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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9-03 01:18
[한국사] 새왕조를 거부한 고려 충절들의 최후2 [펌]
 글쓴이 : 가난한서민
조회 : 1,301  

   태조는 고려의 명망 있는 옛 신하들이 새로운 나라를 인정하지 않자 밤새도록 단잠을 이루지 못했다. 태조는 정전에 나가 백관의 조하를 받은 후에 개국공신들을 편전으로 불렀다.
   "널리 고려조정에 벼슬했던 명성 높은 이들을 초안하려 하였으나 그들은 소위 맑은 절개와 고고한 지조를 고집하고 과인 앞에 무릎을 굽혀 도와주기를 거부한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고려의 옛 신하보다 신진기예한 새 선비들을 구해서 국가에서 등용하는 것이 좋겠다.
   과인이 왕위에 오른 후에 아직 과거를 보이지 아니했으니 나라에 과거령을 반포하여 새로운 인재를 뽑는 것이 어떠할지 경들에게 의논하는 방이다."
   정도전이 아뢰었다.
   "국가 전체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불사이군(不事二君)이라는 절개에 얽매어 벼슬을 아니 받는 무리보다 차라리 고려조정에 벼슬하지 아니했던 선비들을 채택해 쓰신다면 명분에 구애됨이 없을 뿐 아니라 좋은 인재를 얻으실 것입니다. 전하께서는 과거령을 속히 내리시옵소서."
   "성교가 지당하십니다."
   개국공신들은 과거를 보게 하라고 일제히 찬성했다. 전하는 곧 정도전에게 분부했다.
   "경은 개국일등공신으로 정당문학의 명예스런 지위를 가진 사람이니 조속히 과거령을 내리고 과제를 생각해두라."
   "삼가 봉행하겠습니다."
   정도전은 어명을 받들었다. 정원에서는 과거 날짜를 정하고 과거 보는 장소는 추동궁으로 정했다. 이번 과장에는 특별히 새 임금이 친림해서 시관들과 함께 장원급제를 뽑기로 했다.

북새선은도. 과거시험 풍경

   추동궁 넓은 뜰에는 차일이 푸른 하늘을 가려서 높이 쳐지고, 선비들이 글을 지을 장소에는 장막이 이곳저곳에 즐비하게 자리 잡아 있었다. 추동궁 전각 앞에는 시관들이 자리 잡고 앉았고, 전각 안에는 새 나라 임금 이성계가 친림해 앉을 옥좌가 놓여 있었다.
   이윽고 글제를 내걸 시간이었다. 시관은 큰 글씨로 과거 글제를 써서 전각 앞에 달아놓았다. 임선미가 선비들을 향하여 말했다.
   "여러분, 선비들이 과거를 보는 것은 당연하오. 그러나 때와 글제를 가릴 줄 알아야 하오. 글을 배운 선비들을 존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리와 행동이 고상하기 때문이오, 그러기에 공자의 말씀에도 행유여력이어든 즉이학문이라 하셨소. 우리는 성현의 글을 배워서 실천하려는 사람들이오. 의롭지 아닌 글은 도저히 지을 수가 없소."
   임학사의 뒤를 이어 조의생이 말했다.
   "과거를 보아서 벼슬을 하려 하는 것은 세상을 바로잡고, 백성을 평안하게 한 번 자기의 포부를 펴보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요, 의롭지 못한 조정에서 구복을 채우고, 의롭지 못한 입신양명을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지 않소. 우리는 포은 선생이나 최영 장군과 같이 몸을 바쳐서 대의에 죽지는 못했을망정, 의가 아닌 사람이 벼슬을 주기 위하여 과거를 뵈는 이 마당에 앉아서 녹록하게 글을 지을 수는 없소. 우리는 이 욕된 과거를 차마 볼 수 없소. 과장에서 물러납시다."
   조의생의 음성은 쨍쨍하게 퍼졌다.
   "옳소이다!"
하는 소리가 과장에서 일어났다. 얼굴이 해사하고, 눈에 정기가 초롱초롱한 선비 한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임학사가 다시 소리친다.
   "몸을 욕되게 해서 벼슬자리에 나가는 것보다, 차라리 행적을 감추어 한평생을 지내는 것이 옳은 사람의 도리라 생각하오. 우리는 욕된 세상을 피하여 만수산 아래 고려 태조의 능침이 있는 산속으로 들어가 바른 도와 의를 지킬 작정이오, 뜻이 있는 분들은 우리 세 사람과 행동을 같이 합시다."
