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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8-29 07:40
[MLB] [야구는 구라다] 쫄지마라. 아직도 1위가 8개나 된다
 글쓴이 : 러키가이
조회 : 914  



[야구는 구라다] 쫄지마라. 아직도 1위가 8개나 된다


커맨드 하나는 기가 막혔다. 역설적이지만 그랬다. 그 장면에서도 입증됐다. 어쩜 저렇게 정확하게 한 가운데일까. 표적 정중앙이었다. 그게 오히려 신기할 따름이다.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90마일짜리다. 그걸 한 복판에 줬으니 말 다했다. 디디 그레고리우스의 스윙이 용서할 리 없다. ‘번쩍’ 하는 순간 결과는 뻔했다. 피해자는 이미 촉이 왔다. 장사 한두번 하나.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돌아보면 모양 빠진다. 관중석에서 탄식과 환호가 교차했다.

하필이면 최고의 카드였다. 양키스와 맞대결이다. 미리 보는 월드시리즈라고 관심이 높았다. 가장 싼 티켓이 113달러(약 13만원)나 된다. 평소의 5배가 넘는다. 그런데도 5만 4천석이 꽉 찼다. (정확하게는 5만 3,775명.)

주말 시리즈 첫 경기가 그렇게 됐다. 만루 홈런 한 방에 6-1로 맥이 풀렸다. 투수는 애써 덤덤한 표정이다. 입을 잠시 삐쭉할 뿐이다. 하지만 내상은 만만치 않았으리라. 다음 타자에게 또다시 안타를 줬다.

어찌어찌 5회는 마감시키려했다. 하지만 그런 예우도 차릴 틈 없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부랴부랴 마운드로 향했다. 불펜에 교대 신호를 보내면서다.

기분 탓인가. 새 유니폼도 별로다. 누군가 그런 댓글을 달았다. ‘뭐냐 저 디자인은. 완전 상복(喪服) 같다.’

싸늘해진 주변 반응들

공 하나였다. 그걸 전후로 너무나 달라졌다. 무수한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숨 죽이던 냉소와, 비웃음이 사방에서 스며나온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비판과 아는 척, 날 선 지적질이 진격을 시작했다.

맞다. 그럴만하다. 가장 자부하던 수치다. ERA 앞자리가 달라졌다. 놀랄만한 자랑거리도 사라졌다. (사이영상) 경쟁자도 갑자기 많아졌다. 아니. 이미 탈락자 대열로 내몰리는 분위기도 있다.

사실 공격받아도 할 말은 없다. 누가봐도 내림세다. 어느 매체는 스몰 슬럼프라고 짚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로 부쩍 무뎌졌다. 그걸 부인하긴 어렵다.

특히나 최근 2경기는 더 아쉽다. 상대가 상대라서다. 애틀란타와 양키스였다. 대권을 노리는 팀들이다. 어차피 (가을에) 재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 타자들이라 확실히 잡아야했다. 그랬다면 사이영상 레이스에서도 보너스 포인트를 받았을 거다.

미디어들도 싸늘해졌다. 타지역은 물론이다. 다저스 편(?)인 LA 쪽도 그렇다.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매정한 제목을 달았다. ‘양키스가 다저스에게 폭탄 5개를 날렸다.’ 내용도 냉정했다. ‘양키스는 올해 각종 홈런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날도 다저스에게 엄청나게 퍼부었다. 특히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가 몰매를 맞고 말았다.’

<la타임스>도 비슷했다. ‘경기장에는 긴장감이 대단했다. 마치 포스트시즌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류현진이 문제였다. 크게 흔들리면서 양키스 타선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la타임스>

로버츠 감독도 ‘피로’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경기 후 인터뷰 때다. “나름대로 스피드는 유지했다. 그런데 날카로움이 예전 같지 않았다. 피로가 원인인 지는 잘 모르겠다. 양키스 타선은 누구라도 실수하면 큰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강력함을 지녔다. 딱히 류현진이 부진해서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

급기야 대책이 마련됐다. 로테이션 조정이다. 한 명이 더 투입된다. 6명이 되면 휴식이 하루 더 생긴다. 딱히 누구를 위한 배려는 아니다. 10월을 대비한 페이스 조절이다. 그 덕에 좀 여유있는 근무 환경을 가지라는 뜻이리라.

