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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6-28 19:33
[중국] 아직 사라지지 않은 만주어
 글쓴이 : 심청이
조회 : 4,258  

http://cafe.daum.net/hanryulove/5Qxi/4205

 

 

 Šongkoro
숑코로
송골매

šanggiyan alin  de,
샹기얀      알린  더
새햐얀      오름  에 (백두산에)

gukiong nimanggi be fehume tuwaci,
구컹      니만기    버   퍼후머   투와시
깨끗한       눈      을    바라      보니,

leli   abka  na de,
럴리  압카  나 더
너른  하늘  땅 에

mini  deyere enduri    šongkoro bi.
미니   떠여러  언두리   숑코로    비
나의  떠오르는   신      송골매   있네


weji  i   hafu  yome,
워지 이  하푸  요머
수풀 의  길을 지나가니

abkai mangga beri darambi.
압캐    망가     버리  다람비
하늘이 강한     활      주네.

mangga beri   darara   age,   ==> age (아거) : 황자,임금, 지도자 : 우거, 우야고
망가       버리  다라라   아거
강한       활      지닌   황자여,

coktolome  yabuki.
속톨로머    야부키
교만하게도 분주하구나.

šanggiyan alin serengge,
샹기얀      알린   서렁거  
새하얀      오름   저것은 (백두산 저것은)

musei manju i   fulehe  da.
무서이  만주  이 풀러허  다
우리    만주  의  뿌리    다

sahaliyan ula  serengge,
사할리얀  울라   서렁거
새카만    강      저것은  (흑룡강 저 것은)

muse i manju i   fulehe  da.
무서  이  만주 이  풀러허 다
우리 의   만주 의  뿌리    다.

šongkoro deyeme,
숑코로     떠여머
송골매     날으며

bolgo  na be  coktolome tuwambi.   ==> bolgo na (볼고 나) ==> 불구+내 ==> 밝은 땅, 성스러운 땅
볼고    나  버   속톨로머    투왐비
빛나는 땅  을   교만하게   바라보네.

colkon be dasihime,
솔콘    버    다시머
큰파도 를  덮어버리고,

coktolome iserakū.
속톨로머   이서라쿠
교만하며 두려움 없네.

age  sujumpi,
아거  수줌피
황자  달리며,

boconggo gerhen be  sihambi.
보쏭고        거런   버   쉬암비         ==> gerhen (거런) / 빛 (거란의 어원)
다채로운     빛      을  내리쪼이네.

batu         katun      kiriba    mujingga, ==> batur/batar (바투르/바타르 : 영웅 , 배달)
바투          카툰     키리바      무징가
용감하고 거뜬하며 참아내며    정직한,

akdacun banjiha.
신앙을 만들어내네.

šun mukdeke  dergi    ergi     de,
슌     묵더커   더르기  어르기  더
해     떠오르는  동        쪽     에

alin hada  ula   bira,
알린 하다 울라 비라
산, 봉우리 강,   물

fafuri    niyalma   be   ujime    hūwašabumbi.
파푸리   니얄마    버    우지머   화사붐피
부지런한 사람들  을        길러내네.

tese  i  hethe,
떠서 이  허더
그들 의 가업이,

šun i   gese  eldengge.  ==> šun (슌 :태양)
슌  이  거서    얼던거
해 와   같이    빛나네.

bi coktolome,
나 교만한 땅,

imbe manju seme hūlambi.
그것을 일컬어 만주라고 부르네.

 

 

 

 

 알타이 언어 조사단의 만주어 현지 조사 - 힘겹게 만주어를 지키는 청년, 스쥔광

 

 <  힘겹게 만주어를 지키는 청년, 스쥔광  >

  
                                   권 재일

                                  서울대 교수, 언어학

                                  kwonjil@snu.ac.kr



“자칫 잘못하면 우리 민족을 오늘날까지 이끌어 온 우리말이 저 만주어처럼 사라질지 모른다.”

이 말은 물밀듯 밀려오는 외국어 홍수 속에 빠져 어지러워진 우리말을 걱정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 세상에 만주어는 생생하게 살아 있다. 다만 곧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을 따름이다.


글쓴이가 참여하고 있는 알타이 언어 조사단은 최근 만주어 현지 조사를 다녀왔다.


옛 문헌에 적힌 만주어를 문어 만주어라 하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만주어를 구어 만주어라 하는데, 우리가 조사한 것은 바로 구어 만주어이다.


