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의 문화국가론은 민족만의 이익을 위한 편협한 국가론이 아니다. 민족만의 이익을 추구한다면 문화국가역시 일반 국가와 다를 바가 없기에 이상국가로서의 의미를 발견하기가 어렵다. 문화는 개념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문화라는 이름으로 공동체의 구성원을 통합시키는 역할을 한다. (중략) 이런 점에서 문화를 기초로 하는 문화국가는 민족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닌 것이다. (중략) 세계대동주의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민족이라는 협소한 범주에서 벗어나 세계질서를 구성하고 있는 전인류의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주의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세계대동주의는 민족이라는 공동체에만 국한해서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은 세계라는 보다 거시적이고 포괄적인 단위에 귀속된 것이라는 의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세계가 추구하고 있는 가치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는 결국 민족의 장래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의식이세계대동주의에는 깊이 깔려있다. (중략) 백범의 문화국가론은 우리 민족만이 잘사는 국가가 아니라 우리국가는 물론이고 모든 인류가 함께 행복감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국가를 지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