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동아시아 게시판
 
작성일 : 22-03-19 15:01
[한국사] 잃어버린 왕국 진국과 한의 형성
 글쓴이 : 하이시윤
조회 : 1,730  

https://m.blog.naver.com/hankwu/90048240242

1. 개론

앞서 연재했던 “고고학과 우리의 고대역사” 및 진국이라는 국가에 대해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고조선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하나의 큰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우리나라 묘제의 대표격인 지석묘(支石墓, 고인돌)의 분포 영역이다.

지석묘는 돌을 이용한 묘제라는 분류에서 보면 석관묘나 석곽묘, 적석묘(적석총)과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지상으로 큰 돌을 놓고 시신을 땅 속에 묻지 않았다는 사실은 큰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지석묘가 석관묘나 석곽묘와 같은 문화권의 종족들이 만든 것이라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에 의문을 갖게 만든다.

또한 지석묘의 분포영역에서 지금의 요하(遼河) 동쪽인 요동․만주나 한반도 지방에는 곳곳에 산재한 지석묘가 요하 서쪽에서는 한 기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중요한 역사적인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다. 오히려 요동반도와 청동기시대 이전부터 교류가 있어온 산동반도에서만 지석묘가 발견되고 있다.

석관묘나 목곽묘, 석곽묘, 적석묘 등은 주요 분포지가 있기는 하지만 요서․요동지방을 비롯한 중국 동북지방 및 한반도에 널리 분포되어 있다. 지석묘와 같이 요하에서 단절된 것과 같은 현상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지석묘의 분포를 가지고 이병도를 비롯한 많은 사학자들은 우리의 고대국가인 고조선의 강역이 요하를 넘지 않는 것으로 비정하고, 지석묘를 고조선이 남긴 표지유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선진(先秦)문헌에 나타나는 조선의 위치나 신석기시대 홍산(紅山)문화의 영향, 비파형동검과 같은 청동기유물의 분포와 변천상황 등을 볼 때, 고조선의 초기 위치는 요하 동쪽인 지금의 요서(遼西)지방임을 추정할 수 있다. (연재 “고고학과 우리의 고대역사” 참조.)

그렇다면 같은 고조선 문화권이면서 요동지방에는 지석묘가 존재하고 요서지방에는 지석묘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고조선이 요하를 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은 이 지석묘와 미송리형토기 등의 분포를 들어 고조선의 재요동설을 주장하고 있고, 고조선의 재요서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지석묘의 분포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초기 고조선의 위치가 요하를 넘지 않았다는 주장도 문제가 있지만, 고조선이 요서지방으로부터 한반도에 이르는 광대한 영역의 국가라는 주장도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미루어 볼 때 적절한 추정이라고 볼 수 없다. 그 정도의 국가라면 은(殷)․주(周) 당시 고조선과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은․주와 대등한 영역의 국가를 그들이 모를리 없다. 그러나 그러한 조선에 대해 중국 선진문헌은 겨우 기원전 7, 8세기경이 되어서야 조선의 존재를 문헌에 남기기 시작했고, 여러 종족의 이름을 들어 당시 중국 동북지방의 종족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일제사학이나 이병도가 남긴 잔재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좋지만, 그 노력 자체도 아직 통설의 잔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병도의 고조선 재평양설을 극복하기 위해 고조선의 재요동설이 주창되었고, 더 확대하여 요서설이 주창되었던 것이다. 그 근저에는 초기 고조선의 영역에 지석묘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한반도 서북지방과 요동이 필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물론 우리 고대사와 관련된 문헌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너무도 일제사학에서 벗어나려는 강한 의지 때문에 우리 고대사를 근본적으로 다시 살펴보려는 생각이 미흡해졌던 것으로 생각된다.

 

왜 우리의 고대국가는 조선(고조선)이라고만 생각하는가. 새로운
시각에서 고대사를 바라보자. 여러 사관을 벗어버리고, 기존 통설을 무시하고 한번 우리 고대사를 관조해보자. 뭔가 논리에 안맞는 것들이 널려 있음을 볼 수 있다.