우리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꽤 많은 알타이 언어들을 직접 조사하였다.

그 가운데는 널리 사용되는 큰 언어들도 있지만, 사용 인구가 겨우 몇 백 명에 지나지 않는 절멸 위기에 놓인 언어들도 있다.

절멸 위기에 놓여 있는 언어들을 조사하여 음성과 영상 디지털 자료를 확보해 두는 것은 인류 문화 유산을 보전하는 뜻깊은 일이기도 하다.

특히 알타이 언어들은 우리말과 유형론적으로 그리고 계통론적으로 이웃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는 지난 1997년 여름, 구어 만주어를 조사하기 위하여 현지에 간 적이 있다.

이 세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구어 만주어가 사용되는 지역은 바로 중국 헤이룽장성의 중심지 하얼빈시에서 서북쪽으로 기차로 다섯 시간 달려가는 싼자쓰촌이다.

그러나 그때 우리는 여러 사정으로 만주어 화자와 접촉이 허락되지 않아 마을을 한 번 둘러보는 것으로 되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조사를 실패하여 무척이나 아쉬웠다. 언어의 보물을 바로 눈앞에 두고 되돌아왔기에 늘 눈에 아른아른하였다.


그러던 중 우리는 외부인들과 접촉하는 것이 제한된 싼자쓰촌에 가서 만주어를 조사할 수 있는 방안을 어려운 경로를 통해 마련하였다.

그리고 조사를 올 봄에 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5월 3일 김 주원 교수, 고 동호 교수 그리고 글쓴이가 함께 현지로 달려갔다.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아야겠다는 각오를 하면서.



서울을 떠난 지 하루 만에 우리는 싼자쓰촌에 닿았다. 지난번 방문 때와는 달리 마을 모습이 현대화되었다. 나지막한 토담집은 거의 보이지 않고, 반듯한 개량 주택이 가지런했다. 이 마을의 주 산업은 농업인데, 요즘은 목축업이 발전하여 가정마다 수입이 꽤 높은 부유한 마을이라고 촌장이 소개했다. 그래서인지 마을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밝았다. 자료에 따르면, 이 마을에는 약 280집, 천여 명이 살고 있다. 이 가운데 반 정도가 만주족이며, 그밖에 한족을 비롯하여 다오르족, 몽골족, 오로첸족, 키르기즈족이 살고 있다. 그리고 만주족 가운데 만주어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20여 명 정도며, 몇 마디라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까지 합쳐도 200명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 조사단은 촌장으로부터 제보자를 소개 받았다. 주 제보자는, 어쩌면 이 세상에서 만주어를 가장 잘 구사하는 분이라 할 수 있는, 74세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만주어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온 우리들에게 거듭거듭 고마워했다. 단어를 하나씩 물을 때는 가끔씩 머뭇거리곤 했지만, 일상 대화나 문법 사항을 위한 기본 문장을 조사할 때는 거침없이 만주어를 토해 내 놓았다.


보조 제보자로 80대, 70대, 60대 할머니 세 분이 참여했다.

주 제보자가 머뭇머뭇할 때, 합심하여 도와 주었다.

조사 기간 내내 이 할머니들은 긴장하면서 진지했다. 물론 주 제보자 할아버지를 비롯한 할머니들의 일상 생활에서는 한어를 사용한다.

한 할머니께 어떨 때 만주어를 쓰는지 물어 보았다. 자녀들이나 다른 손님 앞에서 그들이 못 알아듣도록 말할 때 가끔 쓴다고 했다.


우리 조사에 참여한 또 한 사람이 있었다. 청년 한 사람이 만주어를 할 줄 안다고 촌장이 소개했다.


그는 27세 청년 “스쥔광(石君廣)”이다.


농사일로 손은 거칠고 얼굴은 검게 타 있다. 순박한 모습에 열정이 가득 찬 눈빛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젊은 세대에서 유일한 만주어 화자이다.


그는 1977년 이 마을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50대로 만주어를 아주 조금 알아들을 뿐 말은 하지 못한다.

형제자매는 넷인데, 단어 몇 개 아는 정도이지 만주어를 못 한다.

이 마을의 대부분 가족들이 그런 것처럼. 그러나 이 청년은 만주어로 간단한 일상 대화가 가능하다.

지금은 예산 문제로 과목이 폐지되었지만, 그는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만주어 수업을 받았다.

그때 그는 자기 민족의 말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래서 할머니께 청하여 만주어를 익히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지금은 농사를 짓고 있다.


