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1980년대로 가보자. 당시 미국 백악관에서는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었는가. 그것은 바로 두개의 전쟁에 관한 논의였다. 미국이 두개의 전쟁에서 승리할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었던것이다.
두개의 전선이란 다름아닌 EU와 러시아를 일컫는것이었다. 경제측면에서 EU를 짓밟아버리고,패권측면에서 러시아와의 군비전쟁에서 승리할수 있겠는가가 쟁점이었던것이다. 고심끝에 미국이 빼든 두개의 칼은 바로 "신자유주의와 군비출혈"이었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감세다. 이것의 지속은 필연적으로 재정악화,복지축소,민영화,산업불안정등을 가져오게 되어있다. 그속에서 스테그플레이션의 본질인 석유시장을 장악하기위해 그리고 한편으로 러시아를 치기 위해 무한대의 군비팽창정책을 펼쳤다. 그 결과는 다 아는대로 중동장악과 러시아의 붕괴였다.
미국이 팔 다리(재정적자와 경상적자의 쌍둥이적자 심화및 강달러로 인한 산업공동화)를 내주고 얻은것은 중동에 대한 패권공고화및 러시아격퇴로 인한 시장자본주의체제의 승리였던것이다. 한편 유럽은 미국패권에 대항하기 위해 이후 EU통합(1999년)으로까지 나아갔지만 현재 해체위기를 겪고 있다. 이 역시도 1980년 당시 백악관에서 예측내려진 미국의 계산과 일치하는것이다.
미국은 유럽이 뭉치는것을 원치 않으며,러시아 따위가 공산주의로 까부는것을 원치 않으며,일본따위가 승승장구하는것을 원치않으며,감히 중국 따위가 미국패권을 위협하는것을 원치 않는다.
그런데 현재 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은 틀릴것이라 착각하고 있다. 중국이 조만간 미국경제를 제칠것이라는 예상은 기본에 그 과정에서 미국패권은 저물것이며 마지막에 가서는 미국은 몰락할것이라는것이다.
경제에 대해서 무지하기 때문에 나오는 단견이다. 정치에 대해서는 아예 까막눈 수준이다. 국제역학이라는것이 그리 간단한 것이 결코 아니다. 경제를 내리까는 것이 정치고,그 모든 정치가 모여 돌아가는것이 바로 국제문제다. 국제문제는 모 아니면 도며 결코 쉬운 전개를 허용하지 않는다.
최근 2~30년간 미국은 EU,러시아,일본을 쳐냈다. 어떻게 쳐냈는가. EU는 신자유주의로 쳐냈다. 일단 신자유주의로 내달리기 시작하면 그걸 가장 잘하는 나라가 승리한다. 사람들이 신자유주의에 대해 부정적인데,거기서 주의할 점은 신자유주의가 싫다고 그것이 우스운것이 되는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자가 싫다고 사자의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는것과 마찬가지다.
그럼 그 물줄기를 되돌릴수 있나. 없다. 신자유주의는 말그대로 그속에 자유주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주의는 인간이 가장 거부하기 어려운 본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이겨내는 길은 오직 자유주의를 가장 잘 구현해내는것뿐이다. 그 핵심이 바로 민주주의다.
민주주의가 절정으로 치닫게 되면 반드시 진보복지국가가 도래하게 되어있다. 그럼 반대는 무엇일까. 빈부격차악화다. 부정부패,부동산버블 그리고 빈부격차악화인것이다. 그렇게 빈부격차가 악화되면 무엇이 오나. 공황이 온다.
공황이 뭔데? 이윤의 감소다. 이윤의 감소가 뭔데? 지속성장의 정지다. 지속성장의 정지가 뭔데. 경제추락이다. 경제가 추락하면 뭐가 오는데. 정치위기가 온다. 다민족 국가에서 정치위기란 국가분열. 국가분열은 국가해체. 국가해체는 경제멸망으로 결말날수 밖에는 없는것이다.
현재 중국이 목도하고있는 경제위기,정치위기는 단순한 경제발전과정에서의 진통이 아니다. 흔히 3천달러,1만달러,2만달러수준에서 고비를 맞으며 그 고비는 그럭저럭 넘어갈수도 있는거라고들 생각하는데 그것은 착각을 넘어 환각에 불과하다.
중국의 위기는 경기순환의 위기,경제체질개편의 위기가 아니라 종말적 위기다. 부정부패,부동산버블,빈부격차악화수준이 경제멸망,국가해체 수준의 혁명이 아니고서는 풀수없는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버블은 국민의 상당수를 태워내고 도약하며 이뤄낸것이 아니라 특권층 0.4%만을 태운채 도약해낸것이란 소리다.
이걸 전적으로 미국이 계획해 유도해낸 것인가. 답은 그럴수도 아닐수도 있다는것이다. 왜냐하면 중국의 계산은 애시당초부터 전적으로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는 애시당초부터 결합불가다. 공산주의로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결코 극복해낼수 없으며 조금도 극복해낼수없다. 장하준같은 이들은 인도처럼 민주주의 한다고 깝치다가 경제발전속도에서 허우적대느니 중국식발전이 차라리 낫다고도 한다.
천만의 말이다. 중국에 도약은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횡보속에서의 끝없는 혼란뿐일것이다. 현재 중국이 국내분열을 수습할수 있는 길은 민주주의 도입,획기적인 빈부격차 완화책시행뿐이다. 그속에서 다민족의 불만을 용광로처럼 녹여내지 않는 이상 해결책은 없는것이다. 과연 중국지도부가 그런 선택을 할수 있을까.
그 말은 자본가에게 이윤을 포기하란 말과 같다. 사유재산을 포기하란 말과 같다. 나의 이익을 접고 사회의 이익을 위해 살란 말과도 같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자본주의적타락에 찌든 "소위 자칭 공산주의자들"인 그들에게서 그런 공생의 일말조차 찾을수 없다.
시장자유주의의 가장 효율적인 모습으로 치닫기도 싫고,공산주의의 핵심양식을 구현하기도 싫은것이다. 자,무슨말인지 알겠는가? 현재의 중국은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이 아니라 자유주의의 가장 암적 모습인 파시즘과 자본주의의 가장 암적 모습인 부패타락의 참상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지구상에서 소멸되어야할 쓰레기국가에 불과한것이다.
그속에서 "공황"을 맞이하고 있는것이다. 공황이 뭐라고? 끝물에 달한 버블,극한에 달한 빈부격차,그리고 통제불능의 부정부패. 그속에서 할수있는건 뭐? 국민적고통이 계속 하늘의 눈물 수준으로 치닫던가. 아니면 시민혁명의 빈발로 국가멸망의 수순으로 치닫을수밖에는 없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