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으로 애니메이션 만들면 좋지 않나라는 말씀들이 있는데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웹툰으로 만들만한 작품/작가들은 로열티로 초기 지급해야 할 금액이 생각보다 크더군요... 네이버 중상위권 웹툰이면 현재 MG만 1억 이상은 될겁니다.. 자세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실제로 이런 걸로 약간 문제가 된 적도 있구요...
1억은 실제 케이스였지만 하여튼 1억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몇천만원이라고 해도 애니메이션 회사 입장에서는 지출하기가 사실 힘듭니다.. 제작비도 빠듯한데 몇천이면 마이 아프죠... ㅎㅎ 그리고 진짜 A급들, 이건 애니로 만들어야해 라는 웹툰 작가들은 - 다 그런 건 아니지만 - 아예 서로 생각하는 금액 단위가 달라서 협의조차 안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귀찮아한다"라는 말을 건너건너 들은 적도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지난 3~4년 정도 동안 웹툰 애니메이션을 심각히 고려하다가 최근에는 시들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지된 그림을 움직이는 그림으로 보는 게 그렇게 큰 메리트가 있는지... 물론 없진 않겠지만 수십억을 들여서 만들만한 것인지, 만들어서 제작비 회수라도 할 수 있을지는 사실 매우 어려운 문제겠죠.
그런데 근본적인 문제는 웹툰 자체는 아니구요, 저도 웹툰계와 웹툰 작가를 안좋게 이야기할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오타쿠들처럼 A라는 작품 제작비가 얼마니 굿즈를 얼마를 사줘야 한다까지 계산하고 사모으는 고정구매층이 있으면 모를까.. 일본에는 감독, 성우, 작가 등의 이름을 입력하면 애니메이션 하나당 대충 얼마 정도의 매출이 나올지를 계산해주는 소프트웨어도 있습니다. 그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투자자에게 어거지를 부려볼만한 매출 계산 자체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죠... 이게 가능한 건 유일하게 뽀로로 류의 유아 애니메이션이구요...
요는, 우여곡절 끝에 웹툰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도 수익구조가 안 나오니까 어차피 제작이 힘들다는 것입니다. 물론 지금 방영되는 작품들도 있고 앞으로도 나오겠지만, 일반론으로 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웹툰작가에게 거액(?)의 MG를 줘야하는 상황인데 웹툰 플랫폼들(네이버웹툰 등)이 웹툰 애니메이션에 투자한다? 아직은 꿈같은 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