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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9-13 16:47
[기타] 자동차 사고 당하면 약탈 당하고 죽임을 당하는 동남아 나라들!
 글쓴이 : 슈퍼파리약
조회 : 6,104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 같은 곳에서는 일상이랍니다. 제가 어려서만 해도 우리 나라 가난했지만 이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왜 이런 사람들 불러다가 다인종국가 되야 하는지...
유전자는 무시 못합니다. 동남아민족들 불러다가 하는 혼혈이라...

1999.3.1.월

인도네시아 특파원 Don S. Bay

몇 년 전인가 캄보디아에 국제선 여객기가 추락했을 때 인근주민들은 일부
구호활동에 나서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흩어진 승객들의 시신에서 소지품을 빼내고 화물을 들어 내오는 등 약탈에 몰두했다는 신문기사가 기억난다.
사람들의 이기심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지만 타인의 비극을 틈타
자신들의 배를 불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혹독한 빈곤을 어느 정도 수긍하면서도 그 인면수심의 몰인정에 혀를 찰 수 밖에 없었다.

하 지만 인도네시아에선 그런 일이 매일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부임한지 반년쯤 지나서부터였다. 교통사고현장은 마치 생지옥과도 같다. 대개 야간에 일어나는 교통사고는 주로 열악한 도로를 고속으로 달리다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우기가 끝나는 무렵 인도네시아의 일반도로는 이미 몇 번의 침수를 겪은 끝
에 아스팔트가 녹아 없어져 울퉁불퉁하게 자갈이 드러난 부분이 많고 그 위에 아무 규제도 받지 않는 과적차량들이 질주하면서 마치 한차례 포격이라도 당한 듯한 엉망진창의 도로상태를 부추긴다.
이렇 게 해서 파손된 도로 위에 어떤 구멍들은 깊이가 30cm가 넘기도 하고
바퀴가 빠지고도 남을 정도로 폭이나 길이가 큰 것들도 많아 자칫하면 한국보다 현저히 조명이 어두운 밤길을 달리다 여기에 걸려 전복되거나 도로를 이탈하는 차량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런 구멍들을 사람들을 흔히 지뢰라고 부른다.

신문지상으로도 보았지만 직접 목격한 야간 차량사고만도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사고의 특징은 다른 차량들과의 접촉사고가 아니라 고속으로 달리다가 도로파손이나 타이어가 터지는 등의 이유로 도로를 이탈해 가로수를 들이받거나 길가 배수로에 바퀴가 빠진 것, 로터리 구조물을 들이받고 멈춘 것, 때로는 꺾어진 길에서 자기 하중을 이기지 못해 전복된 트럭이나 컨테이너 로리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이런 사고현장에는 수많은 구경꾼들이 모여든다. 경찰이 제때 도착해주지 못
하면 이 구경꾼들은 약탈자로 변하기 십상이다.

한 번은 밤길에 끌라빠가딩(Kelapa Gading) 로터리를 지나면서 로터리 구조
물에 충돌해 본넷이 완전히 찌그러진 95년형 혼다 어코드(Honda Accord)를 본 일이 있다. 이미 새벽 한 시 경, 차량이 드문 그 시간에 그 사고차량 주변에는 이미 수십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어 있었다.
일부는 운전사와 뒷좌석에 탄 사람을 끌어내 주먹과 몽둥이로 마구 때리는
중이었고 또 일단의 사람들은 차 안과 트렁크에 상반신을 처박고 카스테레오나 내부 장식품들을 뜯어내고 사이드미러, 바퀴들을 뽑아내고 있었다.

98 년 수하르토를 하야시킨 피플파워의 민주화운동과 동시에 발생한 5월 폭
동 이후 자카르타는 살벌한 도시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고를 본 것은 5월 폭동이 일어나기 한 1년 전쯤 일이다. 사고차량을 공격하는 할렘의 주민들...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온 일이다.
현지 고교동문회 예비모임에서 인도네시아 국립대학을 졸업했다는 한 후배는
이러한 주민들의 공격형태를 다음과 같이 요약하면서 동문들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
사고가 나면 부랑자로부터 시작해서 인근 빈민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운전사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이들은 우선적으로 차 키를 뽑아간다.
이것은 아직 차량이 운행 가능한 상태일 경우 차를 움직여 탈출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봉쇄하는 방책이며 한편으로는 운전사 등이 병원으로 후송될 경우 차를 통째로 훔치겠다는 의도의 소산이다.
 이미 중경상을 입고 아직 정신이 혼미하거나 차 밖으로 빠져 나오려는 운전
자와 승객을 무차별 구타하여 살해하거나 정신을 잃게 한다.
 
