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에 해당되는 용어는 각 국이 자기 편의대로 불러오다가 중원 쪽과 교류를 하면서 호칭을 중원 식에 맞추어 쓰면서 '왕'이 통용된 것임. 그 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선진국이나 큰 나라가 폼나 보이기 때문에 그 쪽 명칭을 준용하게 되는 것임. 그러다가 호칭 인플레가 생기면서 왕이란 용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다양한 왕의 개념이 등장하게 되는 것임.
반면 황제는 수 많은 왕들과 나름 차별화하기 위하여 왕중왕의 개념을 보다 구체화하여 새로 만든게 황제나 천자일 뿐...황제 역시 또 다른 왕의 개념...즉, 최고 수장 개념
영어의 president를 대통령으로 할 것인지, 총통으로 할 것인지, 대원수로 할 것인지는 그 나라의 정치체제를 고려하여 번역하는 것일 뿐이지 실제 그 속성 상 다른게 아님.
예전에 우리의 임금을 뭐로 불렀느냐하고...그러다가 '왕'이라 호칭하는 단계에서 국가수준에 있어 뭐 크게 변화한게 있어서가 아닌 것임. 반면 중원 땅에서 공(公)을 왕으로 호칭변경하는 것이 나름 의미가 있었지만...우리 나라에서는 그런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님. 그냥 중원 애들이랑 교류하면서 그 쪽식 호칭을 쓰면서 굳혀진 것에 불과.
황제나 태왕이나 대왕, 천황...이 모든게 내부적으로는 같은 급...하지만 교류하게 되면서 서열을 메기고자 하면서 책봉체계 속에서 왕의 위치를 규정하게 되는 것일 뿐임. 반면 내부적으로 왕같지 않은 왕이 바로 후왕, 번왕 그리고 우리 나라의 갈문왕이나 왜의 친왕 개념. 그리고 소규모 국가의 왕을 군왕(郡王)이라고도 하는데...이러한 군왕은 추장과 별 다를 것이 없는데....고조선 말기 우리의 열국 들이 이에 해당.
어쨌든 동아시아의 정치체계가 중국식 호칭으로 통일되면서 왕의 호칭 변경이 이루어진 것이고 우리도 그에 따른 것일 뿐임. 우리의 삼국시대까지만 해도 중국식 호칭에 있어 책봉국의 왕에게는 장군의 호칭이 부여되는데...백제 왕이나 왜왕에게 정동대장군, 진동대장군 등이 그 예... 이런 것은 왕이나 후와 같은 봉작 개념과는 또 다른 것
유목민족에게 있어 최고 수장의 명칭은 '칸' 내지 '간'...신라의 김씨 왕조가 흉노계열이라는 주장도 있어서인지는 몰라도...김씨 왕들에 대해 '간'이 들어가는 호칭이 있는데 그게 바로 거서간이나 마립간...여기서 '간'은 '칸'과 같은 음이자 같은 뜻
또한 동아시아 조공체계로 편입되면서 귀족의 호칭도 중국식으로 변하면서 책봉 형식을 취하는데...그 때 쓰인 것이 바로 왕이나 후...밑에 장수는 왕이나 후로 책봉을 요구하고, 자신은 대왕으로 불리는 구조가 백제나 신라가 동일. 하지만 소위 대외적으로 '건원칭제'를 하지 않을 뿐이지...내부적으로 황제처럼 군림...원의 간섭기 이전 고려가 그랬음. 대외적으로는 왕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황제...그래서 황제의 상징인 노랑색을 사용.
백제의 경우는 대왕의 친족을 담로의 수장으로 보내면서 쓴 용어가 후왕...그 대표적인 것이 왜왕. 이 시기 왜왕은 대왕이라고 칭하지 못하고 백제의 후왕...칠지도에 왜왕을 후왕으로 칭하고, 칠지도를 백제의 왕자가 후왕에게 하사하는 구조로서 후왕은 대왕의 아들인 왕자보다 아랫 서열임. 그러다가 백제 말에는 왜왕이 대왕을 칭하면서 약해진 백제와 대응한 위치로 올라서고자 했고, 백제가 망한 이후에는 꼴같지 않게 천황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한 것임.
책봉구조에서는 보통 왕과 후 정도만 요구함. 동아시아에서 백작, 자작, 남작은 실제 책봉 요구에 별로 안 쓰임. 백작에서 남작은 사실 서양식 작위 개념에서 일반적인 것이고... 공(公)역시 서양식 공작(prince, duke) 개념과는 달리 책봉 요청에서는 안 쓰이고 내부적으로 공신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성격이 바뀜.
반면 중국에서 공(公)은 최고의 작위로 춘추전국시대에는 왕에 준하는 위치...이들이 결국 전국시대에 들어가 왕을 칭하게 되는 것임. 반면 우리 나라에서는 공신의 작위로 공을 쓰게 되고, 다른 작위는 안쓰면서...소위 공경대부 체계로 변화. 그런 점에서 '공 > 경 > 대부'는 봉건제의 작위와는 그 성격이 다름
서양의 경우는 백작서부터 독립적인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위치로 보는데 백작이 세운 국가가 백국, 후작이 세운 국가가 후국, 공작이 세운 국가가 공국, 왕이 세운 국가가 왕국인 것임. 백국 중엔느 트리폴리 백국 같은 것이 대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