   "좋습니다. 세 분 학사님의 높으신 뜻을 받들어 뒤를 따르겠습니다."
   임선미, 조의생, 맹호성 세 사람은 과지를 찢어버리고 앞을 서서 나갔다. 모든 선비들도 일제히 과지를 찢어버리고 앞을 서서 나갔다. 과장 안에는 글씨 쓰지 아니한 하얀 과지 쪽이 눈 내리듯 펄펄 날렸다.
 
   이때 전각 안에는 새 임금 태조가 찬란한 황금 면류관을 멀리에 쓰고 붉은 곤룡포를 몸에 입은 후에 얼굴에 가득 기쁜 빛을 띠고 옥좌에 단정히 앉아서 옥음을 낭랑하게 측근 신하들에게 내렸다.
   "이번 과거에 장원급제한 선비는 개국 벽두에 뽑힌 사람이니 불착탁용해서 당장에 한림학사를 제수하고 팔도 암행어사를 시키라."
   "성은이 융숭하십니다. 삼가 성지를 받들어 거행하와 새 나라에서 인재를 발탁해 쓰는 모범을 뵈도록 하겠습니다."
 조준이 대답했다.
   태조는 만족한 얼굴로 멀리 과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글제가 내걸렸다. 얼마 아니되어 과장 선비들이 물결 헤지듯 흩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새 나라 임금이 의아스럽게 생각했다.
   "선비들이 흩어지니 웬일이냐? 벌써 글을 다 지었단 말이냐? 과연 나라에 제일가는 수재들만 모였구나!"
   측근 신하인 조준, 정도전, 이방원들이 바라보니 과연 전하의 말씀과 같았다. 선비들이 벌써 헤어지는 것이었다. 조준과 정도전도 어찌된 일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임금의 말씀에 대답을 못하고 있을 때 대제학이 황황히 전각으로 올라 어전에 엎드려 아뢴다.
   "선비들이 과거를 보지 아니하고 그대로 흩어져 갑니다. 모두다 신의 부덕한 소치올시다. 신의 벼슬을 파면시켜 주옵소서."
   옆에 있던 이방원은 화가 불끈 났다.
   "거 무슨 소리요, 먼저는 무슨 마음으로 과거를 보러 왔다가 무슨 마음으로 글을 짓지 아니하고 간단 말요. 그럼 왜 과거를 보러 왔더란 말요? 반드시 까닭이 있을 것이오. 어떤 자가 선동을 해서 과거를 못 보도록 만든 것이 아니겠소?"
   대제학은 벌벌 떨며 대답한다.
   "글쎄, 그것은 모르겠습니다. 좌우간 저의 대제학 벼슬은 면해주시옵소서."
   "과거 글제를 어떻게 냈단 말이냐?"
   태조가 장중한 음성으로 물었다. 대제학이 아뢴다.
   "요지일월이요, 순지건곤이라 했습니다."
   대제학의 아뢰는 말을 듣자 태조의 얼굴빛이 변했다.
   "지나치구나, 과잉충성이로구나!"
   태조는 말씀을 내리자 입을 딱 다물었다. 이방원이 아뢰었다.
   "과거를 보지 말자고 선동한 자가 반드시 있을 것입니다. 이자를 잡아다가 엄하게 치죄해야 하겠습니다."
   "그러하오이다. 정안군의 말씀과 같이 과거를 보지 말자고 선동한자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엄중 처벌해야 하겠습니다."
   새 나라 임금인 태조는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비록 선동자가 있다 하나 글제가 너무나 지나쳤다. 내 덕이 감히 요순의 덕을 따르지 못할 뿐 아니라 이제 겨우 나라를 창업하려는 이시기에 이런 글제를 낸 것은 크나큰 잘못이다. 비록 과거를 보지 말자고 선동한 자가 있다 하더라도 불문에 부치라. 그리고 대제학은 앞으로 이러한 일이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글제를 내게 하라."
   태조는 신하들을 타이른 후에 무료한 쓴웃음을 얼굴에 띠고 자리에서 일어나 대궐로 돌아갔다.
