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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04 10:07
[한국사] 고려시대 말기 개인 기록과 고려의 만주 지역 영토
 글쓴이 : 보리스진
조회 : 1,492  

1.
<정몽주의 시>
말을 달려 유유히 패강(浿江)에 오니, 배신(陪臣)이 곧 관광을 하고 싶구나. 집 떠나 천 리 멀음을 차차 깨닫고, 술을 드니 팔황(八荒)이 좁은 것을 알겠구나. 말갈수(靺鞨水) 물가에는 산 겹겹이요, 요양성(遼陽城) 아래에는 길 망망하네. 밤 깊은 데 역려(逆旅)에서 잠 못 이루는데, 한 곡 어가(漁歌) 소리는 짧고 길구나
(신증동국여지승람 평안도 의주목 누정 의순관)

정몽주(1337~1392) 1360년 문과에 급제하였다. 
외교관으로 사행길에 있는 정몽주는 여관에 머물며 바라보는 경치를 읊고 있다. 말갈수가 요양성 근처에 있다는 것을 말한다. 城이 붙어있으니, 요양행성이나 요양로가 아닌 요양성 자체를 가리킴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요양시 근처에 말갈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말갈수와 요양성이 어느 나라의 영토인지, 그리고 말갈수는 어떤 강인지 나와있지 않다. 다음 시에서 이에 대한 답을 준다.

2.
<정몽주의 시>
의주는 우리나라 문호(門戶)이어서, 예로부터 중요한 관방(關防)이네. 장성(長城)은 어느 해에 쌓았는가, 꾸불꾸불 산 언덕을 따랐네. 넓고 넓은 말갈수(靺鞨水)가 서쪽으로 흘러 봉강(封疆)을 경계지었네. 내가 벌써 천 리를 떠나왔는데, 여기 와서 이렇게 머뭇거리네. 내일 아침 강 건너 떠나가면, 학야(鶴野)에는 하늘이 망망하리라.
(신증동국여지승람 평안도 의주목 산천 압록강)

고려시대 말기에 의주와 말갈수가 고려의 영토였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학야(요하 근처 지명)는 어느 땅 영토인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말갈수 근처에 요양성이 있었다는 기록과 덧붙여보면, 고려의 영토는 현재 요양시 근처에 있었던 것을 말해 준다.
그리고 말갈수는 어느 강을 뜻하는지 주제를 넘어가겠다.
말갈수가 서쪽으로 흘러 영토를 경계지었다는 표현이 나온다. 옛 기록에는 압록강이 말갈의 백산에서 발원한다는 것과 고려는 서쪽으로 압록강을 경계로 한다는 것이 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말갈수가 압록강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말갈수는 압록강이고, 요양성 근처에 있었던 요하의 한 지류였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3.
<유정현의 시>
긴 강은 발해(渤澥)에 닿았고, 평평한 들은 요양(遼陽)에 잇닿았다.
長江連渤澥 平野接遼陽
(신증동국여지승람 평안도 용천군 형승)

유정현(1355~1426) 고려말에 관직을 시작, 고려가 망하자 관직을 몰수당했으나, 이후 복권되어 영의정에 올랐다. 용천은 고려 용만부에 속해있었다. 용만은 의주인데, 당시 의주가 발해, 요양과 접해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요양이 요양행성인지 요양로인지 요양성인지 모르나, 평야가 요양에 접했다는 것으로 보아 요양로 또는 요양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의주 너머는 해발 1000m가 넘는 산맥을 지나 요양이 있으므로, 현재의 의주가 아니다. 요양성 또는 요양로 근처에 의주가 있었다고 합리적으로 해석된다.

시의 구절을 생략하지 않았고, 전문을 실었다. 아마 원본 시에서는 더 긴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만들면서 몇 번 수정을 거쳤는데, 어떤 기준인지는 모른다. 원본 내용이 1530년대 조선시대 지리와 안맞았기 때문에 잘려나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4.
<강회백의 시>
(생략)....... 하늘은 학야에 닿으니 바람 쓸쓸하고, 땅은 용만에 닿으니 길이 아득히 멀다, 나라 떠나 몸 점점 늙어감도 잊는다. .......(생략)
天低鶴野風蕭索 地盡龍灣路渺茫 去國不知身漸老
(신증동국여지승람 평안도 의주목 제영)

강회백(1357~1402) 1376년에 문과에 급제.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1385년, 1388년에 지은시로 추정된다.
사신으로 가는 길에 용만에 머물고 있다. 하늘은 학야 땅에 가까워서, 북풍 찬 바람이 불고, 땅은 용만에 다달았는데, 사행길이 아직 망막히 남았음을 말한다. 용만에서 바라보니 먼 들판 너머로 길이 길게 뻗어있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학야라는 지역의 하늘을 바라보며 바람을 맞으며 느낀 것들을 말한다. 당시의 용만현에서 학야를 바라보고 시를 지었으니, 용만현과 학야는 접경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용만은 의주를 뜻하고, 학야는 요하 근처 땅 지명이다.

5.
<이색의 기문>
향산(香山)은 압록강 남쪽 기슭, 평양부(平壤府)의 북쪽에 있어 요양(遼陽)과 경계하고 있으니 산의 크기가 비길 것이 없으며 장백산에서 갈라진 것이다. 그곳에 향나무와 사철나무가 많으며, 선불(仙佛)의 옛 자취가 남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평안도 영변대도호부 산천 묘향산)

이색(1328~1396) 1353년에 문과에 급제. 당시 고려와 원나라에서 관직에 올랐다.

이에 따르면 고려시대 말에 요양과 향산은 근처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고려시대 말기 영토의 위치는 (압록강 - 향산 - 평양부) 순서이다. 압록강이 제일 북쪽이고 평양부가 제일 남쪽이다. 그런데 요양과 향산이 접경하고 있었다고 한다. 요양도 마찬가지로 (압록강 - 요양 - 평양부) 순서가 된다. 요양은 압록강의 남쪽, 평양부의 북쪽에 위치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지명과 안맞는다. 현재는 (요양시 - 압록강 - 묘향산 - 평양시) 순서이다.
요양시와 묘향산은 절대 접경할 수가 없다. 가운데에 압록강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묘향산 북쪽에 적유령산맥, 그 북쪽에 강남산맥, 그 북쪽에 압록강에 있으므로, 묘향산 북쪽의 다른 산과 접경을 하면 했지 묘향산과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고려시대 말기에 향산은 현재의 압록강 북쪽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고려 말기 압록강은 현재의 요양시 북쪽에 있었던 것도 알게 된다.

마지막으로 향산이 장백산에서 갈라졌다는 기록, 그러니까 장백산의 지맥이었다는 표현이 있다. 이는 고려 말기 향산이 현재 압록강의 북쪽에 있었다는 것을 뒷받침해준다.

왜냐하면 이색의 다른 시에 장백산이 요해에 걸터앉아있다는 기록이나, 장백산과 혼동강을 같이 다룬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경북도 경성시 백산도 아니고, 현재의 백두산도 아닌 만주 지역에 있었던 장백산임을 알 수 있다.
덧붙여서 장백산을 길림합달령 부근에 있었던 것으로 비정한 일부 사학계 학자들과 재야사학계의 의견을 따라도 장백산은 만주지역에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향산은 이 장백산의 지맥인데, 다른 시에서 향산이 만주 지역에 있었음을 뒷받침해준다. 이에 대해서 더 논하면 글이 길어지므로 다음 기회로 미루겠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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