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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05 09:46
[한국사] 대구(大丘)의 지명유래에서 구(丘)와 구(句)의 성격 연구
 글쓴이 : 감방친구
조회 : 2,086  

역사적으로 대구의 본래 이름은 사서에 다음과 같이 적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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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벌(達伐)/삼국사기
달벌성(達伐城)/삼국사기
다벌국(多伐國)/삼국사기
달구벌(達句伐)/삼국사기
달구화현(達句火縣)/삼국사기
달불성(達弗城)/신증동국여지승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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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름으로 적히고 불린 이 고을이 오늘의 이름을 갖게 된 때는
많은 순우리말 고을이름이 개칭된 신라 경덕왕 때이다.

삼국사기(제34권 잡지 제3 신라 양주 편)에 따르면 서기 757년(신라 경덕왕 16년)에 달구화현(達句火縣)을 대구현(大丘縣)으로 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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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불, 달벌, 다벌, 달구화(달구불) → 대구현(大丘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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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에 이두로 적힌 불/벌/부리/비리 등은 오늘의 우리말 '벌(field, land)'과 같은 말로서
고대에는 땅이라는 뜻 외에 마을, 또는 나라를 뜻하기도 하였는데
그것이 마을을 뜻하는 한자어 현(縣)으로 대체되었다
여기까지는 쉽게 납득이 가는데
문제는 '달/다/달구'가 대(大)로 대체된 맥락과 곡절이다

대(大)의 상고음은 '다(da)'로서
이를 좇으면 달/다/달구 등이 뜻하는 바는 크다(大)인 것으로 보인다
즉 '달/다/달구'가 순우리말로 '크다'는 뜻을 가졌다 볼 수 있는 것이다

고구려의 제1등 관직명으로 대대로(大對盧)가 있어서 얼핏 교차가 성립하는 듯 하다

또한 팔공산 아래 넓은 분지에 자리한 마을의 모습에서 큰(달/다/달구) 벌(땅)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설명이 가능하며 그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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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달/다/달구) → 大(크다) 
땅(벌/불)  → 丘(언덕, 무덤,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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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엄밀히 따져 보면 '달벌/달불/다벌'의 사례(달/다)만 크다(大)에 적용이 가능할 뿐으로
달구벌/달구화의 구(句)는 전혀 설명하지 못 하는 한계를 지닌다

대체 이 '구(句)'는 무엇일까?

달(達)은 우리 역사에서 산(山)을 뜻하는 우리말 '달(기준음)'을 음차표기한 일반적 사례로 등장한다. '달'은 '높다', 또는 '높은 그 무엇'을 가리키고 뜻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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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산군(兎山郡)은 본래 고구려의 오사함달현(烏斯含達縣)/경덕왕(삼국사기)
토산현(土山縣)은 본래 고구려의 식달(息達)/헌덕왕(삼국사기)
난산현(蘭山縣)은 본래 고구려의 석달현(昔達縣)/경덕왕(삼국사기)
청산현(菁山縣)은 본래 고구려의 가지달현(加支達縣)/경덕왕(삼국사기)
송산현(松山縣)은 본래 고구려의 부사달현(夫斯達縣)/경덕왕(삼국사기)

아사달(阿斯達)은 백악산(白岳山)/삼국유사
(# 아사달은 백악, 또는 백산이다. 즉 백악산은 같은 뜻을 기닌 말 악과 산이 중첩된 말이다.)

금미달(今彌達)은 궁홀산(弓忽山), 또는 방홀산(方忽山)/삼국유사
(# 忽은 뜻을 나타내는 心과 소리를 나타내는 勿이 붙어 만들어진 형성자로서 본래 첫소리가 m이었다가 점차 x , 또는 h로 변하였다. 즉 금미와 궁홀은 '검(神, 尊嚴)'을 차자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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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達)은 우리 고대에 산(山)을 뜻하는 우리말을 음차표기할 때에 일반적으로 사용한 한자이므로 달벌(達伐), 달불(達弗), 달구벌(達句伐), 달구화현(達句火縣)의 달(達) 역시 산(山)을 뜻하는 것으로 봄이 합리적이다. 

땅, 고을, 나라 등을 뜻하는 벌/화(불 : 火)을 제하고 보면

달(達) = 달구(達句)
라는 결과값이 나온다

자, 대체 이 '구(句)'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시야를 조금 넓혀보겠다.