 
   한편 과장에서 물러나 선비들은 추동궁 동편 언덕으로 올랐다. 추동은 속명으로 가랫골이다. 고개를 넘어가면 고려 태조 왕건의 능이 있는 만수산으로 향하는 길목이었다. 선비들은 과장에서 나온 후에 한 사람 두 사람씩 걸어서 가랫골 고개 위 동편 언덕으로 모여들었다. 선비들의 수는 칠십여 명이나 되었다. 태학사 임선미가 말을 꺼냈다.
   "이제 우리는 추하고 혼탁한 세상을 등지고 학문을 전심으로 연구하면서 우리들 후배에게 정의의 행동을 보여줄 때가 왔소이다. 나는 만수산 왕건 태조 능 앞에 공부하는 도장을 만들고 그곳에서 여생을 마칠 작정이오. 나와 행동을 같이할 분은 손을 들어보시오."
   조의생, 맹호성을 위시하여 모든 선비들은 일제히 손을 들었다. 한사람 반대하는 이가 없었다. 선비들의 수를 세어보니 모두 칠십이 명이었다. 임학사는 만족한 표정을 얼굴에 띠고 다시 말했다.
   ", 그럼 우리들은 확실히 고려의 선비고, 새 나라의 선비는 아닙니다. 세상을 등지고 사는 사람들이 선비의 행세를 할 까닭이 없소. 갓을 벗어서 이곳에 걸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어떠하오?"
   "그 말씀 좋소. 우리들은 세상을 등진 포인입니다. 갓이 필요치 아니하오. 임학사의 말씀대로 갓을 이곳 소나무에 걸어놓고 갑시다."
   "그 좋은 말씀이요. 우리들에게 과거를 보라고 강요한 새 나라 대제학더러 보라고 72 개의 갓을 벗어서 걸어놓고 간다면 그들의 등에 찬 땀이 흐르리다. 하하하."
   "좋소! 선비들의 의기가 이같이 무섭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조의생이 일어나 소리친다.
   "자아, 그럼 갓을 일제히 벗읍시다."
   칠십여 명이나 되는 선비들은 일제히 일어났다. 갓은 벗어서, 이곳저곳에 서 있는 소나무 가지에 걸었다. 가랫골 동산 솔밭에는 일흔두 개의 검은 갓이 햇빛에 반사되어 찬란한 빛을 뿜었다. 선비들은 모두 다 상투 바람으로 모여 앉아서 서로들 호협한 웃음을 웃었다. 맹호성이 일어나 발론을 한다.
   "우리들은 죄인이오!"
   큰 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모두 다 눈이 둥그레졌다. 맹호성은 말을 계속했다.
   "임금을 구하지 못했으니 임금의 죄인이고, 나라를 구하지 못했으니 나라의 죄인이고, 의롭지 못한 자를 멸하지 못했으니 정의의 죄인입니다. 우리는 죄인이 쓰는 패랭이를 쓰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어떠하오?"
   "맹학사, 좋은 의견을 말씀하셨소. 우리 그럼 패랭이를 구해서 쓰고 가기로 합시다."
   선비들은 일제히 찬성했다. 저자로 내려가서 패랭이를 제각기 사서 머리에 쓰고 만수산으로 들어갔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모두 다 선비들의 의기에 탄복했다.
   "갸륵한 일이다!"
   "고개 솔밭에 일흔 두 개의 갓이 걸렸구나. 아름다운 행동이다. 이 고개 이름을 쾌관현이라고 해야 하겠다."
   백성들은 이 같이 선비들의 행동을 예찬했다.
 
   임선미, 조의생, 맹호성 이하 칠십여 인은 만수산으로 들어가고 싸리를 베어 동구밖에 울타리를 쳤다. 임선미는 여러 선비들을 모아놓고 의논했다.
   "우리는 이제 추하고 혼탁한 세상과 연을 끊었소. 우리의 모여 있는 도장의 이름을 지어야 하겠소, 무어라 하는 것이 좋을 지 여러분 의견을 말씀해보시오."
   조의생이 대답했다.
   "우리는 의롭지 못한 세상과 연을 끊었으니, '두문동'이라고 하는 것이 어떠하겠소?"
   맹호성 이하 모든 선비들이 손뼉을 치며 찬성했다.