그런 다음 경찰이 나타나기 전까지 운전사와 승객의 시계, 핸드폰, 지갑 등
소지품, 가방, 차량 내부물품, 그밖에 차에서 분리할 수 있는 각종부품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뜯어낸다. 이 절차는 매우 숙달된 솜씨로 팀웍을 이뤄 행해지며 경찰은 결국 도착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록 경찰이 도착한다 하더라도 이들은 강력한 위협을 받기 전까지는 약탈행위를 멈추지 않는다.
 경찰이 도착해 사고수습을 시작하면 약탈자들은 어느새 순박한 주민으로 둔
갑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사고현장을 계속 구경한다. 정신을 차린 운전사 등이 구타, 도난사실을 호소해도 경찰은 절대로 이를 수사하지 않는다.
-----------
대 낮의 경찰관들은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존재다. 찔레둑(Ciledug)의
한 경찰서 옆 고등학교에서 학교가 파한 학생들이 도로로 몰려 나오면서 교통정체가 야기되자 한 경찰관이 도로에 나와 공중에 권총을 쏘면서 학생들을 길가로 비켜나게 하는 것을 본 일이 있다.

좀 비열한 공장장은 공장 내에 주목할 만한 도난사건이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친분이 있는 경찰을 부른다. 이들은 용의자들을 무조건 구타하는 것으로 심문을 시작하기 때문에 공장은 당장 공포분위기 속으로 침몰하고 만다. 하지만 폭동이 일어나고 있거나 경찰서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야간상황에서는 경찰관 역시 주민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간혹 발생한다.

지난 11월 스망기(Semanggi)에서 시위중인 대학생 4명이 보안군에게 피격당
해 사망했을 때에는 이튿날 아침 스망기 인터체인지를 장악한 대학생들이 경찰들을 눈에 띄는 대로 집단폭행하고 경찰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추격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그 런 강력한 반발을 우려해서인지 5월 폭동 당시 보안군들은 자기들 눈앞에
서 중국인 상점을 약탈하는 사람들을 제재하지도 않았고 그 며칠간의 약탈현장에서 가전제품이며 컴퓨터를 들고 유유히 귀가하는 수많은 약탈자들이 TV 카메라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보이기도 했지만 그 후 누구 하나 체포되었다는 뉴스를 들은 바 없다. 야간 사고차량 집단약탈현장은 한밤중 대개 비무장으로 퇴근하고 있을 경찰들로서도 어지간한 용기가 없다면 나서기 어려운 곳이다.

자 카르타 거주 한국인 중 몇 안되는 자가운전자 중 하나인 나에게 동문들이
운전사를 고용하는 게 안전하다면 걱정스러운 조언을 해주었다. 인도네시아 토착민들의 질시의 대상이 되어 있는 현지 중국인 화교들과 외모가 비슷한 한국인들은 곧잘 이런 테러에 말려들어 희생물이 되기도 하고 심지어 대개의 경우 화교보다 많은 현금을 지갑에 넣고 다니는 한국인들만을 노리는 전문적인 범죄자들도 급증하고 있는 터였다.

특히 최근 여성 운전자의 차량이 도심고속도로 톨게이트에 대기하고 있으면
갑자기 달려드는 일단의 사람들이 사이드미러를 빼가는 사건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음이 현지신문에 보도된 적도 있다.
사 이드미러는 차종에 따라 수십만 루피아에서 수백만 루피아를 호가하기 때
문에 한 달에 20만 루피아(약 3만 5천원)도 벌까말까 한 거리의 신문팔이, 물장사, 차 유턴 시켜주는 거리의 프리랜서들보다 더 열악한 생활환경에 있는 도시빈민들에게는 한 건 성공함으로써 몇 달을 버틸 생활비가 마련되는 일이다.

