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19세 소녀, '결혼반대' 남친 父에게 불태워져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의 한 마을에서 19세 소녀가 주민들 앞에서 결혼을 반대하는 남자친구의 아버지
에 의해 산 채로 불태워져 죽임을 당했다.
14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 주도 러크나우에서 475km 떨어진 데오리아 구역의 한 마
을에서 이런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소녀의 어머니는 마을 원로가 주재하는 마을 회의에서 "딸이 동네 주민의 아들과 결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고서 딸의 남자친구 아버지 등으로부터 마구 폭행을 당했다.
이에 소녀가 어머니를 보호하려고 뛰어들자 남자친구의 아버지는 소녀의 온몸에 등유를 끼얹은 뒤 불을 붙였다.
사건을 신고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소녀는 이미 전신 85%의 중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
졌으나 사망했다.
소녀는 2년 전 같은 동네에 사는 비슷한 또래의 남자와 사귀기 시작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 저녁 딸
남자친구의 아버지 집에 찾아가 둘의 결혼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낙심한 소녀의 어머니는 이어 동장을 만나 자신과 딸 남자친구의 아버지가 참가한 가운데 마을 회의를 열어 결혼승락 여
부를 결정짓도록 주선해달라고 부탁했다.
다음날 오전 9시 30분께 시작된 마을 회의에서도 둘을 결혼시키면 연애결혼 사례가 많이 생길 것이라는 이유로 결혼반대
결정이 나왔다.
수개월 전 인도 남부의 한 도시에서 취업한 소녀의 남자친구는 이날 회의장에 없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살인혐의로 2명을 체포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