다락(樓, loft)

다락은 순우리말로서 중세국어에서도 '다락(1447, 석보상절)'으로 나타난다. 다락은 누각, 또는 집 안에서 방보다 높이 지은 방을 가리킨다. 즉 높다(高)는 뜻에서 높은 공간과 장소로서의 그 무엇을 가리키는 말로 나아간 것인데 산(山)을 뜻하는 옛말 '달'과 같은 뿌리를 둔 말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일본어에서는
악(岳, 嶽), 즉 큰 산(높은 산)을 다케(たけ)라 하여서 산(山)을 뜻하는 우리 옛말 '달'이 건너간 말이 있다.

달 - 다케

자, 정리하여 보면

달(達) = 달구(達句) = 다케(たけ) ≒ 다락

달구의 '구', 다케의 '케', 다락의 '락'에 붙은 'ㄱ'과 'ㅋ'은
ㅎ(/h/)이 여린입천장에 마찰되며 나는 /x/(무성음), 또는 /ɣ/(유성음)에서 비롯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목구멍에서 나온 ㅎ(/h/)은 혀의 뒤쪽이 가볍게 움직이며 여린입천장에 날숨이 마찰될 때에 /x/, 또는 /ɣ/로 변하며 혀의 뒤쪽이 더 깊이 움직여서 마침내 파열될 때에 ㄱ, ㄲ, ㅋ 으로 변한다

그러니까, 이를테면
지금 바로 '달'을 발음해 보라.
엄밀히 관찰하여 보면 '달'의 발음은 'ㄹ'로 끝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달'을 발음하면서 'ㄹ' 발음을 마무리할 때에 혀의 움직임에 따라 목구멍에서 나오는 공기의 기세가 여린입천장(입천장 안쪽)과 혀의 뒤쪽에서 마찰을 일으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보통 끝소리가 'ㄹ'일 때에는 그 말소리가 쉽게 흐르므로(불분명해지므로) 그 흐름을 막아서려 그 끝에 힘을 주게 된다. 서정범은 이런 것을 말음(末音)이라 하였는데 이 말음은 우리가 보통 끝소리를 뜻하는 종성(終聲)과는 다른 개념이다. 

비근한 예로 다음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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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새(鳥)1
돌(아래 아)
→ 도리 
→ 돍(아래 아) → 달기/달구/닭 

② 새(鳥)2
비두리
→ 비둘기 

③ 돌(石)
→ 돌 
→ 돍 → 독
(돓섬 → 돍섬 → 독섬)

④ 햇님&빛
블(>불) - 붉(아래 아)/븕 - 벌겋다/빨갛다/발그레
#불구내(弗矩內 : 붉누리=광명세계) = 혁거세(赫居世)

⑤ 달구다(煉, heat)
(달고다)
→ 달오다 → 달우다 → 달구다

⑥ 달리다(走, run, dash)
달이다(아래 아)
→ 달리다(아래 아)/달니다(아래 아)
→ 달기다/달구다/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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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대구(大丘)는
신라 경덕왕 때에 달구화현(達句火縣)의 이름을 대구현(大丘縣)으로 바꾼 데에서 비롯한 고을 이름이다.

달구화(達句火)는 달구벌(達句伐)을 달리 적은 것이다.

대구현(大丘縣)의
현(縣)은 벌(伐, 火)을, 
대구(大丘)는 달구(達句)를 대체한 것이다.

대구(大丘), 즉 달구(達句)는 
산(山)을 뜻하는 우리말 '달'을 음차표기한 것으로서

'달'을 그대로 적었을 때에는 달(達)로,

'달'의 말음(末音)으로 목구멍소리 ㅎ이 간섭하고, 나아가 여린입천장 마찰음 /x/, 또는 /ɣ/으로, 다시 여린입천장 파열음 /g/, /k/이 간섭하면서 나타난 
'닳 -> 닭 -> ᇘ'을 
적극성을 띠고 표현하고자 하였을 때에는 달구(達句)로 적었다.

달/다/달구 → 大(크다) + 벌/불  → 丘(언덕, 무덤, 마을) = 대구(大丘) X

닳/닭 = 달구(達句) → 대구(大丘) O
벌/불 → 현(縣) O


발음소리 듣기

/h/


/x/


/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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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자 : 감방친구 × 무쿠리(mvkuri)
□ 본인의 독자적 연구이자 견해로서 흥미위주로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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