그 때문에 비단 어둑어둑해진 시간에 여성 운전자의 사이드미러를 노리는 사
건들 말고도 또망(Tomang)처럼 정체가 심한 사거리에서는 백주에 수많은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차량 창문을 짱돌로 깨고 칼을 들이미는 강도사건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약 반 년 전, 짜왕(Cawang) 고가도로 밑에 길게 늘어선 차량행렬 속에서 오
후 세시쯤 신호대기를 하고 있던 내 차 운전적 옆으로 한 남자가 다가와 한국의 석수와 같은 아쿠아(Aqua) 물을 사라고 집요하게 따라 붙었다. 대개 안산다고 손을 저으면 다른 차로 옮겨가는 일반적인 거리의 행상들과는 달리 얼굴을 손수건으로 가린 이 친구는(도로는 대기오염이 심해 강도처럼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것은 대체로 일반적임) 운전석 차창에 코를 처박을 듯 하면서 아쿠아 물병을 든 한쪽 손으로 계속 차창을 두드리고 있었다.이상하게 생각되어 사이드미러를 보니 다른 한 손으로는 송곳을 들고 문 손잡이를 뜯고 있는 중이었다. 경적을 울리며 차창을 두드리자 그는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평범한 행상의 모습으로 돌아가 다른 차들에게 물병을 흔들며 내게서 떨어져 갔지만 나는 완전히 너덜거리게 된 문 손잡이를 나중에 정비소에서 새 것으로 교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런 일들이 백주 대낮에 일어나는 것이다.

동문들이 내게 운전사를 고용하라는 이유는 운전사가 그들과 같은 인도네시
아 토착인이라면 그런 황당한 일은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재로 현지 한국교민들은 운전사를 일종의 보험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가족들이 인도네시아에 같이 살고 집에 차가 한 대 뿐이라면 출근한 다음 차를 다시 집으로 돌려 보내여 하고 손님들이 많아 밤에 술을 마셔야 할 일이 잦으면 이런 경우 운전사를 고용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뿐만 아니라 강도를 미연에 막고 심지어 재산, 인명사고가 나더라도 운전사 개인에게 책임을 지워버리면 된다는 좀 비열하고도 얄팍한 의도도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고용한 운전사가 도둑으로 둔갑해 집으로 보낸 차가 중간에
실종돼 버리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비록 주민증, 운전면허증을 카피해 놓아도 주민관리 전산망이 허술하고 2억2천만 인구에 광대한 영토를 가진 인도네시아에서 잠적한 범인을 잡는 일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는 것과 같은 일이다.

운전사가 있던 시절 수하르디(Soehardi)라는 이름의 내 운전사는
족자(Yogyakarta) 출신으로 험상궂은 외모와는 달리 다정다감하기 그지없는 친구였는데 내가 회사를 옮기면서 그의 집이 너무 멀어졌고 갓 설립한 본사에 운전사까지 고용하겠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어 그 후 난 줄곧 자가운전을 해왔다.
동 문들의 조언이 아니더라도 가끔 운전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것은 뒷
차가 날 살짝 들이받아 범퍼가 찌그러지거나 옆에서 끼어든 오토바이가 본넷 옆구리를 들이받고 한 바퀴 공중회전을 한 다음 나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해도 난 피해를 보상받기는 커녕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들보다는 부유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대개는 그들 누구도 차량보험에 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오히려 내가 그들의 수리비를 대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참고로 내 차는 다이하쭈산 94년현 2인승 밴 페로자(Feroza)로 가뜩이나 짧은 차가 그간의 크고작은 접촉사고로 지금은 자카르타에서 가장 짧은 차가 되어 있다).
심지어 한 한국교민은 주말에 도심고속도로를 자가운전 하다가 뒤에서 추돌
한 한 화교운전사에게 "여긴 인도네시아고 당신은 한국사람이니 당신이 변상해!"라는 턱도 없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실제로 한국같으면 얼굴 붉히고 잘 하면 주먹질까지 할 만한 웬만한 접촉사고도 인도네시아에서는 내가 받쳤더라도 봐서 좀 찌그러지고 긁혔거나 범퍼가 좀 내려앉은 정도면 싱글싱글 웃고 있는 상대편 운전사에게 한 번 혀를 낼름거리는 선에서 끝내는 게 보통이다.
외국인으로서 그들 홈그라운드에서 싸워 봐야 이길 수도 없고 보험도 안든
차들이 대부분이어서 웬만큼 독하지 않으면 변상받더라도 10년 할부로 받기 십상이다.

