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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08 20:11
[기타] "만약"을 부정하면 식민지근대화론 인정하는것
 글쓴이 : 조폭4조
조회 : 1,771  

원론적인 얘기부터 시작합니다.

조선왕조실록처럼 단순한 사실의 집적으로서의 역사기록이 있고
(골치아프니 편년체 기전체 이런 용어는 피합니다)
거기에 인과관계를 부분적으로 부연서술한 기록물이 있는데. 
역사 사료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국사교과서가 이에 해당함.

조선왕조실록이나 국사교과서는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옳다 그르다 잘했다 잘못했다.라는 규범적 판단이 최대한 배제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판단 자체는 역사를 평가하는 자들의 다양한 주관적 판단들에 제약을 받기 때문인데.
따라서 원칙적으로 역사를 움직인 동인에 대해서 최대한 규범적 판단을 배제한 서술만을 담을 뿐입니다.
간혹 규범적 판단을 감정 개입으로 혼돈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오류는 범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함

그러나 문제는
사실만을 수록했거나 인과관계만 기록한 역사서는 
연주되지 않은 악기 혹은 소리가 나지 않는 악기에 불과한 것이란점.
그냥 암기만 요하는 기록물.

암기만 하고 규범적 비판은 언제하남? 

자 쉽게 설명합니다. ㅋㅋㅋ

이것은 미래 가정인데.
바둑을 둘때 기사들은 몇 수를 내다보며 그에 따른 다양한 전개결과를 시뮬레이션 해봅니다.
전쟁을 할때 사령관과 참모들은 머릿속에서 수 많은 작전을 짭니다.
기술이 진보해서 컴퓨터 자동 시뮬레이션도 이런 기능을 부분적으로 수행하게 됨.
정치권 역시 "만약 이렇게 하면~ 저런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겠군" 하는 수 싸움을 하고.
수험생들도 유한한 시간을 잘 활용해서 최대한 많은 점수를 얻기 위해 
더 잘하는 과목에 집중한다던가 하는 수험 전략을 짬.

요약하자면 
미래에 대한 "만약에"라는 것은 
최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예상되는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한 일종의 수 싸움임.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대로 수 싸움을 하는 것.


그런데 그 "만약에"라는 가정이 미래가 아닌.
역사적 사실에도 적용되면 마찬가지로 수 많은 시뮬레이션과 시나리오를 그려낼 수 있게됨.
바둑 대국이 끝난후 복기를 하면서 다른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는것과 같은것.
과거의 "수 싸움"인것임. 무엇이 최선의 선택이었냐 이것을 찾는 것.
그것을 통해 과거의 선택에 대해서 규범적 잣대로 미래에 더 나은 선택을 제시 할 수 있는것입니다.
이런 과거 "수 싸움" 시뮬레이션 활동은 어디까지나 현실성을 담보로 해야한다는 단서가 붙겠지만.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예로 들어 봅니다.
유엔군이 참전하여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로 존속할 수 있게 되었다. 
--> 규범적 판단이 배제된 역사적 사실을 서술한 것임.
"만약에 유엔군이 참전하지 않았다면?" 이라는 가정을 해봅시다. 
그리고 어떤 경우의 수가 펼쳐질지 예측해봅시다.
아마도 우리가 전력을 다해 고군분투했을지라도 
소련의 무기를 등에 업은 북한 군사력의 비대칭으로인해 한국은 공산화 되었을 개연성이 큼.
이 명제가 가장 타당한 과거 경우의 수가 될것입니다. 
따라서 에치슨라인이나 최선의 결과였을 북진통일 미완은 차치하더라도 
차선의 결과로서 공산화를 막을 수 있었던 유엔군 참전 자체에 대해 긍정적인 규범적 판단은 당연한 것.

그 판단을 바탕으로 참전비를 세우고 참전용사들의 후손들로 하여금 한국유학 기회를 제공하는 것임.
이것은 규범적 판단이 개입된 행동의 결과임.

유엔군 참전이 우리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가치있는 외부로부터의 선택이었다는 점.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해서 경험적 선악으로 구분하는 규범적 인식을 설정하고 있는 상태.

