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시간이 지난 화제이지만 의외로 묘한 기류가 흐르는 것 같아 써봅니다 많은 기아 팬분들이 레전드의 귀환을 반기며 조범현 호와는 다를 것이라며 최강 해태가 부활 할것이라며 잔칫집 분위기를 내고계신데.... 글쎄요....
선동렬씨는 분명 선수시절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음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감독으로써라.... 뭐 역량을 의심하는 발언은 아닙니다만 저는 과연 조범현씨 때와 무엇이 달라질까 하는 의문이 들어서요.
선동렬씨는 투수 출신 감독으로 삼성에서 은사 김응룡 씨의 뒤를 이어 부임하셨죠. 많은 분들이 잊고계시지만 원래 삼성은 투수력보다는 호쾌한 타격의 힘으로 장효조 이만수 이승엽 등 걸출한 타자들을 배출한 남자의 팀이었습니다. 하지만 선감독 시절 팀컬러과 확 바뀌면서 극강의 투수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거듭나며 우승도 맛봤지만 희한하게 삼성이 자랑하는 천재 타자들의 계보는 사라져버립니다.
때문에 탄탄한 전력으로 매년 우승 후보로 뽑히면서도 팬들의 지지를 온전히 받지 못하는, 결국에는 준우승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불명예스럽게 사령탑에서 내려오게 되었죠.
자 문제는 이런 선감독을 기아가 잡았다는 겁니다. 뭐가 문제냐? 사실 조범현 감독 역시 야수 출신이지만 직책이 포수였던지라 다소 투수력에 의존한 경기운영을 펼쳤습니다. 과거 힘으로 압도하는 해태의 스타일이 아닌 수비적인 운영이었지요. 때문에 한때 6선발 투수진이라고 자랑하며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했음에도 홈런이 아니면 점수를 못뽑는 빈곤한 공격력 덕분에 성적은....
이런 기아에 선동렬 씨가 부임하면 어떻게 될까요? 제 예상으로는 더더욱 수비적인 운영을 하는 투수력 위주의 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대 투수 출신 사령탑들이 그랬고 삼성에서의 지도 스타일을 보면 명약관화한 셈이지요. 게다가 호시노 스타일의 야구를 학습했고 이를 선호하는 선동렬씨를 봤을때 말이죠(여기에 인터뷰에도 기아 투수진들을 싹 뜯어 고치겠다고 했습니다만 야수들에 대해선 별말이 없었지요...)
조범현 씨는 타율이 좀 떨어지더라도 호쾌한 타격을 요구했던 반해 삼성 시절 선동렬씨로 짐작컨데 앞으로 기아 타자들은 장타보다는 단타를 노리는 완벽한 '스몰볼'로의 스타일 변신을 꾀할 가능성이 큽니다. 노장을 중용하지않는 선감독의 스타일로 미루어 이종범 선수 역시 양신처럼 벤치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수비력이 떨어지는 김상현이나 순발력이 떨어지는 나지완 등 역시 주전자리가 위험합니다.
너무 긴것 같아 결론으로 넘어가자면 기아팬들이 꿈꾸는 해태 시절 야구는 선동렬 호에서 보여주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조범현 씨때보다 더더욱 마운드에 의존하는 스몰볼을 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해태 시절의 힘으로 누르는 야구는 보기 힘들 것이라는 거죠. 호쾌한 야구를 기대하신다면 지금이라도 버리시길 바랍니다. 왜 삼성팬들이 선멍게 아웃 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했었는지를 감안하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뭐 한층 강해진 기아가 되어 우승권이 아닌 우승 후보가 될테니 그건 염려 안하셔도 될것 같습니다.
야구를 보는 팬들 사이에서도 팀의 성적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팬과, 그 팀의 야구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이 있습니다. 물론 둘다 중요시 하기는 하지만 두마리 토끼를 다잡기는 힘들기 마련이죠 ㅋ
그런의미에서 선동렬감독은 팀성적은 확실히 올려주는 감독이라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그 성적을 위해서
기아팬들은 앞으로 몇몇가지를 포기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실망을 하고 비난을 하느냐, 감독의 결정을 존중하고 응원하느냐 결정을 하게 될겁니다.
