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1·LA 다저스)이 2018시즌 4번의 등판을 통해 메이저리그 에이스급 투수임을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류현진은 3승으로 다승 부문 내셔널리그 공동 3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 1.99는 리그 7위다. 피안타율 0.141은 잘린 가르시아(0.091·마이애미), 패트릭 코빈(0.140·애리조나)에 이어 리그 3위다. 기록상으로 팀 내 에이스 역할을 맡기에 충분하다. 류현진을 올 시즌 리그 에이스급으로 만든 무기는 무시무시하게 살벌한 포심 패스트볼과 상대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폭풍 커터(컷 패스트볼)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은 올 시즌 최고의 무기다. 경기 중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을 때 류현진은 자주 고개를 저으면서 포수의 사인을 거부한다. 결국 선택한 구종의 상당수가 하이 패스트볼이었고, 이를 통해 헛스윙을 끌어냈다. 포수는 아직 못 미덥지만, 류현진은 확신을 갖고 있는 공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투구수 347개 중 135개의 포심 패스트볼(구사율 38.9%)을 던졌다. 이 중 안타가 된 공은 딱 1개밖에 없다. 첫 등판인 지난 3일 애리조나전, 폴 골드슈미트에게 내준 2루타가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맞은 유일한 안타다. 피안타율이 겨우 6푼7리다. 올 시즌 잡아낸 삼진 27개 중 3분의 1인 9개를 포심 패스트볼로 잡았다. 8개가 헛스윙 삼진이었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은 지난 시즌 평균 구속 145.5㎞보다 오히려 구속이 조금 줄어 145㎞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임을 고려하면 구속이 조금 더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대신 회전수가 늘었다. 평균 2067회전에서 2086회전으로 증가했다. 메이저리그 평균이라고 할 수 있는 2261회전에는 못 미치지만 회전수의 증가는 기존의 속구와 다른 힘을 얻는다. 류현진의 평균 이상의 익스텐션(투구 때 릴리스포인트를 포수까지 끌고 가는 거리)과 어우러지면서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이 커지고 있는 중이다.
포심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은 구사율에서도 드러난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 33.82%에서 올 시즌 38.9%로 더 많이 던지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커터(컷 패스트볼)는 올 시즌 더욱 강력해졌다. 평균 구속이 약 1㎞ 빨라졌다. 회전수 역시 속구와 마찬가지로 지난해보다 약 20회전 정도 늘었다. 더 빠르고, 더 강한 회전을 가진 커터가 우타자의 바깥쪽 존을 파고들고 있는 중이다. 커터로 잡아낸 삼진은 7개. 그 중 3개가 루킹 삼진이었다.
올 시즌 던진 85개의 커터 중 53개가 스트라이크였다. 과감하게 존을 공략하고 있는 중이다. 커터를 때리면 대부분 아웃된다. 류현진이 올 시즌 커터를 맞아 허용한 안타는 겨우 2개. 샌디에이고전 2루타 1개와 홈런이었다. 몸쪽으로 몰렸을 때 위험한 공이 될 수 있지만 2번째 등판 이후 커터는 안타 2개를 제외하면 모두 땅볼 아웃을 만들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가다듬고 있는 커브는 차츰 나아지고 있다. 구속과 회전 수 모두 지난 시즌보다 좋아졌다. 피안타율이 높지만 이는 공교롭게도 맞은 타구의 절반이 안타가 됐기 때문이다. 커브의 제구도 잡혀가고 있고, 맞는 타구가 모두 안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기록이 자칫 오해를 만들 수 있는게, 그 구종이 다른 구종보다 우월하게 특별했다기 보단 그 볼들을 결정구로 쓰기까지 앞서 던진 볼들의 배합과 상황들이 효과적인 기록을 만들어내는데 좀 더 영향을 미쳤을텐데요. 실상 위의 언급되는 기록들은 단지 삼진을 기록해낸 마지막 볼의 구종이 뭐였는지에 대해서만 모아놓은 것이란거죠. 기 기록만 가지고 아 저 구종이 더 특별하구나 라고만 본다면 뭔가 일부는 놓치는 느낌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