 올림픽을 개최할 만큼 대도시가 됐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LA 인근에는 비행기를 포함한 각종 전쟁용품을 제작하는 수많은 제조업이 활성화됐다.

날씨도 좋고 일자리도 많은 LA로 이주하는 사람이 급격히 증가했다. 1950년 LA 인구는 약 197만 명으로 조사됐다. LA 지역은 10년 전에 비해 31%가 늘어난 인구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주택이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그 당시 미국에는 눈에 보이는 많은 차별이 존재하던 시기여서 LA 지역에 몰려든 수많은 멕시코 및 라틴계 이민자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곳은 한정되어 있었다. 이중 약 1800여 세대들이 '차베스 골짜기'에 터전을 잡았다.

1949년 미국 연방정부는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법들을 통과시켰고 '수용권(eminent domain : 정부가 공공의 사용을 위해 보상을 대가로 사유 재산을 수용하는 권리)'을 내세우며 차베스 골짜기 인근 지역을 매입했다. 영어가 서툰 이민자들을 설득하고 협박하면서 정부는 계속 이 지역 주민들에게 땅을 매입했다. LA시는 챠베스 골짜기 부지에 24개의 13층 아파트, 160개의 2층 주택, 대학교를 포함한 각종 교육시설 등을 계획했다. 그리고 이곳에 약 3600세대의 저소득층이 거주하게 될 것이라며 연방정부로부터 더 좋은 가격에 차베스 골짜기 부지를 매입했다.

1953년 LA 시장이 바뀌면서 차베스 골짜기 공공주택 및 공립학교 설립계획이 변경된다. 그 당시는 본격적인 냉전시대여서 미국 LA 정치판에서도 '색깔론'이 한창이었다. 1953년 당선된 노리스 폴슨 LA 시장은 선거기간 때부터 공공주택 건립은 '반미적 사회주의적' 계획이라며 여론몰이를 시작했다. 공산주의자들이 공공주택을 비밀기지로 활용할 것이라는 '가짜뉴스'도 선거에 이용했다. 폴슨 시장은 1961년까지 LA시장으로 재임했으며 차베스 골짜기에 다저스타디움을 약속하며 브루클린 다저스를 LA로 유치하는 것에 큰 역할을 했다.

1958년 LA시는 주민투표를 거쳐 1.42㎢의 차베스 골짜기 공유지를 다저스 구단에게 판매했다. 저소득 LA시민들에게 공공주택을 제공하는 것보다 다저스 경기장을 만들어 창출되는 일자리와 다저스 구단이 LA에 납부하게 될 각종 세금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투표결과였다.

▲ LA 경찰이 1959년 5월 8일 퇴거명령을 거부하는 '차베스 골짜기'의 주민들을 연행하고 있다. 사진은 NPR 웹사이트 기사 '센터필드 밑에 묻힌 잊혀진 커뮤니티를 기억하기(Remembering The Lost Communities Buried Under Center Field)' USC Library/Getty Image제공 자료사진 캡처.

그러나 차베스 골짜기에 살고 있던 대다수의 라틴계 이민자들은 주민투표 결과와는 정반대 생각이었다. 헐값에 매입을 시도하는 정부와 협상을 거부하며 이 지역에 그대로 머물던 주민들은 1959년 5월 8일을 '검은 금요일'이라고 부른다. 끝까지 버티던 지역 주민들이 강제로 철거당한 날이다. 경찰에게 연행되던 주민들은 "야구는 폴슨 시장의 뒷마당에서나 하지 왜 우리 뒷마당에서 하려고 하느냐"며 스페인어로 절규했다.

1950년 약 197만 명이던 LA 인구는 2010년 379만여 명으로 집계됐다(미국 인구 조사는 10년마다 이루어진다). 50년대 10%도 안 되던 LA 라틴계 인구 비율은 2010년 48.5%로 조사됐다(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인구는 11.3%). 정부 조사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 및 불법 체류자까지 감안할 때 실제 인구는 이보다 훨씬 많다.

다저스가 LA로 처음 이전했을 때 반대하던 라틴계 이민자들과 그들의 후손들은 이제 다저스 팬들이 됐다. 다저스 구장을 찾는 팬들을 보면 LA 인종 분포 비율과 비슷하게 절반 이상이 라틴계다. 이제는 60여 년의 세월이 흘러 다저스타디움을 찾는 대다수의 팬들은 더 이상 아픈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저스타디움 자리는 분명히 인종차별과 정치싸움으로 삶의 터전에서 내쫒긴, 권리를 박탈당한 서러운 LA이민자들의 '한'이 서려있다.

스포티비뉴스=LA(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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