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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0-10 16:42
[기타] 조선 수군 전선 (판옥선)의 포사격 방식
 글쓴이 : SRK1059
조회 : 5,662  


아래 글에서 판옥선의 포 (총통) 사격 방식을 이야기하면서

표의 양현으로의 이동설, 포의 연속 사격 후의 판옥선 회전설 등이 거론되기에

판옥선이 어떤 방식으로 포사격을 했는지에 대해 적어보고자 함.

물론 이 글을 적는 나도 군사전문가는 아니고, 들었던 바와 상식을 기반으로 적는 것임.



판옥선에는 화포를 20 문 내외로 적재했음. (상선의 경우, 최대 24문)

그리고 포를 다루는 화포장도 20 명 가량 탑승했음.

따라서 각 포마다 포를 다루는 화포장이 한 명씩 할당되었다는 이야기.


판옥선의 화포는 기본적으로 전장포였음.

화약과 포환 또는 장군전 등을 포의 후미에서 넣는 것이 아니라 포구 (포 앞)에서 장전하는 방식.


일단 포를 발사했다고 가정하고 시작.

그 다음의 발사를 위해 화약과 포환을 장전하기 위해서는, 포혈로 내밀어진 포를 뒤로 후퇴시켜야 함.

그래야 포구를 확보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 무거운 포를 매번 사람이 들고, 끌고 하면서 뒤로 당겼다, 앞으로 밀었다 하기는 힘듬.

그래서 포를 나무로 만든 상자 위에 올려서 고정을 했음.

그리고 그 나무 상자에 바퀴를 달아서 이동이 용이하도록 했음.

그런데 바퀴달린 나무 상자를 그냥 평편한 바닥에 놓으면

사격 시의 반동에 의해 어떤 방향으로 튀거나 방향이 틀어질 지 모름.

그래서 레일 비슷한 구조물을 나무 상자 아래에 장치했을 가능성이 높음.

그리고 사격 시의 반동에 의해 크게 뒤로 밀리는 것을 제한하기 위하여

나무상자와 포신 앞의 구조물 사이를 밧줄로 연결하여 밧줄 길이 이상으로 밀리는 것을 방지했을 것임.

대충 아래의 사진과 같은 모양이었을 것임.


상자와 밧줄.jpg



이제 사격 절차를 생각해 봅시다.

우선 사격 시, 포신이 지나치게 뒤로 밀리면, 조준점이 흐트러지면서 명중률이 떨어짐.

그래서 나무 상자 바퀴 뒤에 쐐기 모양의 구조물을 놓아서 포를 얹은 상자의 후퇴를 어느 정도 방지.


1) 포 사격이 끝나면 후퇴 방지용 쐐기를 제거하고 나무 상자를 뒤로 후퇴시킴.

2) 포신 내부를 나무 봉에 감긴 헝겊에 민물 (바닷물이 아니라)을 묻혀 포신 내부를 쑤심.

    남아 있는 화약 찌꺼기를 제거하고 포신을 냉각시키기 위함.

    이 과정을 생략하고 다음 화약을 바로 넣으면 화약이 잔열에 의해 폭발할 수가 있음.

3) 마른 헝겊을 감은 봉으로 쑤셔서 물기 제거. 안 그러면 화약이 젖어서 불발될 수 있음.

4) 화약을 장입하고 봉으로 쑤셔서 다짐. 그래야 넣은 화약이 모두 동시에 폭발할 수 있음.

5) 화약을 다진 후, 그 앞에 격목을 넣고 때려서 밀어 넣음.

    격목은 포신 내부 직경과 빈틈이 거의 없이 같은 직경을 가진 원반 형태의 나무임.

    포에 장전하는 포환이나 장군전의 직경은 포신 내부 직경보다 작기 때문에 

    포환이나 장군전과 포신 사이에 틈이 있게 되고

    이 상태에서 그냥 발사하면, 화약의 폭발력이 포환이나 장군전에 100 % 전달되지 않음.

    그래서 화약의 폭발력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격목을 때려 박는 것임.

    단일 포환이나 장군전 만을 발사할 때는 이 과정에서 장전이 끝나지만

    요즘의 산탄에 해당하는 조란환 (구슬 크기의 철환. 수백개를 장전)을 장전할 때는

    화약 넣고 격목 때려 박고, 그 앞에 흙으로 막고 또 조란환 수백개를 넣은 다음에 또 흙으로 막고,

    다시 조란환 수백개를 넣은 다음에 흙으로 막고, 그 앞에 큰 철환 하나를 넣기도 함.

    이렇게 장전한 것을 왜군 전선의 격군이 있는 부분이나 조총 사수가 있는 부분을 향해 발사하면,

    맨 앞의 큰 철환이 왜군 전선의 벽에 큰 구멍을 뚫게 되고

    그 뒤를 이어 수백개의 조란환들이 구멍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부딪히며 퍼져서

    격군이나 조총 사수들을 싹쓸이할 수 있음.