   ", 좋은 이름요, 우리의 깨끗한 이 도장 안에는 의 아닌 추잡한 사람이 들어와 살 수 없는 곳이오. 문을 막고 산다고 '두문동'이라 이름하는 것이 좋겠소."
   선비들은 일제히 찬성했다. 임선미는 젊은 선비를 시켜서 송판을 만들고, 친히 붓을 잡아 큰 글씨로 '두문동'이라 써서 싸리문 위에 현판을 달았다. 임선미는 두문동 현판을 달아놓은 후에 다시 문어귀에 큼직한 채찍 한 개를 걸어놓고 말했다.
   "만약에 우리 총중에 마음이 변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성계 밑에 과거를 보러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채찍을 떼어가지고 나가시오. 이 채찍으로 우리는 두문동의 규약을 정합시다."
   맹호성이 묻는다.
   "지조를 변한 대신으로 한평생 자기 양심에 채찍질을 하란 말씀입니까?"
   ", 그러하오, 맹학사의 해석이 옳소."
   임선미가 대답했다.
   "좋습니다."
   모든 선비들이 또다시 찬성했다.
 
   선비들은 우선 거처할 곳을 마련해야 했다. 만수산 아래 양지바른 평평한 곳을 가려서 터를 잡고, 나무를 베어 집을 지었다. 낮에는 화전을 이룩하여 밭을 갈아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토론하며 시를 지었다. 다시 과거를 보러 새 나라로 가는 사람도 없었다. 송도 안에는 두문동 칠십여 인의 소문이 짜아하게 퍼졌다. 한두 사람도 아니요, 칠십여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한 맘 한 뜻으로 단결이 되어 죽음을 무릅쓰고 불의에 항거하는 선비들의 의기를 탄복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한편 조정에서는 두문동 칠십여 명의 행동이 일일이 보고되었다.
   "과거를 보지 아니하고 떼를 지어 나간 선비들의 수는 칠십여 명이나 됩니다. 그들은 그대로 흩어지지 아니하고 다시 모여서 집단적인 저항행동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무를 베어 집을 짓고, 화전을 일구어 밭을 갈았습니다. 그들은 장구한 계획으로 별유천지의 세상을 꾸미고 있습니다."
   정승 조준은 정보를 맡은 관원을 돌려보낸 후에 곧 빈청회의를 소집했다. 개국공신의 원로격인 배극렴을 위시하여 정당문학 정도전과 과거 글제를 냈던 대제학이며 시관이었던 부제학과 성균관 대사성들이 모였다. 선비들이 갓을 벗어 가랫골 언덕에 걸고 만수산 왕건 태조의 능 앞으로 들어가 두문동을 꾸미고 있다는 말을 듣고, 모두 다 깜짝 놀랐다.
   정당문학 정도전이 발론을 했다.
   "이 일은 중대한 일입니다. 우리들의 의사로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위에 아뢰어서 처결하는 것이 좋겠소."
   여러 사람은 모두 다 찬성했다. 대신들은 승지를 통해서 태조께 뵙기를 청했다. 태조는 곧 대신들을 인견했다. 태조가 모든 신하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난번에 내가 과거령을 내려서 선비들을 뽑으려 한 것은 한편으로는 나라의 인재를 구하고, 한편으로는 민심을 크게 융화시켜 구족하려 함인데 선비들이 응하지 아니하니 실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때 내가 불응한 것은 너그럽게 일을 처결하여 그들로 하여금 반성할 기회를 주려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집단행동을 취해서 두문동을 만들어놓고 나라에 무언의 반항을 한다는 일은 단연코 용서할 수 없다!"
   정승 배극렴, 조준 이하 모든 신하들은 고개를 숙여 임금 태조의 말씀을 들었다. 태조는 다시 말을 계속 하였다.
   "나라의 선비는 국민을 지도하는 사표들이다. 한 사람도 아니고, 칠십여 명이나 되는 정수분자들이 한 곳에 단결하여 조정을 멸시한다는 일은, 나라의 교화와 정치에 미치는 영항이 클 것이다. 정승 이하 여러 대신들은 깊이 생각하여, 유감이 없도록 잘 처리하라."
   임금 이성계는 엄숙한 얼굴로 분부를 내렸다. 정승 조준이 사뢴다.