저의 보잘것 없는 생각으로 추측을 해보자면, 실망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상당히 나올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기아 중심 타자들 죄다 장타 노리는 스윙으로 일관하는데 나쁘게 말하면 선풍기 타선이지만 그냥 기아팬들 듣기 좋게 호쾌한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조범현 감독이 작전을 구사하는 것과 팀 타선 성향 하곤 조금 다르죠. 예를 들자면 SK처럼 팀배팅을 중시하는 팀은 타격 폼도 작게 컨택 중시적 성향을 보이지만 기아나 롯데같은 경우 타자들을 보면 못맞추더라도 일발장타를 노리는 강스윙을 선호하지요. 그래서 기아 타선이 홈런아니면 점수를 못뽑는다는 조롱을 받았구요
조감독님이 작전 구사율이 높지만 실패율이 꽤 높아 조범현 시절 기아의 주 득점 루트는 중심타선의 장타력에서 나왔었죠. 반대로 선감독의 삼성시절 삼성 타자들 역시 타율과 출루율을 노리며 소위 눈야구 라고 불리는 인내의 야구를 했었죠. 류중일 감독이 부임하고 공격적인 스윙을 하면서 최형우 같은 선수들이 각성을 한 사례를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조범현의 기아는 공격에 일관성이 결여된듯한 느낌입니다. 이름만 보면 홈런과 장타를 주공격루트로하는 호쾌한 빅볼타격을 연상 시키지만(최희섭,김상현,이범호,나지완 등등) 실제로는 작전이 많은 스몰볼플레이를 했죠. 조감독도 2아웃상황이나 경기후반에는 일발장타역전을 노리는 빅볼작전도 많았고, 경기 초중반에는 작전도 많고 번트도 많은 스몰볼을 했죠. 그와중에 흐름이 끊겨 자멸하여 맥풀린 경기가 수도없이 많죠. 여기에 조감독의 능력이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팀컬러 일관성이 있었다면 만약 빅볼한다면 선수들은 경기 끝까지 힘을 과시하고 상대투수의 힘을 위압할 것이고 성공 못해도 흐름은 맥풀리지 않는 경기가 될 것이고, 담경기도 또 그렇게 했다면 점차 팀컬러가 살아날 것이고,스몰볼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번트나 기동력 작전수행능력에 대해 어떤 선수도 대응하려 했을 것입니다. 근데 조범현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승리방식에 연연해 한시리즈를 1등에서 16연패추락을 맛본 것입니다.만약 김성근식이나 선동렬식의 일관성을 기아에 부여한다면 한국시리즈 우승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현제 와이번즈와 라이온스의 우월한 성적은 성근과 동렬의 일관성에서 나온것이라고 나는 개인적으로 추론합니다. 와이번스의 야구에 대한 감각, 작전수행능력과 라이온스의 철벽불펜진등을 조범현의 일관성없는 야구라면 구축가능했을까요? 나는 NO합니다. 나는 타이거스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실력이 우수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성근감독이든 동렬감독이든 타이거스에 오면 우승가능성이 커질것으로 봤었는데,선감독이 왔으니 당연 환영합니다. 투수부문은 당연 향상될것이고 투수교체나 작전등은 이미 검증되었고 빅볼이든 스몰볼이든 간에 야구 보는 눈이 있으니 일관성을 주입할것이고 선수들은 이에 대응하여 최적화할것입니다.
내년에는 라이온스는 선감독체제를 바탕으로 계속 상위권을 유지할 것이고 와이번스는 이만수감독이 김성근식체제를 유지한다면 역시 4위권안에 있을 것이지만 섣부르게 자기식으로 수술한다면 하위권 추락도 가능해 보입니다. 선감독의 타이거스는 2~3위일 가능성이 크지만 만약 선감독체제가 조기에 정착된다면(가능성이 크다고 봄) 한국시리즈 가능해 보입니다. 쓰고나니 다소 기아에 우호적인 입장으로 쓴것 같군요.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