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첫 등장씬에서 흉포한 표정으로 모피입고 들어오는 장면이 있죠.
그 때 든 생각인데 북방유목민의 혈통으로서의 우리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괜히 옛날 젊은 무인을 상상하면 머리에 깃털 두개 꽂고 너풀한 한복같은거 입고 있는 모습 떠올리지만
거칠게 짐승가죽을 두르고 사냥을 하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전방에서 근무하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겨울추위가 장난아니죠. 북한은 더할겁니다. 이만갑의 탈북녀들이 하는 말을 들어봐도 엄청나게 껴입는다더군요. 그런 추위가 무명옷 좀 겹쳐입는다고 견딜만해질리가 없죠.
뭐 잡설이 좀 길었는데 저의 우리나라 무인에 대한 인식이 좀 바뀌게 되었습니다.왠지 추워보이는 무명옷을 입고있는 뭔가 좀 빈해보이는 조선군졸, 시대를 불문하고 거동도 불편해 보이는 어마어마한 갑옷을 껴입고 뒤뚱거리는 장군들, 일본무술영화보고 영향을 받았는지 무도가 어쩌고 저쩌고하는 무사(원래 우리나라에 이런거 있었을것같지 않더군요) 이런거 보고 뭔가 현실성이 없다고 느꼈는데
이정재(수양대군)의 의상과 걸음걸이를 보고는 우리 옛무인들이 무를 바라보던 관점,이미지등이 그려지더라구요. 활만해도 사람에게 쏘면 전쟁의 병기고, 짐승에게 쏘면 사냥도구일뿐 궁술에 무슨 도가 있느니 어쩌니 하는 황당무계한 생각은 안했던 것같습니다. 분명 궁술이 전쟁기술인만큼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쓸데없는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을만큼 현실적인 사고를 하였던것같아요.
과거의 한국인은 굉장히 묘한 성격의 민족이었던 것같습니다. 진취적이고 열성적이면서도 현실적이었던것같아요. 정치군사적으로도 그랬지만 학문적으로도 의상대사가 중국에 가려했던 것처럼 혜능의 사손들 중에 우리나라 사람들 많습니다. 불법을 배우려고 중국으로 건너갈만큼 열정적인 인물들이었던 거죠.
한줄요약
-수양대군보니까 야만스러운데 멋있음. 이게 고구려의 기상이었던듯
(가생이에 별것아닌걸로 태클이 많이 달려서 부득불첨언하는데 조선도 고구려의 전통이 계승되었으니 그런게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고구려라고 했음. 왠지 "수양대군이 조선사람이지 고구려사람이냐?무식을 뽀록내는군.이것만 봐도 더이상 읽어볼것 없는글"이라고 누군가 하찮은 태클을 할것같것같아서 한줄요약에 4줄짜리 부언을 하게 되는군요.)
ps.이와 관련해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은 수능논술 배울때 다 배우지 않았습니까.글을 읽을 때는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에서 관대하게 읽어야한다고요. 관대하게 라는 말은 세세한 내용이나 논리에 허점이 있더라도 글쓴이의 글실력이나 표현력이 부족해서 그렇거니하고 생각하고 중심되는 논지에 맞춰서 논리적으로 맞게끔 재구성해서 읽어줄 수 있어야한다는 의미이죠. 게시판 댓글을 보면 옹졸하게 글읽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같아서 한마디 더 덧붙여 보았습니다.우리 관대하게 글 읽는 사람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