   "성상의 하교는 지당하십니다. 선비는 국민의 사상을 좌우하는 정수분자올시다. 이들의 행동은 국민의 교화와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큽니다. 한 사람의 행동도 정치와 국민에게 주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는데, 황차 칠십여 인의 선비들이 일치단결되어 반항하는 행동을 취한다면 국민사상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합니다. 이들의 행동을 억제해야 합니다."
   옆에 시립해 있는 이방원이 목소리를 가다듬어 아뢴다.
   "전하께옵서 지난번 과거 때 주모자를 찾지 말라는 너그러운 분부를 내리시니, 그대로 방임해 두었습니다마는, 이번에는 단호한 처치를 취하지 아니하면 안됩니다. 조선 천지가 모두 다 전하의 땅이요 억조창생이 모두 다 전하의 백성이올시다. 저자들이 발을 딛고 있는 두문동도 역시 전하의 땅이옵니다. 두문동에 또 하나의 왕국을 건설하려는 저자들의 행동을 그대로 내버려둘 수 없습니다. 이 자들은 곧 반도올시다. 군사를 풀어서 모조리 반도들을 무찔러버려서, 다시는 딴마음을 먹는 선비들이 없도록 하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합니다."
   이방원은 선비들을 모조리 처치해버리자고 주장했다. 태조는 눈을 감고 이방원의 아뢰는 말을 듣고 있다가 눈을 떠서 정승 조준에게 하문했다.
   "군사를 풀어서 선비들을 무력으로 무찔러 죽이는 것보다 칠십 여명의 선비들이 뿔뿔이 헤어져 달아나도록 하는 것이 어떠한가?"
   "어떠한 방법으로 칠십여 명의 선비들을 흩어지게 할지, 소신 머리가 아둔해서 얼른 생각이 나지 아니합니다."
   "두문동에 불을 질러 선비들을 쫓아버리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선비들을 흩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병법에 있는 화공법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시끄럽지 아니해서 좋을 것이다."
   이방원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했다. 단번에 군사를 풀어서 무찔려버리는 것이 상책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부왕의 명령을 어길 수는 없었다. 잠자코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모든 대신들은 일제히 임금의 영을 받들었다.
   "분부대로 거행하겠습니다."
   조준 이하 대신들은 어전에서 물러났다.
 
   삼군부의 천여 명의 군사들이 동원되고 조정은 삼군부 지휘사에게 영을 내렸다.
   "과거를 거부한 선비들 칠십여 명이 만수산 속에 두문동이란 것을 이룩하고 집단생활을 하면서 새 나라에 대하여 정신적으로 반항하고 있다 한다. 두문동에 불을 질러서 선비들이 흩어져 달아나게 하라."
   삼군부 영관은 군사를 거느리고 만수산으로 향했다. 만수산에는 푸른 나무가 길길이 윤기를 뿜어 우거져 있었다. 영관은 군사들에게 영을 내렸다.
   "너희들은 먼저 솔가지를 베어 홰를 묶어라. 한 사람에 홰 한 자루씩 묶어야 한다."
   천여 명 군사들은 일제히 솔가지를 베어 홰를 묶었다. 홰는 삽시간에 천여 자루가 되었다. 영관은 다시 분부를 내렸다.
   "삼군부에서 나올 때 가지고 나온 쇠기름 통이 여러 개 있다. 홰를 쇠기름 통에 담갔다가 꺼내라."
   군사들은 명령대로 쇠기름 통에 홰를 담갔다. 홰마다 흠뻑 기름을 먹였다.
  영관은 다시 영을 내렸다.
   "홰에다 제각기 불을 달여라!"
   군사들은 일제히 홰에 불을 붙였다. 기름먹은 솔가지는 이글이글 끓으며 불이 붙었다. 천여 개 횃불은 휘황찬란 불을 뿜어 기운차게 타올랐다. 영관은 또다시 영을 내렸다.
   "두문동 동구 앞에 있는 나뭇가지마다 모조리 불을 질러라!"
   군사들은 횃불을 들어 두문동 어귀에 있는 나뭇가지마다 불을 질렀다. 기름먹은 횃불은 일제히 동구 앞에 서 있는 수천수만 개의 나뭇가지로 옮겨 붙었다. 동구에는 연기가 자욱하면서 화광이 충천했다. 맹렬한 불길은 바람을 받아 두문동을 휩싸 안았다. 이때, 두문동 안에서 밭을 갈고 글을 읽고 있던 선비들은 화광이 충천하면서 연기가 자욱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자 깜짝 놀랐다.