단순히 도와줘서 고마워요가 아니라. 
도와주지 않았으면 공산화되었을것으로 예측되는 과거 경우의 수를 전제로 인식하고 고마워요 하는것임.
이 둘의 차이 이해됨?
(역사평가의 가정법 "만약에"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후자의 인식상태를 부정해야하는 오류를 범하게 됨ㅋㅋ )
----------> 이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됨? ^^



조선 자본주의 맹아론 역시 같은 맥락임.(자본주의와 근대화가 과연 같은 뜻인가는 여기서 논할게 아님)
1960년대 이래 한국사학계가 쌓아온 대표적인 연구 업적인 조선후기 자본주의 맹아론의 핵심은
 ‘조선후기에 서구와 비슷한 자본주의 경제가 형성될 조짐이 있었다’ 라는 것임.  
‘맹아론’ 을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조선 후기 이후부터 벌어지고 있던 내재적 변화에 주목하였는데
이앙법과 시비법, 새로운 품종의 보급에 따른 농업 생산력의 발달이 농민층을 여러 계층으로 분화시켰고
대동법과 금속화폐 유통에 따른 상업의 발달이 조선후기 사회를 전과는 다른 사회로 이끌어 가게 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했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점들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한국 사회는 고유한 발전을 통해 자본주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었다는 증거라고 함

즉 일제 침략전 이미 조선에는 자본주의 요소들이 미약하게 나마 존재했다는 것이며
일제의 강제 점령이 아니었다면 조선의 자주 근대화는 충분히 가능 했다는 주장임.
맹아론은 고등학교 과정 국사 교과서 조선 후기편에 실려 있는데.
이 주장은 역사가정법 "만약에"라는 논리가 적용된 것임.
역사평가의 "만약에" 가정법을 부정한다면 조선 자본주의 맹아론 역시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그것은 식민지 근대화론자들과 일본 우익이 반가워할 일임.

일제식민지배 비판의 경우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최악의 선택에 대한 인과관계를 규명함으로써 
그것이 규범적 비판의 대상으로 이어져야 되는것임.
예를 들면 을사오적 비난의 경우 강제병합이라는 최악의 결과에 구조적 기여보다도 
공인으로서의 기여를 중점으로 규범적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거라 이해하면 됨.
즉 국력의 총체적약화를 사회구조적 문제로 책임전가할 수 있다해도 
공인으로서의 막중한 책임에 반대되는 그들의 행위가 과연 적절한 선택이었는가
하는 규범적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는것임. 
구조적 문제는 개인이 책임질 문제가 아니지만 을사오적의 경우 개인 선택의 문제였기 때문에.
즉 다른 선택을 할 경우의 수가 없었던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임.



역사에 적용하는 "만약에"라는 가정은
바둑기사가 복기를 하면서 잘못둔 수와 함께 여러 다른 더 나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것 처럼.
과거의 주어진 상황속에서 현실성을 담보로 최선의 선택을 함으로써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 내기 위한것.
규범적 비판을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미래에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한 밑거름이랄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 미래는 없다." 
이 명언은 역사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규범적 판단을 전제로 함.  

결론 : 역사를 평가할때 "만약에" 라는 가정은 필요함. 이것은 규범적 판단의 필요조건임. 

콜?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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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주 14-02-08 22:55
   
밑에서 글과 댓글을 보았는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그 해석에 있어서 만약  이란 단어가 쓰인다는 것에 대해
이해를 못하는 분이 많은 것 같네요 무식한 저 조차 이렇게 이해했는데
다들 저 보다 공부도 많이 하신분들이 이해를 잘 못하는 듯 하네요
     
탈곡마귀 14-02-09 06:29
   
해석과 역사 자체는 다른 겁니다. 그걸 동일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노릇이죠.
무슨 논란의 여지도 없는 어린아이 일기장에나 쓸법한 글을 가지고 개념글이다 상대가
이해 못한다 운운하니 참 같잖기 짝이 없내요. 그냥 그렇게 사세요.
진실게임 14-02-10 08:28
   
역사는 사실을 찾아가는 학문이고 (침대가 과학이 아니고 역사가 과학!)
해석은 소설이고 텅빈 공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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