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나치식 비밀 개헌론’ 발언의 파장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물론 독일 등 유럽에서는 아소 부총리의 나치 미화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도 아소 부총리가 망발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각료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독일의 주간지 ‘디 자이트(Die Zeit)’는 31일 “일본 재무상이 나치의 개혁을 모델로 하자는 발언을 했다”며 “나치시대를 긍정하는 발언으로 국제적 분노를 샀다”고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에 대한 언급 자체가 금기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아소 부총리의 발언은 비문명적이고 몰역사적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AFP통신 또한 “아소 부총리의 발언에 유대인을 중심으로 한 인권단체가 말의 의미를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전하며 “일본 군국주의에 오랜 기간 지배당했던 한국과 중국으로부터도 아주 강력한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30일 이스라엘의 나치전범 추적기관인 미국의 시몬비젠털센터는 성명을 통해 “나치정권으로부터 어떤 수법을 배울 가치가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아소는 나치정권이 세계를 제2차 대전의 공포에 빠뜨린 것을 잊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나치정권은 권력이 어떻게 행동하면 안 되는지를 보여주는 예”라며 아소 부총리의 진의를 분명히 밝히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31일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통해 “일본 지도자가 공공연하게 나치의 개헌을 배우자고 말하는 것은 아시아 각국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 하여금 일본의 발전 방향에 경각심을 갖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사참배 문제는 일본이 과거 침략의 역사를 직시하느냐, 그 침략에 피해를 입은 각국 국민들의 감정을 존중하느냐의 여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 아시아 각국과 국제사회에서 신뢰받는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훙 대변인의 발언은 1일 현재 당 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 등 관영 매체들이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런민르바오는 아소 부총리 사퇴를 촉구하는 일본 정치권 동향도 전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 역시 “해도 너무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관저우옌(觀者無言)’이란 아이디의 네티즌은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독일 나치를 배우자는 것은 군국주의의 부활을 선언하는 것”이라며 “일본이 스스로 무덤을 파 전 세계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