   "불이 났소! 군사들 천여 명이 쏟아져 나와서 나무에 불을 지르고 있소!"
   "군사들이 나무에 불을 지르다니?"
   두문동 안에 있던 선비들을 깜짝 놀랐다.
   "불을 지르다니 무슨 소린가. 우리들을 함빡 태워 죽일 작정인가?"
   "나쁜 놈들, 사람을 생화장을 시키려 하느냐!"
   선비들은 분함을 참을 수 없었다. 고함치며 뛰어나왔다. 멀리 동구 밖에서는 불길이 더한층 맹렬하게 퍼졌다. 칠십이 명의 선비들은 그대로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일제히 몽둥이와 짝지를 들고 나섰다. 퍼져 들어오는 불붙는 잔디와 나무를 두드려서 불을 끄려 했다. 그러나 풍세는 더욱 사납고 불길은 더한층 맹렬했다. 불길은 널름거리며 마침내 칠십여 명이 살고 있는 두문동 집들을 삼켜버리기 시작했다. 묵묵히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고 있던 두문동의 지도자 임선미는 모든 선비들을 향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
   "이씨 왕조는 우리들의 집단생활을 해산시키기 위하여 불을 지른 것이다. 야비한 수단이다. 분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여러 동지들은 귀중한 생명을 불꾸러미 속에 던져 죽어버릴 까닭은 없다. 집으로 돌아가 처자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빨리 몸을 피하여 사지에서 벗어나시오."
   선비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임선미한테 묻는다.
   "임학사는 어찌하실 작정이오?"
   임선미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나는 더 깊은 산속으로 불길을 피하여 들어가겠소. 불길이 아무리 사납다 하나, 고려 천지를 다 삼켜버리지는 못할 것이오. 악의 화염이 아무리 맹렬하다 하나 고국강산을 다 초토로 화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오."
   임선미는 결연히 굳은 마음을 표시했다. 임선미의 대답을 듣자, 도 한 사람의 선비가 조의생한테 묻는다.
   "조선생은 어찌하시겠소?"
   "나도 임학사의 뜻과 같소. 저들이 불을 질렀다 해서 마음이 꺾여질 내가 아니오. 우리들을 죽이기 위하여 삼천리강산을 다 태워버리지는 못할 것이오. 백두산 천지까지라도 가겠소!"
   조의생의 기걸찬 대답을 듣자, 또 한 사람의 선비가 맹호성에게 물었다.
   "맹학사는 어찌하시렵니까?"
   맹호성이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임학사와 조학사와 행동을 함께 하겠소. 사람이 뜻을 한 번 정한 이상 죽는 것이 무서워서 뜻을 바꿀 수가 있겠소. 우리가 두문동으로 들어올 때 이미 죽기를 각오하고 들어왔던 것이오. 까닭 없이 불에 타죽을 것은 없지만, 몸을 피해서 나의 굳은 지조는 변치 않고 지킬 작정이오."
   세 사람의 지도자들은 불바다 속에서 마음을 고치지 아니할 것을 결연히 표시했다 벌겋게 타들어오는 화광은 세 사람 지도자의 얼굴에 비쳤다. 선비들은 일제히 큰 소리로 외쳤다.
   "우리들도 일제히 세 분 학사와 행동을 같이하겠소! 우리라고 처음 맹세했던 굳은 뜻을 저버릴 수가 있소. 세 분을 따라가겠소!"
   두문동에 자리를 잡았던 일흔두 명 선비들은 패랭이를 쓰고 짝지를 손에 든 후에 괴나리봇짐을 어깨에 메고 불길을 피하여 산마루로 기어올랐다.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려는 것이다. 칠십여인의 두문동 선비들이 만수산 최고봉에 올라 굽어보니 전에 있던 두문동은 한 줌 재가 되고 주위는 더한층 불이 퍼져서 불바다로 화했다. 타오르는 불길은 백 리에 퍼져서 이제는 산화가 되어버렸다.
 
   군사를 거느리고 나가서 불을 지른 영관은 선비들의 달아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두문동 칠십이인이 살고 있던 초가집들이 모조리 불더미 속에 들어서 앙상하게 재로 변했건만 칠십여 명 선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아니했다. 군사들에게 물었다.