하 지만 정작 대형사고가 났을 때 운전사, 승객 구분없이 몰려든 빈민들에게
구타당하고 약탈당하는 것을 직접 보고 들은 나로서는 내 생명을 운전사 손에 맡기는 것보다 내 손에 거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리고 그날 동문들과 헤어져 집에 오는 길에서 곧장 대형사고 한 가운데에 뛰어들고 말았다.

새벽 한 시쯤, 지나는 차량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도로 위에 열대의 우기답
지 않게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카사블랑카 거리를 지나
딴중쁘리옥(Tanjung Priok) 톨을 가로지르는 지하도에 접어들 무렵 동문들과 몇 잔 마신 맥주의 취기도 거의 가시고 있었다. 다행히 인도네시아에서는 음주단속을 하지 않는다. 법은 제정되어 있지만 안전벨트를 의무화하는 법령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뿐더러 경찰로서도 관심 밖이다. 그것은 아마도 음주측정기를 구입할 정부예산도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 회교도인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별로 술을 마시지도 않고 술 마실 돈도 차 살 돈도 안전벨트 달 돈도 없기 때문이다.

지하도로 내려가면서 도로색깔이 전조등 불빛에 검정색이 아닌 누런색으로
비치는 것이 마음에 걸렸고 지하도 밑엔 웬 찝차 한 대가 쳐박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살짝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차는 왼쪽으로 회전하면서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지하도가 끝나는 부분에서 차는 더 이상 미끄러지지 않는 대신 도로 왼쪽으로 돌진하면서 지상차도와 지하차도를 구분하는 레일링을 들이받고 말았다. 맥주를 마시지 않았다면 그 전에 차를 세울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나마 운지 좋았는지 라디에이터가 박살나고 본넷이 완전히 찌그러지는 사고의 와중에서도 안전벨트를 매고 있던 나는 작은 생채기 하나 입지 않았다.

아차! 키!
후 배의 말이 무의식중에 생각나 키를 막 잡을 때 차창 밖에서 손이 하나 쑥
들어와 키 홀더를 잡아챈다. 고리가 끊어지면서 차 키는 내 손에 남고 홀더는 창
밖으로 채어져 나갔다. 제정신을 차려보니 아직 도로 한 가운데인 지상도로와 지하도 사이의 레일링에는 벌써 수십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고 어디서 달려왔는지 오토바이들도 대여섯대가 서 있다. 원래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한밤중에는 그렇게 도로 한가운데에서 버스를 기다리기도 하고 오토바이들은 버스에서
내리는 승객들을 동네 골목골목까지 태워다 주는 일종의 택시역할로 호 객행
위를 한다. 아마도 지나던 트럭이 흘렸을 대량의 진흙이 비에 젖어 있던 도로 위로 내 차가 미끄러져 결국 레일링을 들이받고 멈추는 과정에서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 한대가 튕겨 날아갔고 레일링 위에 걸터 앉아 있다가 황급히 피하던 사람 한 명이 부딪혔다. 다리가 부러지는 중상이었다.


몰려들던 사람들은 이 정도 사고면 정신을 잃고도 남았을 거라고 생각한 운
전자가 급히 차문을 열고 나서자 주춤하는 표정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살기등등한 분위기는 충분히 감지되고도 남았다.

"부상자를 차에 태우세요. 보호자 한 분하고. 가까운 병원으로 갑시다."

그 와중에서도 외국인임을 눈치 채이지 않으려고 가능한 한 자카르타 방언을
섞어서 말하는 내게 둘러싼 사람들을 뭐라고 아우성치며 소리를 질러대고 있고 그 뒤로는 칼 같은 것도 보인다. 야간에 다니는 사람들은 범죄자가 아니더라도 최근 급증한 강력범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칼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옛날 내 운전사도 그렇게 칼을 소지하고 다녔다.