조란환 장입.jpg


6) 포의 후미에 있는 약선혈을 날카로운 송곳 등으로 쑤셔서 약선 (도화선)을 넣을 통로를 확보

7) 약선을 넣고, 포를 앞으로 전진시켜 전선의 옆에 뚫린 포혈로 밀어냄

8) 조준 후, 명령에 따라 약선에 불을 붙임.

9) 약선이 타들어가서 장전되어 있는 화약에 닿으면 발사됨.


이 과정을, 아무리 빨리 한다고 해도 최소한 2-3 분은 걸림.


반면에,판옥선은 밑바닥이 평평한 평저선이라, 양현의 노를 다른 방향으로 저어주기만 해도

판옥선은 제자리 회전이 가능함.

탱크의 전주선회를 생각해보면 됨.

탱크의 양 쪽에 있는 캐터필러의 회전 방향을 서로 다르게 하면, 탱크는 제자리에서 회전하게 됨.

판옥선도 마찬가지로 노를 젓는 방향을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판옥선의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고

여기에 소모되는 시간은 포를 재장전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짧음.


따라서 판옥선은 한 쪽에 있는 포를 발사하고 나서 그 포를 재장전하는 동안

판옥선의 방향을 180 도 회전시켜

반대편에 준비되어 있는 포를 발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임.

그리고 그 사이에 이미 발사했던 포는 재장전 과정을 거치고.

이런 과정을 밟으면서, 한 쪽을 쏘고, 회전하고, 반대 쪽을 쏘고, 회전하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임.


이렇게 사격하는 것이 한쪽 현에서 사격을 한 다음에

그 포를 끌고 반대편에 가서 다시 재장전하고 다시 발사하는 것보다는 비교가 안 되게 효율적임.

물론 포를 끌고 다니면, 무게 중심이 맞지 않아 판옥선이 전복한다는 것은 별개로 치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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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Master 14-10-10 17:03
   
좋은 자료 고맙습니다.^^
내일을위해 14-10-10 17:57
   
깔끔한 정리!!!
진한참기를 14-10-11 02:21
   
진짜 빡셌겠다.
스마트MS 14-10-11 23:03
   
좋은 자료 잘 읽었습니다.

저의 생각도 전하고 싶기에 짧은 지식이나마 몇글자 적어봅니다.

저 역시 판옥선 상갑판에서 함포의 반동의 최소화를 위하여. 화포를 실은 동차動車 뒷부분에.

모래를 실은 포대자루나 받침목을 사용했을거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외로 로프를 활용한 반동억제 및 함포 원위치 시간 단축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사료등에서 등장하는 판옥선 등 조선 주력전함이 운용하는 함포가 위치한 상갑판. 포혈 (또는 포구)에는

당시 조선시대 로프에 해당되는 새끼줄이 설치될만한 구조나 장치가 적합하지 않거나 없어보이기 때문입니다.
 서양에서는 대략 17세기 경. 포열갑판에서 운용하던 함포와 포구에 도르래를 설치하고 로프로 연결하여.
당기고 풀고를 가능케 하여 고정과 원위치를 수월하게 하였지만.
(이당시 서양함선의 함포는 중량과 크기의 대형화에. 상중하 3개 층의 포열갑판 운용인력과 피로도를 감소시킬수 있기에)

조선시대 판옥선의 함포운용에는 적합하지 않아 실해하지 않은걸로 생각됩니다.

주력함포 현/지자 총통에 사용된 로프는. 총통의 상단에 달려있는 고리와 동차 측면의 고리를 한몸으로 묶어.
함포사격시. 상하로 이탈하는걸 방지 하는 목적으로만 사용된듯 하며.
조선함포의 발사체중. 탄환형. 이외에 장군전이라는. 대함미사일을 연상케 하는 목전을 같이 사용하였기에.장전시. 오히려 각문 마다 로프. 새끼줄이 설치되었다면 함포운용에 불편함을 낳았을듯 보여지네요.
(방열에 대한 훈련도가 높다면야. 상관없을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또는 동시대. 서양화포에 비해. 화약소비량도 적고. 반동도 적고. 중량도 적어. 현용 인원으로 충분히 운용가능하였기에. 새끼줄 설치는 하지 않았을거라 생각되네요.
     
SRK1059 14-10-12 06:59
   
님의 이야기가 충분히 일리있는 추정입니다.
후지미츠 14-10-12 03:06
   
그런데 궁금한것이 판옥선이 언제까지 운용됬나요?
     
SRK1059 14-10-12 07:04
   
후에 구조가 조금씩 변경되면서
판옥선이라는 명칭에서 전선 (戰船)이라는 명칭으로 변경이 되었는데
기본적인 구조는 판옥선에서 크게 변경되지는 않았습니다.

판옥선은 1895년, 고종이 수영 (水營)을 폐지하라는 어명을 내릴 때까지 사용되었답니다.
그러니까 19세기 말까지 사용된 것이겠지요.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19j0532a#I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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