   "두문동 초옥들이 다 타버렸는데 뛰어나오는 선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아니하니 어찌된 셈이냐? 독한 자들이다. 모두 다 타죽은 것이 아니냐?"
   "글쎄올시다. 행적이 없습니다."
   군사들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영관은 군사들을 거느리고 불이 꺼진 두문동으로 들어갔다. 잿더미 속에서 선비들의 시체라도 찾아보려 했다. 그러나 헛일이었다. 영관은 불이 꺼진 후에 군사를 거느리고 만수산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 만수산 높고 높은 산꼭대기에는 커다란 굴이 있고, 굴 앞에는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있었다. 군사 한 사람이 소리쳤다.
   "여기 사람이 드나든 흔적이 있습니다!"
   영관은 군사의 소리치는 음성을 듣고 급히 굴 앞에 당도해 보았다. 과연 사람들이 드나든 발자취가 있었다. 영관은 군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횃불을 들고 들어가 비추어보아라. 만약 굴속에 두문동에서 나온 칠십여 명 선비들이 있거든 모조리 끌고 나오너라."
   군사들은 홰에 불을 붙여 들고 한 명, 두 명 굴속으로 줄을 지어 기어 들어갔다. 이때, 두문동 칠십여 인은 만수산 꼭대기에 불을 피해 올랐다가 산마루에 커다란 굴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늘이 준 좋은 피신처라 생각했는데 굴속으로 횃불을 들고 들어오는 군사들을 보자, 모두가 놀랐다. 자기들을 해치러 굴속까지 쫓아드는 것을 보자, 격분한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놈들, 어디로 들어오느냐!"
   일제히 고함을 지르며 기어들어오는 군사들에게 돌을 던졌다. 횃불을 들고 한 사람 두 사람 기어 들어오던 군사들은 머리가 터지고 얼굴이 깨어졌다. '에쿠' 소리를 치면서 굴 밖으로 쫓겨 달아났다. 군사들은 들어오는 족족 '으악' 소리를 지르며 머리가 터지면서 굴 밖으로 기어 달아났다.
   칠십여 명의 선비들을 기운이 와짝 솟구쳤다. 제각기 손에 돌을 들고 쫓겨나가는 군사들의 뒤를 따라 굴 밖으로 쫓아나갔다. 선비들은 일제히 고함을 지르며 머리가 터지고 얼굴이 깨져 달아나는 군사들을 향하여 돌을 던졌다. 머리가 터지고 얼굴이 깨어진 군사들은 겁이 나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산비탈로 쫓겨 내려갔다. 선비들은 쫓겨가는 군사들을 보자 기세가 백 곱절이나 솟구쳤다. 쫓겨 다니는 군사들을 향하여 고함치며 돌을 던져 돌격했다. 돌덩이는 비오듯 쏟아졌다. 군사들은 당해낼 도리가 없었다. 쓰러지고 자빠지면서 벼랑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군사를 거느리고 왔던 영관은 일이 급했다. 활에 살을 메겼다. 칠십이 명의 선비들을 향하여 활을 쏘기 시작했다. 앞에 서 있던 선비들이 한 사람, 두 사람 살에 맞고 쓰러졌다. 칠십여 인의 영수 임선미는 쓰러지는 동지를 보자 분함을 참을 수 없었다. 급히 앞으로 나갔다. 영관은 고려 때 벼슬했던 낯익은 자였다. 격한 말로 영관을 꾸짖었다.
   "이 역적놈아, 너도 글자나 배운 놈이 선비들을 이다지 구박하는냐. 우리 두문동 칠십여 인이 무슨 부족한 일을 너에게 했기에 두문동에 불을 지르고 여기까지 쫓아와서 절개 높은 선비들을 쏘아 죽이느냐. 너도 이놈. '충신은 불사이군'이란 글을 배운 놈으로, 이같은 가혹한 짓을 우리 선비들에게 감행하느냐. 만고에 죄인이 될 놈이다."
   임학사는 추상같이 영관을 꾸짖었다. 영관은 임선미를 향하여 마상에서 외쳤다.
   "선비들은 돌을 던지지 말라. 나도 활쏘기를 중지하리라."