그 러는 사이 잠깐 뒤를 돌아보니 내가 방금 전에 나온 차에는 족히 예닐곱
명은 될 사람들이 양쪽 문으로 상체를 쑤셔넣고 물건들을 집어가기에 바쁘다. 소리를 지르며 사람들을 끄집어 내고 문을 닫는 짧은 순간 사이에 차 안에 있던 핸드폰
과 톨게이트에서 쓰려고 꺼내 놓은 잔돈들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다. 그리고 나서도 차 앞쪽에서는 또 다른 일단의 사람들이 레일링 사이로 손을 집어넣고 전조등 전구를 빼내기에 바쁘다.
자 꾸 쳐내는데도 앞으로 몰려든 사람들의 손길이 계속 지갑이 든 뒷주머니
를 더듬는다. 일전에 보았던 비슷한 사고현장들이 자꾸 떠오르면서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 간다. 하지만 험한 꼴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만만치 않게 보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렇게 끝이 뻔한 승강이를 벌이고 있을 때 갑자기 경찰 두 명이 현장에 나
타났다. 근무가 끝나고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사고현장을 보고 달려온 이들은 제복은 입고 있었지만 비무장에, 나중에 알고 보니 그쪽 관할도 아닌 어린 티가 물씬 풍기는 젊은 경찰관들이었다. 그들이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은 내가 폭행을 당했는지 여부와 사고 부상자의 상태였고 키를 아직 가지고 있는지 물은 후 부상자는 택시편으로 병원에 보내고 나를 차와 함께 바로 현장에서 빼냈다.사고현장 표시, 증인 확인 등의 절차도 전혀 없었다. 위험천만의 장소를 급히 빠져 나오는 것이 경찰들로서도 그때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다. 그들은 내 팔이나 목덜미를 만져보고 자꾸 말을 거는 등 내가 폭행당했다고 확신하는 눈치였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그들이 나타나기까지 약 20여분 동안 누구도 나에게 신체적인 위해를 가한 사람은 없었다.

병원에서 부상자의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수십명의 사람들 중에서 진짜 친척
이 가려지고 한밤중에 소식을 듣고 황망히 달려온 우리 직원 한 명이 나타나면서부터 사고수습은 빨리 진전되었다. 몇 년 전 TI(Transparency International)이라는
국제기관에서 세계 제 1위 부패국가로 당당히 선정된 인도네시아에서 대표적인 부패의 상징으로서 도로에서 공공연히 운전자들의 돈을 뜯는 모습이 곧잘 눈에 띄던 노회한 경찰들과는 달리 이들 두 젊은 경관은 사실은 자신들과 아무 상관 없을 수도 있는 이 사건수습을 위해 병원에서 밤을 새며 도와주었다.
부상자의 입원비와 치료비, 합의금, 튕겨 나간 오토바이 수리비와 반파되었
지만 신기하게도 아직 굴러가던 내 차의 수리비로 적지않은 돈이 들었지만 사건은 그렇게 원만하게 마무리되었고 몇 달 지난 후 당시 부상당했던 사람이 내 집까지 찾아와 이젠 완치되었으니 걱정말라고 하는 성의까지 보여주었다. 사족이지만 당일 사고현장에서는 내가 사고를 낸 후 다음날 아침까지 네 건의 대형사고가 더 일어나 두 명이 현장에서 숨지기도 했다. 98년 10월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난 내가 그 사고현장에서 어떻게 무사할 수 있었을까 그 동안 여러 번 스스
로 자문해 보았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부상을 입지 않은 멀쩡한 몸으로, 몰려든
사람들에게 같이 맞서 악을 써대며 대항했기 때문이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전 다시 밤길에 집단폭행을 당하고 있는 사고 운전자를 지나치게 되었을 때 난 다른, 그러나 보다 정확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내 가 무사할 수 있었던 건 부상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내게 피해보상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 때문에 현장의 군중들은 내게 손대지 못한 것이다. 아무 피해자 없이 혼자 로터리 구조물에 충돌하거나 도로 위에 돌발한 구덩이에 빠져 전복되거나 앞바퀴가 터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야간 사고자들이 결국 약탈자들의 공격에 무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난 소슴이 끼쳐오는 것을 느꼈다.

