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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낙동강 중류에 위치한 미오사마국(彌烏邪馬國)은 변한 12개국의 하나로 맹주국이었다. 기후가 따뜻하고 토지가 비옥하여 의식이 풍족했으며 사람들은 예절을 알아 남녀 간의 구분이 엄하였고 법속도 엄했다.
미오사마국의 왕자는 부왕 밑에서 작은 부락을 다스렸는데, 직접 논밭을 갈 줄 아는 훌륭한 왕자였다. 꽃 피고 새 우는 춘삼월에 왕자는 황소에 농기구를 싣고 밭으로 나갔다. 피곤하여 잠시 쉬려고 밭두렁에 앉은 왕자의 눈은 스르르 감겼다. 얼마 후 깨어 정신을 차려보니 옆에 매어 둔 소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사방을 헤매어도 소를 찾을 수가 없었다. 멀리 가버린 것이다. 밭이랑을 여러 번 넘어 작은 마을로 들어섰다. 한 노인을 만나 소의 행방을 물으니 어느 큰 집에서 잡아먹었다는 것이다.
왕자가 찾아간 큰 집은 산신제를 지내느라 무당이 굿을 하는 등 야단법석이었다. 왕자가 집 주인에게 잃어버린 소를 찾는다고 하니 주인은 소가 제 발로 우리 집에 왔으므로 신의 뜻대로 제물로 제단에 놓았다고 했다. 어이없어 하는 왕자에게 주인은 신의 뜻을 따라 이 흰 돌을 줄 테니 소 값 대신 가지라고 했다. 왕자는 곡절이 있음을 짐작하고 흰 돌을 받아 집의 침실에 놓아두고 잠들었다.
다음 날이 밝자 왕자는 깜짝 놀랐다. 흰 돌은 간 곳 없고 그 자리에 아름다운 여인이 푸른 비단옷을 입고 미소를 지으며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황홀해 하는 왕자에게 여인은 자신이 전생에 신이었으며, 신령의 지시로 왕자를 모시기 위해 왔다고 했다. 두 사람은 곧 사랑에 빠졌다. 왕자가 부왕을 만나 여인과의 전후사연을 고하니 부왕도 신의 뜻이라며 여인을 태자비로 삼을 뜻을 비쳤다. 왕자가 기뻐하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여인을 찾으니 보이지 않았다. 왕자가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여인의 행방을 물으니 동쪽으로 갔다고 했다. 왕자는 발걸음을 동쪽으로 옮겨 배를 타고 멀리 일본까지 건너갔다. 그 곳 사람들이 왕자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미오사마국, 즉 대가야에서 여인을 찾아 여기까지 왔노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당시 일본까지 건너간 왕자는 이마에 뿔이 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