   임선미는 선비들을 돌아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아까는 군사들이 굴속으로 들어와서 우리를 헤치려 하므로 정당방위로 돌을 던졌지만, 이제 영관이 활을 아니 쏘겠다 하니 돌을 던지지 말고 하회를 기다리시오."
   선비들은 임학사의 말을 듣고 돌 던지던 것을 일제히 중지했다. 영관은 칼을 집고 말에서 내렸다. 임선미는 씩씩한 얼굴로 다시 영관을 꾸짖었다.
   "그대들은 어찌해서 세상을 등지고 사는 우리들을 이다지 박해하느냐?"
   임학사는 분함을 이길 수 없었다. 눈에 불이 펄펄 일었다. 영관은 부드러운 얼굴빛을 지어 말한다.
   "그대들은 그만 노여움을 풀고 과거에 응해서 성군을 도와 입신양명하는 것이 어떠하오."
   임선미는 영관이 말한 '성군'한 마디에 분노가 화산 터지듯 했다. 버럭 큰 소리로 영관을 꾸짖었다.
   "무어야, 성군을 도와서 입신양명을 하라고? 그래, 너는 이신벌군한 자를 성군이라 하느냐. 너 같은 지조 없는 놈은 말할 자격이 없다. 더럽다, 물러가거라! 너도 일찍이 고려조정에서 녹을 먹던 놈이 아니냐."
   임선미는 영관의 얼굴에 침을 탁 뱉었다. 영관은 기막힌 모욕을 당했다. 노한 감정이 불덩이같이 치솟았다. 짚었던 칼집에서 칼을 뽑았다. 임학사의 목을 후려쳤다. 능상고절의 임선미의 목은 무심한 영관의 칼을 받아 흰 무지개를 뿜으며 땅에 떨어졌다. 이 모양을 바라본 조의생은 분노의 피가 왈칵 온몸에 솟구쳤다. 머리털이 빳빳이 곤두섰다. 눈에 핏줄이 벌겋게 어렸다.
   "이놈, 개보다도 못한 놈아, 개는 그래도 주인은 알아본다. 그러나 너는 주인을 몰라보는 더러운 놈이다. 네 어찌 깨끗한 선비를 죽이느냐."
   크게 꾸짖으며 영관의 뺨을 갈겼다. 영관은 약이 바싹 올랐다. 칼을 번쩍 들어 조의생을 찔렀다. 조의생은 영관의 칼을 맞고 땅에 쓰러졌다. 조의생의 죽는 것을 보자 맹호성 이하 칠십인의 유생들은 분함을 참을 길 없었다. 맨손 빈주먹으로 영관에게 달려들었다. 목이 터지도록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더러운 놈아, 우리들을 모조리 죽여라."
   선비들은 일제히 목을 내밀었다.
   "이자들을 모조리 죽여라."
   피를 본 영관은 미친 듯 고함쳤다. 불을 지르러 나왔던 천여 명의 군사들은 일제히 선비들의 목을 풀 베듯 했다. 이같이 해서 두문동 72인의 고려 때 선비들은 백옥 같은 절개를 지켜서 고려의 최후를 장식했다 

두문동 비각. 1751년 영조...........................................................................................................................................두문동 72인 이야기는 조선 말인 영조 때 지어졌다. 고려 왕조가 망하면서 두문동에 들어갔다는 72인 중에는 이미 그 전에 죽은 자도 여럿 있었고, 또 조선 조정에서 벼슬한 자도 여럿 있어서 두문동 전설은 반은 사실이고 반은 사실이 아니다.......................

   삼군부 군사를 거느리고 두문동으로 나갔던 영관은 백만 대병의 적군이나 무찌른 듯, 의기양양해서 군사를 거느리고 송도로 돌아왔다. 곧 삼군부 도통사에게 전말을 고했다. 도통사는 깜짝 놀랐다. 태조의 명령은 두문동 선비들한테 불을 질러서 쫓으라 했지. 흩어져 달아난 사람들을 죽이라 한 것은 아니다. 사실대로 아뢰기가 어려웠다. 곧 이방원과 정도전을 청하여 의논했다.
   "왕상전하께서 두문동 선비들에게 불을 질러 쫓으라 하셨는데, 영관은 만수산 마루 굴속에 피신한 선비들과 편싸움을 하다가 모조리 죽였다 하니 어찌하면 좋습니까?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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