중국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우리의 고대국가로 추정되는 나라는 여러 개가 있다. 지금의 요서지방에는 조선 이외에도 숙신(肅愼, 稷愼), 예(穢人), 맥(貊), 양이(良夷), 발(發人), 청구(靑丘), 고이(高夷), 고죽(孤竹), 진번(眞番), 임둔(臨屯) 등의 명칭이, 요동에는 진국(辰國), 옥저(沃沮) 등의 명칭이 나타난다.

 

그러나 조선이 발전하여 연(燕)나라와 접촉하면서 중국에서는 중국 동북지방의 대표적인 국가로 인식하게 되었다. 더욱이 위만조선이 한(漢)나라와 전쟁을 하면서 사기「조선열전」에까지 입전하게 되어, 우리의 고대사에서 대표적인 국가가 되었다. 물론 조선은 동이(東夷)의 여러 소국들을 거느리는 위치에까지 이르렀고, 조선의 거수국들이 요동과 한반도에서 열국시대를 열어가면서 조선이 우리의 최초 국가라는 인식이 굳어졌고, 그 인식은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에 이르게 되었으며, 마침내 삼국유사「고조선조」에 기록된 것이다.

 

하지만 냉정히 살펴보면 조선이 처음부터 우리의 대표 고대국가는 아니었을 것이다. 역시 승자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연나라와 쟁투하면서 비록 일시적으로 밀려나기는 하였지만, 요동지방을 영위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우리의 유일한 고대국가라는 인식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이 요동을 영위하는 동안 한반도의 남부에서도 마한․진한․변한 등이 형성되었고, 이들도 어디서 뚝 떨어져 갑자기 생긴 나라들이 아니라 요동이나 한반도 북부에서 이동해와 정착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적은 것이지만, 새롭게 우리 고대사를 조명해 보고자 시도한 것이다. 비록 비논리적이거나 논거가 부족하더라도 부족한 고대사를 재구성해보려는 의도이므로 많은 이해와 채찍을 바란다.

 

역사학자들이 우리나라 주변의 민족이동과 우리 민족의 원류를 설명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종족이 고아시아족이다. 신석기문화를 지닌 고아시아족은 시베리아 방향에서 만주나 한반도로 이주해와 우리의 신석기시대를 영위하였으나, 동쪽으로부터 다시 청동기 문화를 보유한 알타이족이 이주해 오면서 고아시아족은 연해주 이동으로 밀려나거나, 알타이족과 흡수, 동화되어갔다.

 

이 알타이족은 요서지방 및 요동, 한반도에 폭 넓게 분포하면서 청동기문화를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 넓은 지역이 하나의 청동기문화권을 형성한 것은 아니다. 그것은 현재 중국 동북지방 및 요동지방의 고고학적 발굴 및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예맥족으로 대표되는 고조선이 요서지방에서 국가를 형성하고 발전하고 있는 단계에서, 시기적으로는 좀 늦지만 요동지방에서도 높은 수준의 청동기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고 있는데, 어떤 학자들은 이 문화를 고조선의 문화라고 보면서 요서지방을 우리의 영역에서 무시하기도 하고, 어떤 학자들은 요서지방 문화의 연장선상으로 보면서 같은 고조선의 영역으로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지석묘의 분포는 이러한 사실에 의문을 갖게 한다. 요하를 중심으로 지석묘가 단절되었다는 것은 고조선이 일단 요서지방에서 초기의 국가를 형성하였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요하 이서지역에 한정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하 동쪽지역에서는 지석묘를 묘제로 사용했고, 독자적인 청동기문화를 영위했던, 고조선과 유사한 또 하나의 국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잃어버린 또 하나의 국가를 진국(辰國)이라 칭하겠다. 우리의 고대사를 연구하는데 주요한 사료인 중국문헌에서도 단편적이나마 이 진국이 언급되고 있지만, 후대의 마한․진한․변한이라는 삼한 역사의 왜곡으로 인하여 진국은 그저 삼한의 한 나라의 별칭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삼국유사에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가 고조선이라는 기록이 있어, 모든 문헌자료를 고조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역사라는 것은 역사기록과 함께 고고학적인 뒷받침이 필수적인 바 여기에 어떤 괴리가 존재한다면 무언가 다른 것이 있다는 의심을 가져보는 것이 진정한 역사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중국사서인 한서나 삼국지를 보면 조선의 동쪽에 진국이 존재함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이 진국이 단순한 의미로서가 아닌 별도의 청동기문화를 영위한 국가로서 다시금 조명해 보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우리의 고대사가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요서지역 고고학은 복기대교수 논문으로 통해 알 수있으니 참고바랍니다. 본 발제글은 진국에 대한 시각을 제공해주는 블로거의 글입니다. 가생이 역게제현들의 검토 부탁드립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삼한 22-03-20 18:57
   
