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현 대한민국은 일본문화에 미쳐서 정체성까지 아리송송한 상태인데 여기에서 깊이 다룰 수 없으므로 각설하고
다음의 기사문을 잘 읽어보라.
https://m.news.naver.com/read.nhn?mode=LSD&sid1=104&oid=001&aid=0010816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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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에세이를 어릴 적 부친과 함께 고양이를 버렸던 에피소드로 시작했다. 이는 에세이의 제목에도 반영돼 있다.
그는 소학교(초등학교) 학생 시절 아버지와 함께 고양이를 버리고 왔는데, 집에 돌아오자 고양이가 왜인지 집에 와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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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인지'
일본어에 빠진 사람들의 언어표현에서 두드러지는 일본식 어투 가운데 하나이다.
이게 언론사가 발행한 기사문에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되었다.
우리말로 올바르게 쓰면
'어찌된 일인지', 또는 '어찌된 영문인지'이다.
なんだか[何だか] 난다카
일본어 난다카가 왜인지로 직역돼 한국어 생태계에서 자주 사용되면서 일어난 한 오염이다.
물론 '왜인지'라는 말 자체는 아예 우리말이 아니라거나 쓸 수 없는 표현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엄밀히 따져보면,
부사어 '왠지'는 바로 이 '왜인지'의 준말로서 하나의 단어로 성립돼 쓰이고 있으므로 오히려 왠지를 왜인지로 도로 환원해 사용하는 것이 억지스럽다.
왠은 '왜, 즉 이유 자체'의 뜻이고
웬은 '어떻게 된'의 뜻으로서 경위를 나타낸다
즉 위 기사문의 해당 문장에서는 '고양이를 분명히 버리고 왔는데 집에 와보니 그 고양이가 집에 먼저 와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 된' 경위에 대한 의문과 더불어 놀란 심정을 강조하기 위해 쓸 말이 들어갈 자리이므로
'왜인지'는 부적절하며
경위를 나타내는 '웬'은 의문문이나 감탄문에 쓰이므로 역시 부적절하니
'어찌된 일인지', 또는 '어찌된 영문인지'라는 말을 써야 옳다.
그러함에도 전혀 부적절한 '왜인지'가 쓰인 것은 이 기사문을 쓴 기자의 언어능력에 일본어가 스며들어 작동한 결과인 것으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
이 기사문을 써서 송고한 기자는 기자로서 자격을 갖춘 자인지 의심스럽고 더 나아가 한국인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