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엄청난 숫자의 로봇물들 중의 하나가 건담입니다. 용자물도 결국 인기 떨어져서 시리즈가 한참전에 끝났고요..
건담이 엄청난 특이 케이스인데다가 애니 산업이 세계 1,2위를 다투는 곳이라 비교가 될뿐이지 우리나라도 애니 산업 나름 잘 나갑니다. 특히 변신 합체 로봇물은 작성자가 그냥 몰라서 그렇지 프라모델이 아닌 완구로 잘 만들고 잘 팔립니다.(물론 일본에 비하면 무지 작습니다. 그 동네는 뭐 몇십년전 것도 나오는 판국이니) 크로스 어태커라는 로봇은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합체로봇이기도 합니다.
정말 여담인데 요즘 건담들은 하나같이 나사 빠졌는데 대체 뭐가 퀄리티 쩐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 아님??? 일본 애니메이션이 발달하게 된 건 나름 슬픈 사연이 있어서입니다. 상당히 특이한 일이 벌어져서인데 딱히 부러워할 일은 아님...
일본은 아시다시피 역사적으로 혁명이나 민란이 대규모로 일어나 본 적도 성공해 본 적도 없는... 상류층들이 철저하게 권력을 독점했고, 여전히 그런 나라입니다. 일반 백성들은 심지어 이름 외에는 가문의 성을 가지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고, 이건 다른 나라 같으면 천민들에게나 있을 법했던 일이죠. 즉, 대다수의 백성을 천민 취급했다는... 다들 알다시피 메이지유신에 이르러서야 근대국가의 체계를 잡기 위해 호적정리를 단행하며 일반 국민들도 성를 가지게 됩니다.
이런 일본에서 가장 혁명에 근접했던 사건이 60~70년대의 학생운동들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우여곡절은 많았으나 어느 정도 성공하여, 그때의 학생들이 기득권층에 편입도 되고 사회적 변화도 이끌어낸 것과 달리, 일본의 학생들은 기득권층의 철저한 탄압으로 무너져내리게 됩니다.
무자비할 정도로 기득권층의 탄압과 복수가 심해서, 학생운동에 가담했던 학생들은 취업은 커녕 사회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이었죠. 당연히 이들이 가장 많이 공부하고 의식이 깨어있는 천재급 인재들이었는데, 이런 인재들을 기득권에 도전한 죄로 철저하게 소외시켜 버린 겁니다.
이들에게 그나마 허용되었던 일은 당시의 3D업종이었던 막노동과 애니메이션...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싫어도 해야만 했던...
그들은 자신들의 전문적인 학식과 처절했던 삶의 경험&깨달음을 애니메이션에 풀어놓게 되고... 어린이날에 만화영화 보여주러 애들 손잡고 극장을 찾았던 부모들이... 만화영화에서 표현하기 힘든 공감을 느끼며 감동하는 일이 벌어지게 되고... 이런 일이 이어지자 도리어 성인들이 만화영화를 즐겨보게 되는 문화가 정착되게 되고... 이렇게 저변이 넓어져 흥행이 되고 돈이 되니... 자금이 흘러들어 애니메이션 업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지금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질적으로 점차 쇠퇴하는 이유는... 이때 유입된 천재들이 하나둘, 아니 대다수가 은퇴하고 있는 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때의 천재들은 자신들의 지식과 파란만장했던 삶을 토대로, 인간심리와 세상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말없이 극중의 상황만으로 공감을 시키며 메세지를 전달하는 식이었고, 등장인물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삶을 살아갈 뿐... 중2병 걸린 대사로 억지공감을 시키려는 현재의 유토리 세대 제작자들과는,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틀렸죠.
뭐 암튼 결론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의 비정상적일 정도의 발전은 일본의 특이한 사회 탓에 가능했던 일이고, 애니메이션의 높은 수준은 인정하고 칭찬할 만 하나, 그러기 위해 그들이 겪은 과정은 그리 바람직하지도 부러워할 만한 일도 아닙니다.
'로그인'안해서 다 지워졌네요. 지워지기 전대로 다시 적자니 박정희 때부터 적은거라 너무 길어 간단히 적겠습니다.
1961년 박정희-전두환 때부터 이어져온 군사정권은 영화 <1987>에 나오는 신문사 보도 지침과 같이 만화에도 정부의 강령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비방 금지, 부녀 간 포옹금지, 모자간 포옹금지, 칼 사용 금지, 어른과 소녀의 사랑금지, 이성간의 사랑표현금지, 학생간의 사랑금지, 붉은색 사용금지, 사회 문제 금지, 사회의 어두운면 금지, 싸울때 주먹이 얼굴에 맞는 장면 안됨, 판자집과 같은 빈곤한 장면 금지, 미국 비방 금지, 그림에 명암처리 금지(위화감 조성), 계모 등장 금지, 죽인다or 죽고싶다 같은 표현 금지 등 넘쳐나는 제재로 인해 창작할 수 있는 부분은 한정적이였죠.
그래서 건담이 나오는 시기 한국에 나온 만화들은 명랑만화와 스포츠만화(야구,농구,축구 정도), 모험만화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싶어도 그릴 수 없는 상황이였죠. 이런 와중에 <달려라 하니>, <아기공룡 둘리> 같은 작품을 만든 건 대단한거라 생각됩니다.
한국이 그나마 90년대 김영상 대통령때 완화되고, 후반에 김대중 대통령이 문화개방하면서 지금의 만화 수준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되네요.
(<영챔프>, <뉴타입> 등 이 이때 한국에 나왔죠. 예전에 샀던 기억이 나네요.)
2000년 대, 드라마, 영화, 음악 부분에 많은 자본들이 유입되면서 지금의 지위를 얻게 된거라 생각합니다. 이 때 같이 애니메이션쪽도 그랬으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네요.
(이명박 때, 한국카툰협회에서 시국선언했다가 알게모르게 밥줄 끊기도 했죠.)
그나저나 본문 글쓴 내용은 10여년 전, 학교에서 애들 가르칠 때, 일년에 1~2번 정도 나오던 질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