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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8-23 19:50
[후기] 요네자와 호노부의 '왕과 서커스' 리뷰 (스포)
 글쓴이 : 후아이앰
조회 : 1,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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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네자와 호노부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전작 '안녕 요정' 의 등장인물인 '다치아라이 마치' 가 주인공으로 안녕 요정으로부터 10년 후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벌어지는 '네팔 왕실 참극' 을 다루고있다.


 주인공인 다치아라이 마치는 동료의 죽음으로 신문사에서 퇴직 한 후 프리랜서로 전향 하고 잡지사 '월간 심층' 의 의뢰를 받아 휴가 겸 취재 목적으로 카트만두에 가게 되고 체류중 네팔 왕실 만찬회에서 총격에 인한 왕족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그 사건을 취재 하기 위해 묵고있는 숙소 주인의 연으로 네팔 군인 '라제스와르 준위'를 인터뷰 하게 되는데 그는 자국의 비극이 기자에 의해서 '서커스' 화 되길 원하지 않았고 다치아라이에게 기자로서의 소명과 다치아라이 본인이 가지고있는 저널리즘에 대해 묻지만 다치아라이는 변변한 대답조차 할수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왕궁 앞을 취재하던 다치아라이는 네팔군의 무력진압이 시작 되자 도망가게 되는데 그 도중 한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그 시체의 등에는 'INFORMER' 즉 '밀고자' 라는 단어가 적혀있었고 그 시체는 다치아라이가 전 날 만났던 라제스와르의 시체였다.


 그리고 자신도 살해 당할지 모른다는 공포감과 함께 기자로서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앎' 의 고귀함을 위해서 라제스와르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파해치게 된다. 그리고 진실에 다다른 다치아라이는 본인이 얼마나 하찮은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지만 그럼에도 자신이 중요시 하는 가치를 위하여 즉 '앎'의 고귀함을 위하여 씁쓸해 하면서도 기자를 계속하게 된다.


 전작인 안녕 요정에서도 전혀 지식이 없었던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다뤘는데, 이번 작품도 나에게는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저 서커스에 불과 했던 네팔 왕실 참극과 그저 가쉽거리로만 생각 했던 타인의 비극에 대해서 꽤 진지하게 다루고있다. 그리고 인간의 양면성에 대해서도.

 그동안 우리는 '경찰관 1명 사망, 공연 중 총기 난사로인해 10명 사망' 이런 기사를 보고 난 후 그저 '안됐다.' 라는 생각을 마치고 다음 비극을 찾아서 검색을 계속 하는데. 이런 행동을 작중 등장인물인 라제스와르가 통렬히 비판한다.


 " 혹은 영화로 만들지도 몰라, 그럭저럭 볼만하면 두 시간뒤에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우리의 비극을 동정하겠지. 하지만 그것은 진실로 슬퍼하는 게 아니라 비극을 소비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나? 질리기 전에 다음 비극을 공급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


 " 다치아라이. 당신은 서커스의 단장이야. 당신이 쓰는 글은 서커스의 쇼야. 우리 왕의 죽음은 최고의 메인이벤트겠지. "


 이 대사를 보고 뜨끔 한것은 분명 나 뿐만은 아닐 것 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비극을 소비하는 행위를 멈추지는 않겠지.


 라제스와르 준위는 위에서 보여준 이미지라면 자국의 비극을 가십거리고 만들고싶지 않아 하는 긍지높은 군인으로 보이지만 인간은 누구나 이중성, 양면성을 가지고있는데 그것은 라제스와르도 예외는 아니였다.

 그는 네팔에서 생산되는 대마초를 일본으로 공급하는 밀수꾼이였다. 긍지높은 군인이던 마약밀수꾼이던 어느 선에 와서는 누구보다 청렴해질수 있다. 왕의 죽음과 자신의 안위를 위해선 마약밀수꾼인 라제스와르 준위도 누구보다 청렴한 사람이였으며 우리도 어느 위기와 양심, 그 선에서 줄다리기 할때 누구보다 청렴해질수 있을것이다. 또는 비겁해지거나.

 뉴스 속의 사람이 죽든 말든 우리와 상관 없으니 우리는 누구보다 정의로워질수 있다. " 저 사람 참 안됐다 " 라고.

 그러나 위기가 찾아 왔을때는 어떻게 변할지 그건 개인의 양심에 달렸겠지.


 사실 스릴러 장르로 보자면 이 책은 그렇게 까지 스릴 넘치는 책은 아니다.

작품 내의 복선과 요소들로 충분히 범인을 추리 할수있었고. 반전요소 또한 이렇다 할 정도로 가슴 깊이 새겨지는건 아니였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도 책이 주는 메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 해볼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요소가 없었다 해도 이 책은 엄청나게 재밌었다.


 비극은 우리에게 그리 먼 존재가 아니다. 그러니 남의 비극을 소비 하는건 어쩔수 없는 인간의 천성이지만 적어도 조롱하지 말았으면 좋겠고, 양면성 또한 천성이니 너무 추해 지지말고 또 너무 정의로워 지지도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베루프 시리즈' 의 첫번째 작품인 '왕과 서커스'. 정말 잘 지은 제목이다.

같은 작가의 다른 시리즈인 '소시민 시리즈' 는 가슴에 쾅 하고 오는게 없었는데 베루프 시리즈는 안녕 요정부터 시작해서 왕과 서커스까지 아주 만족스러웠다.

 베루프 시리즈의 다음 작품인 '진실의 10미터 앞' 의 정발이 얼마 남지 않았다 8월 말에 예정 돼 있으니 조만간 볼수 있을것 같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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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게임 18-08-23 20:25
   
그런 걸 뜨끔해 해야 한다고?

내 발의 티눈에는 뜨끔할지 몰라도 수십명이 지구 저편에서 죽거나 나라가 망하거나 그런 건 뜨끔할 이유가 없어. 그건 그냥 뉴스고 내 생활을 위해 얻는 정보 중 쓸데없는 부분, 잡음일 뿐이니까...

약간의 동정이나 감정이입도 필요할 순 있어, 그런 소식으로부터 내 입장을 만들고 대비할 수 있는 거니까... 하지만 그 이상이라면 과잉이고 오지랍.

내 삶의 거대한 책임을 버려두고 어차피 도움도 못될 남의 일에 시시콜콜 머리 박는 게 오히려 바보 짓이겠지.
     
후아이앰 18-08-23 20:33
   
그런 말 한적 없는데요...
          
진실게임 18-08-23 20:43
   
대강 "서커스"라는  표현에 대한 야유입니다.

나와 아무 관련없는 뉴스에 대해서 서커스 관람 정도를 넘어선 진지한 접근 따윈 있을 수 없다는 그런 나름의 생각인 거죠.
               
후아이앰 18-08-23 21:04
   
저도 같아요 ㅋㅋ 사실 저 책은 독자를 비판 하는게 아니고 기자를 비판 하는거라서 서커스 그 이상 그 이하로 생각 안하셔도 될것같습니다... 제 생각은 서커스로 보되 비극에 대한 조롱은 하지말자~ 이 말 인거죠 ㅎㅎ
aosldkr 18-08-24 02:23
   
내손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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