잘 참고해두죠.
 
 
Total 19,969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공지] 게시물 제목에 성적,욕설등 기재하지 마세요. (11) 가생이 08-20 85212
19942 [한국사] 우리 고대사 #5 : 맥족과 예족 윈도우폰 03-22 431
19941 [한국사] 우리 고대사 #4 : 단군조선과 토템 윈도우폰 03-22 346
19940 [한국사] 우리 고대사 #3 : 홍산문화와 적봉지역 주민 윈도우폰 03-22 441
19939 [한국사] 우리 고대사 #2 : 하화족과 동이족 윈도우폰 03-22 239
19938 [한국사] 우리 고대사 #1 : 우리 민족의 조상 윈도우폰 03-22 440
19937 [한국사] 《인류와 한국조선의 변천사 - 한경대전》 (1) 에피소드 03-21 258
19936 [한국사] 아래 지도에 대한 내 관점... 고조선 중심의 열국시대… (5) 윈도우폰 03-21 533
19935 [한국사] 위만조선 시기 판도 (2) 위구르 03-20 389
19934 [한국사] 우리는 동이가 아니다. (2) 윈도우폰 03-19 744
19933 [한국사] 2022년 고고학계의 경주 월성 발굴조사 보고서 (6) 홈사피엔스 03-19 458
19932 [한국사] 삼국사기 이해 (1)신라사 (7) 홈사피엔스 03-16 853
19931 [한국사] 《(고)조선의 "가르침"과 직접민주주의 "국민의원"》 에피소드 03-14 406
19930 [한국사] 《고구려 최초의 이름은 '홀본(일본)' 이다》 에피소드 03-14 633
19929 [중국] 대륙계보? 아랫글 관련... (6) 윈도우폰 03-11 715
19928 [한국사] 《안문관,연운16주,송나라.. 화하족 관점 대륙계보》 에피소드 03-09 775
19927 [한국사] [한겨례] 2024/3/8 [단독] 고대 일본 권력층 무덤 장식품… (2) 외계인7 03-09 569
19926 [기타]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감미로운 모지혜(다니엘) - 인… 아비바스 03-08 738
19925 [한국사] 《고려 조상님들이 건축한, 서경(북경성)의 모습》 (8) 에피소드 03-08 825
19924 [기타] 동아시아에서의 국가의 형태라면? 그냥 잡설 (3) 윈도우폰 03-06 954
19923 [한국사] 발해 멸망 이유 - 야율아보기의 쿠데타 (4) 하늘하늘섬 03-05 2059
19922 [한국사] 역사적 관점에서 조심해야할 사항 (8) 하이시윤 03-04 618
19921 [기타] [K-POP] MZ돌 뉴진스 <한복> 2023 추석특집 방송 아비바스 03-04 513
19920 [한국사] [ FACT ] 역사학자 <임용한> , 고려거란전쟁 전투씬… 아비바스 03-04 506
19919 [한국사] 《고려도경으로 알수있는 정확한 "고려 서경" 위치》 (2) 에피소드 03-03 668
19918 [기타] MZ돌 높은 영어 실력 ㄷㄷ (1) 아비바스 03-03 579
19917 [중국] 자강두천 가슴이 옹졸해지는 <삼국지> 시리즈 ㅋ… (1) 아비바스 03-03 499
19916 [한국사] [ FACT ] MZ세대가 생각하는 <고구려 제국> 밈 3 (1) 아비바스 03-03 45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