위기론에서 살펴야 할 것들

위기론? 동의하기 어렵다. 그런 건 조심할 표현이다. 물론 내리막은 맞다. 추이가 안 좋을 뿐이다. 그게 피로 탓인지, 진짜 실력이 드러난 건지는 모르겠다. 상대 분석에 해부당한 건지, 저런 유형의 한계 때문인 지도 알 수 없다. 병가의 후유증이 생각보다 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다.

그런데 한가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상태다. 과연 얼마나 망가졌나. 그렇게 위독한가. 굳이 이렇게 비관적일 이유가 있냐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일단 사이영상 전망을 보자. 예측 포인트에 변화는 있다. 이전보다 차이가 좁혀진 건 확실하다. 특히 클레이튼 커쇼의 약진이 눈에 띈다. ESPN은 꽤 근접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렇다고 구도 자체가 변한 건 아니다. 여전히 선두다. 가장 정확하다는 톰 탱고의 예상도 그렇다. 거기서도 2위에 4포인트 가량 앞섰다. 위협이 가까워진 건 맞다. 하지만 역전은 아직이다. 흐름이 나쁘다고 비관할 필요는 없다. 도전자들도 모두 고전 중이다. 상대 우위에는 변함이 없다.

다른 지표들도 그렇다. 세이버매트릭스의 숫자들은 여전히 폭넓게 지지하고 있다.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34개 항목의 투수 기록을 집계했다. 그 중에는 피홈런, 피안타 같은 마이너스 측면이 8개 포함됐다. 불펜에 해당하는 것도 2개다. 그런 것들을 제외하자. 선발 투수 능력치를 따지는 데이터는 24개다. 그 중에 무려 8개 부문 1위가 여전히 그의 자리다. 6개는 메이저리그 전체 ‘톱’이다. 이 정도는 아메리칸 리그의 저스틴 벌랜더(10개 부문) 정도다.

슬럼프, 부진이라는 말은 상대적이다. 그냥 ‘초현실’이 ‘현실’로 바뀐 정도다.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다시 양키스 전이다. 2회를 돌아보자. 무사 2, 3루에 몰렸다. 최악의 위기다. 다음 타자 7번 브렛 가드너에게도 카운트가 몰렸다. 3-1에서 한복판 직구를 던져야했다. 다행히 힘으로 배트를 밀어냈다. 좌익수 얕은 플라이였다.

1사 2, 3루가 됐다. 이번엔 캐머룬 메이빈이다. 커브,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이끌었다. 세번째 공에서 멈칫거렸다. 사인 교환에 시간이 걸렸다. 루키 포수(윌 스미스)를 마운드로 불렀다. 조근조근 타일렀다.

그리고는 3구째였다. 회심의 일구가 몸쪽에 박혔다. 87마일짜리 커터였다. 메이빈의 배트가 헛돌았다. 깔끔한 삼진이었다. 2사까지 무사히 만들었다. 다음 타자는 보너스 스테이지다. 9번 투수(제임스 팩스턴) 타석이라서다. 각도 큰 커브에 피하느라 정신없다. 73마일로 떨어트렸다. 꼼짝 못하고 루킹 삼진이었다. 이닝이 끝나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었다. 5만 관중의 기립 박수가 터져나왔다.

아직 한 달이 남았다. 등판 횟수로 치면 5~6번이다. 게다가 10월도 있다.

사이영? FA 계약? 그런 건 어차피 나중 얘기다. 지금은 추스릴 때다. 6개월 넘는 장기 레이스다. 굴곡은 어쩔 수 없다. 이제 진짜 중요한 시간들이 남았다. 어떤 9월과 10월을 보내느냐. 그게 2019시즌의 평가를 좌우한다. 그걸 위해서는 마음을 정리해야 한다.

만루홈런의 5회인가, 아니면 무사 2, 3루를 극복한 2회인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그에게나, 지켜보는 우리에게나 필요한 선택이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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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가이 19-08-2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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