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FatTriac (dou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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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5월 15일 홍대에서 였습니다.
최근 애인이 하는일이 바빠져서 근 한달만에 데이트를 하러 나왔습니다.
기분좋게 영화보고 커피마시고 맥주한잔 하고 집에가려 지하철역으로 가던 중
길거리에 젊은 커플들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걷는것이 예뻐보이길래 저희도 사먹어 보자 했지요.
저녁 9시 정도의 시간인데 소프트아이스크림은 다 팔려서 없다더군요.
하는 수 없이 남아있던 수 노래방 앞에 미스터케밥이라는 가게앞에서터키아이스크림을 파는 노점 같은 곳으로 갔습니다.
터키사람인지 다른 외국인인지는 몰라도 길다란 쇠막대기로 아이스크림을 저으며 팔고 있었습니다.
2개를 주문하고 돈을 지불하니 어떤맛을 원하냐 묻는것 없이 바로 뜨더군요.
이 집은 그런 집인가보다 하고 넘어가려는 찰나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쇠막대기 끝에 아이스크림와 아이스크림 콘을 얹어 이리저리 돌리며 묘기를 부리더니
이내 그 콘을 잡아보라며 내밉니다.
몇번 잡아보고 아이스크림 파는사람은 피하고 그게 한동안 반복 됐지요.
재미난 일이니 주변에 사람도 모이고 저희도 처음엔 즐거웠지요.
하지만 궂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와서 사람들 시선 받는것도 부담스럽고 몇번 놓치고 나니 재미도 없어서
이건 됐고 그냥 아이스크림만 주세요
라고 웃으며 정중히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사람 계속 하더군요. 잡아봐요, 잡아봐요 하면서.
점점 수위를 올려서 콘으로 머리를 치기도 하고 얼굴쪽으로 콘을
들이대며 계속 묘기를 부렸습니다.
이때부턴 웃을 수 없더군요.
인상쓰며
그만합시다
라고 말하는 순간 쇠막대 끝의 아이스크림 콘으로 저의 사타구니 사이의 특정부분을 찔렀습니다.
정말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잠시 멍하고 있던사이 그사람은 낄낄대며 이번엔 옆에있는 애인의 다리사이를 또 치더군요.
열굴에 열이 확 오르면서 쇠막대를 잡아 챘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상황입니까?
한국말을 모르나 싶어 되도 않는 영어로
야 이거 재미없어!! 그냥 아이스크림이나 달라고!! 소리쳤습니다.
정말 그때 왜 Fuxk 이나 자주보던 영어욕이 안나오고 그리 얌전하게 말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째든 상황은 그렇게 됐고 애인은 제가 소리지르자 싸우지 말아요 하며 절 다독이더군요.
근 한달만의 데이트에 기분좋게 마무리 하고 집에 가려는 찰나에 일이 이렇게 터져
최대한 좋게 마무리 지으려 했습니다.
쇠막대 돌려주고 한국말로 그냥 아이스크림이나 퍼달라 말했죠.
헌데 좀 정신차리나 싶더니 마지막까지 사과없이 낄낄대며 장난을 치더군요.
아이스크림 받아들고 그자리를 빠져 나왔지만 그 아이스크림이 넘어 가겠습니까?
상구역으로 가는길에 벤치에 앉아서 담배 한대 피며 아이스크림을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제가 버리니 애인도 따라 버리더군요. 괜찮으니 화내지 말라고 다독거리면서요.
정말 시간이 지날 수록 미칠것 같았습니다.
뭐 제 남성부를 친것은 상관없습니다. 별로 수치감이들 일도 아니고 기분은 좀 나쁘지만 그냥 넘길만 합니다.
내 애인이, 내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바로 옆에 있는데 쇠막대기에 달린 아이스크림 콘으로 그런곳을 맞았다는게 참을 수가 없더군요.
내가 없을때 당했어도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인데 멀쩡히 옆에 떡하니 버티고 있으면서도
그런상황을 막아주지 못했다는 것이 정말 수치스럽고 기분나빴습니다.
더 참을 수 없는 건 차라리 애인이 나에게 불평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기분나빠하지 말라며 절 다독이는 거였습니다.
최대한 내색안하고 집에 돌려보낸 다음 집에와서 생각하는데 점점 더 화가 나더군요.
그래서 오늘 그사람에게 직접 사과라도 받아야 겠다는 마음에 그집을 다시 찾아 갔습니다.
점심시간에 빠져나와 오후 12시 10분쯤 택시타고 홍대로 와서 미스터케밥에 도착하니 아이스크림 파는 사람은 없고 그집 사장님이 있더군요.
아이스크림 파는 사람 어디있냐, 언제나오냐 물으니 자기 친구라며 얘기해보랍니다.
그친구 장난이 너무 심하더라, 어제 일로 좀 따질것이 있어 왔다 하니 이러더군요.
우리 원래 아이스크림, 재밌게, 장난하며 팔아요. 문제 있습니까?
이때부터 제가 언성이 올라갔지요.
당연히 있다, 아무리 장난을 쳐도 그러지 쇠막대기에 달린 아이스크림 콘으로 사람 사타구니 사이를 찌르는게 장난이냐? 내가 지금 당신 그곳을 치면 당신은 기분 좋겠냐? 물으니
괜찮아요
이게 문화차인지 말이 안통하는건지, 당신네 나라에선 그게 괜찮을지 몰라도 한국에선 아니다. 적어도 나는 불쾌했다. 심지어 당신 친구는 옆에 있던 내 애인에게 까지 그런 장난을 쳤다. 난 사과를 받아야 겠다. 소리치니 이 사람도 이젠 소리치더군요.
그럼 경찰에 가서 따져요, 왜 여기와서 이래요?
정말 화가나서 열이올라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 경찰 불러라! 남자끼리는 막 건들여도 되냐? 당신들 내가 성추행으로 고소한다 소리치니
이제는
내가 당신한테 그랬어? 왜 나한테 그래?
이럽니다. 그래 당신이 그런거 아니니 다 필요없고 어제 그친구 언제 오냐 하니 3시에 온답니다.
3시에 다시 오겠다 하고 일터로 돌아왔습니다.
기분 정말 불쾌하고 아무일도 손에 안잡히더군요. 시간은 왜그리 또 더디게 가는지.
연신 옥상에서 담배피다 들어와 앉았다 또 담배피다 들어와 앉았다를 반복하다 3시에 다시 찾아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장은 안보이고 그 아이스크림 장수만 구석에 있어 불러내니
그냥 장난이다 -> 기억안난다 -> 자기가 안했다 -> 모른다 -> 지네말로 혼자 뭐라뭐라 -> 한국말 모른다
받으려는 사과는 커녕 기분만 더 나빠져 왔습니다.
여러분께 한번 물어봅니다.
제가 까탈스럽게 유난을 떠는 겁니까?
보통사람은 웃으며 같이 즐기는 장난을 저 혼자 오버해서 난리치고 있는겁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도
내옆에 멀쩡히 서있는 여자의 다리 사이를 쇠막대기에 달린 아이스크림 콘으로 찌르는 것은 무례한
일이며 불쾌한 일입니다.
그저 내돈주고, 제값주고 아이스크림 2개를 사려 했을 뿐입니다.
화는 더 싸여만 가고 인터넷 검색해보니 다들 재미있는 사람이라 사진도 찍어 올리던데
나한테만 그런 행동을 한건지, 다 똑같은데 나만 이렇게 화를 내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또 옥상가서 담배나 한대 펴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