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伽倻山讀書堂(제가야산독서당)
崔致遠(최치원)
狂噴疊石吼重巒 (광분첩석후중만)
人語難分咫尺間 (인어난분지척간)
常恐是非聲到耳 (상공시비성도이)
故敎流水盡籠山 (고교유수진롱산)
미친 물결 쌓인 돌 묏부리를 울리니
말 소리 지척인데 분간키 어렵구나.
시시비비 따지는 소리 마냥 듣기 싫었는데
일부로 흐르는 물을 시켜 온통 산을 애워쌌네.
이 시는 동문선 제19권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가야산 홍류동 계곡에는 최치원이 이 시를 직접 썼다는 바위가 있는 데 치원대(致遠臺)로 불리고 있다.
오랜 세월과 물결에 지금은 내용이 거의 다 지워지고 광분(狂奔)과 고교(故敎)만 남아 있다 한다.
가야산은 일본에도 있다.
일본 규슈(九州) 북부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그들은 카야산(可也山)이라 부른다.
그들은 옛날에 한국 사람들이 여기 많이 살아서 카야산이라 불렀다고 하고 있으니 우리의 가야산(伽倻山)을 옮긴 것임을 알수 있다.
일본어 사전에는 카라(加羅)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외국인 또는 외제품을 뜻한다고 한다.
일본 사학계는 이를 가야의 옛 이름인 가라(加羅)에서 왔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밖에도 후쿠오까현의 카라(韓良), 카라향(韓良鄕)이나 사가(佐賀)현의 카라츠(唐津), 오카야마(岡山)현의 카야군(賀陽郡) 등이 전부 가야와 관련된 지명이라 할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충남 예산에도 똑같은 이름의 가야산(伽倻山)이 있고 경기도 여주에는 가야리(伽倻里)가 있다.
또한 멀리에는 인도 비하르주에 가야(Gaya)가 있고 아프리카 니제르의 디파주에 가야(Gaya)가 있다.
가야(伽倻)는 기록상에 여러 이름으로 나타나는 데, 가라(加羅), 가락(駕洛), 가락(伽洛), 가야(加耶), 구사(狗邪), 가량(加良) 등 10여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 가라(加羅)와 가야(加耶)가 가장 많이 쓰였고 가라(加羅)는 광개토대왕 비문에 처음으로 나타난다.
가야는 아직까지 어떤 이름이 정확한 것인지 제대로 정립이 안되어 있다.
그렇기에 학자들 마다 그 설(說)이 가지각색이다.
먼저 가야는 순 우리말 거무 또는 검에서 유래 했다는 설이다.
그 의미는 신(神)이나 거북으로 풀이하는데 구지가(龜旨歌)에서 보듯이 가야는 거북을 토템으로 하고 있으니 거북의 옛 발음인 거무와 검을 한자로 표기할 때 신(神)으로 썼다 한다.
그래서 거무의 발음과 비슷하고 거북의 형태와 유사한 가마솥에서 음을 빌려 가마로 불려지다가 감라(가마라)를 거쳐 이두식 표현인 가락(駕洛)으로 바뀌었고 음운이 변천되어 가야로 전해온다는 설이다.
좀 억지 같긴 한데 많이들 따르는 설이다.
다른 하나는 불교의 전파과정에서 인도의 불교성지인 부다가야(Buddhagaya) 근처의 신성한 산인 가야산의 이름이 전해졌다는 설이다.
이 산의 정상부가 소의 머리처럼 생겨서 그 전의 이름은 우두였다 한다.
그런데 불교가 전래된 뒤 범어(梵語)에서 가야는 소를 뜻하고, 가야산은 불교 성지이므로 가야라는 이름으로 정착 되었다고 주장하는 설이다.
한편 조선후기 실학자인 정약용은 가야는 가나(駕那)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는 가야 사람들이 끝이 뾰족한 고깔을 쓰고 다닌데서 유래한 말이고, 이를 중국인들이 변한(弁韓) 또는 변진(弁辰)으로 쓴 것은 그 모습을 형용한 것이라고 하였다.
나중에 한치윤 등 많은 실학자들이 이 견해를 따랐다.
일제강점기의 시인이자 사학자였던 최남선은 가야의 어원이 우리말 겨레(族)와 갈레(支派)에 있으며 만주어의 교로(宗族), 할라(姓, 一族), 몽골어의 갈라(部落), 핀란드-위구르어의 굴라(村), 사모예드어의 가라(村) 등과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였다.
또한 언어학자인 최학근은 가야가 겨레라는 말의 기원이고 그 근원은 알타이 제어(諸語)의 Xala(姓, 一族)에 있으며 그것이 Kala(가라) > Kaya(가야) > Kya+e > Kyore(겨레)로 음운 변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백운의 의견은 가야의 어원은 가라(加羅)에서 찾아야 하며 그 이름은 카라(Kara)였다는 것이다.
일본말은 대부분 우리말이 건너 갔기에 비록 글자는 다르더라도 우리 옛 말이 온전히 남아 있는 경우가 아주 많이 있다.
일본 혼슈(本州)의 나라현(奈良県)은 우리의 나라를 옮긴 말이며, 규슈(九州)의 아소산(阿蘇山)과 아소다로(麻生太郞)의 아소는 모두 우리의 아스를 옮긴 말임을 알수 있다.
그들은 가라(加羅)를 카라로 부르고 있으니 이 역시 우리의 발음이 옮겨간 것이다.
이란의 신화에는 아후라 마즈다가 대홍수 이후 세계를 재건하기 위해 바다에 코케레나라는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그러자 아리안이 만든 바다의 큰 개구리가 이 나무의 뿌리를 뜯어먹어 쓰러뜨리려고 하였다.
아후라 마즈다는 물고기 두 마리로 하여금 이를 지키게 하였는 데, 이 물고기를 Kara Fish라고 하였다.
아후라(Ahura)는 인도에서 아수라(Asura)로 등장한다.
아수라(Asura)는 아스라(Athra, AΘra)에서 왔으며 이는 아스(As)와 라(Ra)의 결합형이다.
이는 아스(朝)를 통하여 창조주 라(羅)의 품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복본(復本)의 염원을 받은 것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