자동차보험에 든들 결국 살아남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래서인지 인도네시아에는 오늘도 대부분의 차량들이 보험에 들지 않은 채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 인도네시아 특파원 Don S. Bay ( donsbay@cbn.net.id )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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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키보이 11-09-14 18:43
   
동남아 보면 참 여러가지로 우린 미개하고 무식해요 라고 선전하는 듯한 모습이 많이 보이네요.. 답이 없다능..ㅡㅡ;
     
슈퍼파리약 11-09-14 19:25
   
인간 존엄성은 모두 동등하지만, 민족간 우열은 분명 있나봅니다.  개인적 우열 있는데, 민족 우열 없다는 거이 이상하죠~ 왜 사람들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지...
yoee 11-09-15 00:15
   
글쓴이는 딴지일보 인도네시아 특파원으로 꽤 유명한 분이죠?
이님 글 참 잘씁니다. 인도네시아 정말 인간말종들의 막장으로 묘사했더구먼요.

근데, 좀 과장도 있는듯 합니다. 인도네시아 17년살며 사업하는 삼촌님도 너무 과장이라던데..

아무튼 1998~99년도는 완전한 생지옥 이었었지요. 그때 화교 대량학살이 있었는데,
사진보면 정말 인간본성에 대해 절망하는 느낌을 가지게 되지요. 갓난아기 목잘라 들고다니고,
여성음부에 빗자루꽂아 죽이고, 목자른 시신을 오토바이뒤에 묶에 끌고다니고 합니다.

그동네는 목자르는게 무슨 유행인듯하더군요. 전통이라던가?
     
슈퍼파리약 11-09-15 12:13
   
y님의 댓글보면 과장이라는 글쓴이 글보다 더 막장인데요 ㅋㅋ.. 글쓴이 글이 과장만은 아닐거같다는...
그리고 17년 사업하는 삼촌께서는 자동차 사고를 안 당하셨나봅니다....글쓴이는 직접 당한 사람이고..
플리터 11-09-16 12:05
   
생지옥이군요가면 인도네시아는 여행가면 안되겠다 ㅠ ㅠ
무지개빛 11-09-18 05:24
   
인도네시아가 가까운 과거에만 하더라도, 화교 학살...  기독교 학살...  동티모르 학살... 대규모로 쩔었지요...

화교학살때 백화점을 단체로 약탈하다가, 화재가 일어나서 약탈자들의 시체가 단체로 바닥에 타 녹아 붙어있던 모습.
기독교 학살때 기독교인을 죽이러 다니는 젊은 대학생 무리가, 방송국 카메라를 들이대자 자랑스럽다는 듯이
저마다 V를 그려대며 죽창을 치켜들고 웃던 모습..
동티모르 학살때는, 무슨 체게바라 코스프레 한 것 처럼 생긴 높은 군바리녀석이 동티모르 학살(자기네 입장에서는 소탕)을 즐기듯 임하고 있는 것 같았던 모습(물론 진심이야 모르지만)

아시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저이기에, 인도네시아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이 있었으나...
90년대말부터는 여러모로 무서움을 가지고야 말았네요.

그래도 인도네시아에서는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중국인과 일본인보다는 낫다고 합니다.
중국인에 대해서는 화교의 만행때문에 반감이 있고,
일본인들에 대해서는 과거 일제의 침략때문에 반감이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교류가 증가하면서
일부 한국인들의 성매매, 사기범죄 등으로 이미지가 조금 안좋아진 것도 사실같네요.
뭐 그래도 아직은 중국인 일본인보다는 좋다고 하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어쨌든 미꾸라지들을 잘 단속해야 할 것 같으며,
인도네시아가 보다 평화로운 나라로 거듭나기를 응원하여 봅니다.
가생의 11-09-24 00:10
   
;;;;;헐
너끈하다 11-09-26 02:04
   
재밋는건 그 당시 중국에서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힘없는 중국이었죠. 근데. 지금와서는 뒤늦게 간간히 방송에서 그 일을 떠듭니다.

동남아시아는 살아본 경험이 없어서잘 모르겠지만 대박 위험 깡패국가는 중국이죠.

앞으로 더 힘이 쎄지만 우린 어찌할지.ㅉ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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