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고분군을 임나일본부설에 이용되는 『일본서기』국명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려 하고 있어 국민들의 우려와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나일본부설은 메이지 때 일본군 참모본부가 만든 학설로서 그 핵심은 고대 야마토왜(大和倭)가 369년 한반도의 가야를 점령해서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562년까지 지배했다는 것이다. 당시 조선을 정벌하려는 정한론(征韓論)의 배경이자 침략이론이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남원유곡리·두락리 고분군 등이 2022년 유네스코 등재 대상 가야 유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다라국’과 ‘기문국’은 『일본서기』에 나오는 명칭들이다. 경남 합천의 고분군을 ‘다라국’의 고분으로, 전북 남원 고분군을 ‘기문국’의 고분으로 등재 한다는 것이다.
임나일본부를 세우기 위해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초기기록 불신론을 만든 일본의 식민사학자들에게 세뇌된 이 땅의 주류사학자들은 『일본서기』를 뼈대로 하여 가야사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예속을 주장할 수 있는 정신을 임나일본부설이 인도해준다”고 했던 스에마쓰 야스카즈라는 일본학자는 1949년 『임나흥망사』를 통해서 신공황후가 정벌했다는 7국을 모두 한반도 남부에 비정했다. 그런데 해방이후에 국내 주류 역사학계가 이를 그대로 계승했다. 겉으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비정된 시, 군이 같다.
7국을 검토해보면 일본서기 내용은 일본열도에서 있었던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리 학계는 무조건 한반도 남부라는 것이다.
『일본서기』의 다라(多羅)국이 경남 합천이 아니다. 한일관계사의 대가 최재석 교수는 다라국의 위치를 규슈의 아리아케우미 연안의 多良村,多良山 일대에 비정한바도 있다. 다라라는 지명은 큐슈에 훨씬 많다.
경남 합천의 고분군이 다라국이 되는 순간 다라국이 나오는 일본서기의 임나7국,임나10국을 모두 한반도 남부에 비정하는 치명적인 왜곡을 범하고 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등재지역의 고분들도 고령은 가라, 김해는 남가라, 함안은 안라, 고성은 고차국, 창녕은 비자발이라는 <일본서기> 명칭을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것이다.
임나7국과 임나10국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그것을 노린 등재 시도라면 정말 큰일인 것이다. 정부가 가야사 연구하라고 했더니 임나사를 확고히 해버리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기문국으로 등재가 되면 결국에는 한반도 남부에 임나일본부설에 해당하는 임나7국, 임나10국, 임나4현, 기문, 대사가 모두 비정되게 된다. "한반도 남부는 야마토왜의 식민지 임나일본부가 있었다는 것이 된다. "고대 한국은 일본의 식민지였다" 라고 하는 것을 우리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꼴이다.
일본의 중고등 교과서 대부분이 임나일본부를 정사로 기술하고 있는 이 마당에 임나일본부는 폐기되었다며 국민을 속이고 일본서기 임나성립을 정사로 고착화하려는 이번 시도는 일본 극우파의 역사관을 지지하는 강력한 후원세력임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원과 합천 해당지역의 국민들은 임나의 후손으로 각인되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역사의 상처를 받을 것임이 자명하다
함안 박물관도 안라국을 내세우는 설명 글을 삭제해야 한다. 안라는 아라가야와 다르다. 왜 그토록 일본서기 지명에 집착하는가?
가야사 복원 작업을 지금의 강단사학계에 맡기면 이들은 임나일본부설을 은연중에 확대 재생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
그동안의 가야사 연구를 총결산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가야유물 특별전시인 <가야본성> 전시회가 2019년 12월에 열렸었다.
임나일본부설 전시회라고 할 정도의 전시 내용에 깜짝 놀랐고 국민들은 거세게 항의했으며 이를 이어 늦게 개봉된 2020년 5월의 부산박물관 가야본성 전시에서는 임나일본부 지명들 대부분이 삭제되어 전시되었다. 그리고 이후 국정감사 때 일제식민사관을 전시했다고 신랄한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일제 강점기 일본학계를 총동원하여 진행된 ‘임나일본부’ 유적 찾기는 모두 허사였다. 그런데 해방후 7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왜 임나일본부를 외치고 있는건가?
겉으로는 극복했다고 하면서 왜 가야는 임나라고 하고 한반도 남부에서 임나7국,10국의위치를 찾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