점차 자기 민족의 말인 만주어가 눈앞에서 소멸해 가는 것을 보고 이 청년은 가슴이 답답했다.

이 세상에서 만주어가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농사짓는 틈틈이 만주어 어휘를 조사하여 기록에 남기겠다고 마음먹었다.
만주어를 알고 있는 동네 어른들로부터 단어를 조사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1,500여 단어를 기록했다. 그리고 나서 문어 만주어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문어 만주어란 지금 구어 만주어의 옛말이다.

그는 이번에 우리가 준비해 간 언어 조사집의 내용을 보고 크게 감격했다.

이 조사 항목에 따라 모두 조사해 자기네 말을 보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문어 만주어의 연구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을 듣고 한편 기뻐하며, 한편 부러워했다.


그는 자기가 공부한 만주어를 자라나는 초등학교 학생을 비롯하여, 마을의 모든 젊은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했다.

만주족으로서 만주어가 소멸하는 것을 막아 보고 싶은 것이다. 교육을 통해 만주어가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이 꿈은 현실에서는 너무 어렵다. 예산이 없기 때문에 학교 교육은 엄두를 못 낸다.

그리고 다른 젊은이들의 호응도 없다. 한어로 의사소통이 다 되는 터에 따로 만주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 대목에서 억누르고 있던 흥분과 격정을 참지 못하고 초등학교에서 만주어를 가르칠 수 있고, 마을의 친구들이 도와 주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조사 마지막 날, 청년 스쥔광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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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어라는 큰 풍선이 있었습니다.

묶었던 끈이 풀리자 바람이 스르르 빠져 나왔습니다.

이제는 공기가 거의 남지 않은, 완전히 쭈그러진 풍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시 바람을 넣어 주면 그 풍선이 둥글둥글 커질 텐데......


그러나 아무도 바람을 불지 않습니다.


제 혼자라도 힘겹게 바람을 불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커지겠지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최근 밀려드는 외국어와 함께 우리말의 혼란스러움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이제는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표준어가 밀려나고 경박한 비속어들이 가득 차 있는가 하면, 언어가 뒤틀려 발음, 어휘, 문법이 해체되는 현상까지 나타나, 우리말의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힘겹게, 그러나 꿈을 가지고 풍선을 부는 만주어 지킴이 스쥔광 청년의 풍선 이야기는, 그의 강렬한 눈빛과 함께 우리들 머리 속에 맴돈다.


우리말이라는 풍선의 공기가 스륵스륵 빠져나가기 전에 우리 모두 힘쓰자.

“우리말도 저 만주어처럼 사라질 위기에 이르기 전에.”


우리는 만주어가 단지 만주족에 의해서만 사용되고, 거의 사멸해 가는 언어라고 알고 있지만, 실제 석백족(锡伯族)이라는 또 다른 소수민족이 만주어(여진어)를 일상구어로 아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석백족은 청군의 입관 후, 신강 등지의 변방을 지키는 부대로 편성되어 만주에서 신강으로 부족단위로 이주하여 현재는 인구의 대부분이 신강지역에 살고 있고, 청 입관 이후 점점 만주어를 사용하지 않게 된 만주족과 달리, 계속 만주어를 일상어로 사용해 왔고, 때문에, 현재 만주어 복원에 관심있는 만주족들도 이들에게 다시 만주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어떤 학자는 이들 석백족이 바로 선비족의 후손이라 주장합니다. 관심있는 분 자세히 조사해 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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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후 12-06-28 19:48
   
만주지역 내에서는 만주어 구사가능자가 1천명도 안됩니다

가장중요한 만주지역에서 만주어가 멸종했으니

그 외지역에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사리진 언어를 복원하려고 맘만 먹으면

이스라엘의 경우처럼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물론 의지와 돈이 문제인데

만주족에게는 둘다 없죠

그거야 결국 만주족들이 멍청해서 받은 죄값이고...

지금이야 1천명 남았다고 자위하지만, 한세대만 지나면 2050년 정도면 1명도 안남고

도서관의 어학서적으로만 남을겁니다

혹시나 미련이 있으시다면, 접으세요
     
내셔널헬쓰 12-06-29 13:51
   
모르는 일입니다. 700년동안 스웨덴어 쓰던 핀란드도 핀란드어를 살려냈습니다.
만주족을 위해서 우리가 만주어 자료를 준비해두면 언제가 되살릴 수가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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