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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17 17:43
[일본] [더글러스 러미스 칼럼]일본 우익은 왜 나치 시절을 낭만화하나
 글쓴이 : doysglmetp
조회 : 2,331  

 
 
 

[더글러스 러미스 칼럼]일본 우익은 왜 나치 시절을 낭만화하나

 
 
경향신문|더글러스 러미스 | 전 도쿄 쓰다주쿠 대학 교수|입력2013.09.16 22:32
 
 
일본 주간지들에 떠도는 소문이 있다. 아소 다로 부총리가 독서를 전혀 하지 않고 만화만 읽는다.
그가 총리였을 때 관용차 뒷좌석에 만화책을 숨겨두고 이동 중에 읽었다고 한다.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가 최근 구설수에 오른 일이 잘 설명된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그는 7월29일 극우 성향의 청중들 앞에서 헌법 개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용히 처리해야 한다. 어느 날 모두가 잠에서 깨어나 바이마르헌법이 나치헌법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았다. 바이마르헌법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바뀌었다. 우리도 거기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그는 그 말을 철회했다. 문제는 그런 유의 말은 철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술사가 실수로 소매 안에 숨겨진 카드를 노출했다면, 그것을 다시 숨기려 든다고 해서 그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끔찍할 정도로 무식함을 드러내는 말을 하면, 그 사람이 나중에 그 말을 철회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저 사람은 무식하지 않구나 하고 생각을 고쳐먹지 않는다는 말이다.

아소, 아베 신조 그리고 그들 나름의 '보수주의'를 공유하는 사람들은 1945년 이전의 좋았던 옛 시절에 대한 강한 향수를 갖고 있는 것 같다.
그 시절은 일본인들이 시민이 아니라 신민(臣民)이었던 때이고, 대체로 국가가 시키는 대로 하던 때이다.
그들이 헌법을 바꾸려는 목적은 일본이란 국가에 전쟁에 나가 싸울 권리를 주려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 국내정치도 그들이 그리는 '목가적인' 전쟁 이전 상태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볼 때도 아소 같은 사람이 추축국(樞軸國)으로 전쟁에 나갔던 시절을 낭만화하는 것이 옛 협력국 나치에 대한 따뜻한 감정을 자아내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향수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그리워할 만한 대상으로 보이게끔 하기 위해 옛날 이야기를 다시 써야 할 필요가 있다.
헌법을 다시 쓰는 것과 더불어 그들이 열정을 갖고 임하는 것은 역사책, 주로 학교에서 쓰이는 역사 교과서를 다시 쓰는 일이다.
 
이 영역에서 그들은 얼마간 일을 진행했다. 그들의 역사학 방법론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수정 교과서의 저자와 편자들은 한 나라의 역사는 젊은 사람들이 읽었을 때 나쁜 느낌이 들지 않게 써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즉 역사 기술의 기준이 '무엇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줄 것인가'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미래세대가 읽게 될 때 나쁜 느낌을 가질 만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그 일이 행해지고 나면 그 때는 이미 늦었다.
다시 말하지만, 카드를 노출했다면 다시 소매 안에 넣어도 소용없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려고 한다.
수정 역사교과서들은 일본이 1930년대에 중국을 '침략'하지 않고 중국에 '진출'했다고 기술한다.
난징 대학살도 과장됐고, 일본군은 오키나와 전투 막판에 오키나와인들에게 xx하라고 명령한 적이 없고 천황에 대한 충성심에서 xx했다고 기술한다.
 
 위안부 여성들은 보수를 많이 받은 자발적 이주자들이고, 태평양전쟁은 서구제국주의를 아시아에서 몰아내기 위해 벌인 전쟁으로 그리 나쁜 기획은 아니었다고 기술한다.

나는 역사란 기분 좋은 이야기이기를 바라는 그들의 생각을 이해한다. 미국인으로서 나는 조국의 역사책에 미국에 온 아프리카인들은 꽤 보수를 잘 받은 자발적 이주자였다거나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에 나오는 것처럼 기꺼이 노예가 되려는 사람들로 기록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많은 독일인들도 그들 역사에서 나치 시절이 없었더라면 하고 바랄 것이다.
 
 아소 부총리는 역사를 꼭 만화책에 그려진 수준으로 믿으려는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슬프게도 있는 그대로의 역사는 공포스러운 일들로 가득 차 있고, 그것을 제대로 마주하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일단 그 역사를 제대로 마주하고나서야 역사에서 배워야 할 것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하기 마련이다'라는 조지 산타야나의 경구가 종종 인용된다. 이 말은 과거를 일부러 왜곡하는 사람은 과거를 의도적으로 반복하려고 한다는 의미 아닐까.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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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남자 13-09-17 20:45
   
좋은 글입니다.  제가 일본에 대해 생각하는 많은 부분과 일치하네요.  역사가 아름답던 추하던 역사의 실수로부터 우리는 배워 지금부터 미래의 나은 역사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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