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를 찬성하는 분들 중에 다문화라는 것을 외국인을 배려하고 인종차별하지 말고 인권을 존중하자라는 개념인 줄 아는 분들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다문화를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도 극소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거의 없을 것이다.
다문화의 본질은 이런 것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으며 이민정책과 그로인해 유입되는 외국문화와의 갈등에 대한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한국국적을 얻어 한국인이 된 외국출신에 대한 것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외국인 노동자나 불체자 문제는 다문화에 전혀 포섭시킬 일이 아니다. 그냥 외노자 문제, 불체자 문제일 뿐이라는 말이다. 다문화의 외연을 넓혀 혼동을 유도해서 반대를 잠재우기 위해서 여러 개념들을 막 때려넣을 때나 포함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외국인 노동자와 관련하여 다문화에 포섭되는 것은 외노자로 들어와 한국국적을 얻었을 때이다. 사실상 이때는 외국인 노동자라고 부를 수 조차 없겠지만 말이다. 이때는 이미 외국에서 온 한국인 노동자 또는 외노자출신의 한국인노동자가 되어 있을테니 말이다. 외노자를 자꾸 다문화라면서 개념에 포함시키려 하고 외노자의 국적취득을 쉽게 하는 것은 숙련노동자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외노자를 불러왔는데 원래의 취지에 따라 몇 년간 일하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게 되고, 새로운 외노자에게 그 일을 맡기니 숙련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저임금과 숙련도를 동시에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국적을 주면서 붙잡아 둘 필요가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민족적 배타성 때문에 숙련 외노자가 한국국적 취득을 원하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한국국적 취득 후 토종한국인과의 갈등을 일으켜 숙련 외노자 이민수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본가의 이득에 저해되기 때문에 외노자는 우리의 친구, 행복한 다문화의 구호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