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동아시아 게시판
 
작성일 : 18-06-03 10:25
[중국] 쑨원에게 도전한 광동상단의 단장, 첸렌보 1
 글쓴이 : 히스토리2
조회 : 1,067  

무장세력을 가졌던 광동상단의 단장, 첸렌보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상업항이다. 돈을 만지다 보니 상인들의 영향력이 막강했다.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다. 광둥 상인들은 해외 화교들과도 천 갈래 만 갈래 얽혀 있었다. 동향 출신 혁명가 쑨원(孫文·손문)의 혁명자금도 아끼지 않고 지원했다.  

1.jpg



상업이 발달한 지역의 주민들은 행동이나 사고가 다른 지역과 판이하다. 광저우의 시민계층도 현대화 과정에서 무시 못할 작용을 했다. 청나라 말기, 입헌운동 제창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상회, 상단, 공안유지회 같은 조직들이 우후죽순으로 간판을 내걸었다. 1911년 신해혁명이 발발하자 광둥 상인들도 상단(商團)을 발족시켰다.   새로운 권력자 위안스카이(袁世凱·원세개)는 혁명세력의 돈줄을 막기 위해 대규모 옥사(獄事)를 일으켰다. 상인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 가뒀다. 전국에 산재해 있던 상인조직들은 제 발로 해체를 선언했다. 그 와중에서도 광둥상단만은 건재했다. 지리적인 이점 외에 성숙한 시민의식과 강한 자생력이 이유였다.   광둥상단 초대 단장은 유명한 비단공장 경영자였다. 돈 버는 재주는 세상 어디 내놔도 부족함이 없었다. 꿍쳐 놓기만 했지 쓸 줄은 몰랐다. 세상을 떠나자 단원이 줄어들었다. 두 번째 단장은 호방한 비단상인이었다. 매사를 원만하게 처리했다. 여자를 너무 밝히는 것 외에는 큰 흠이 없었다. 건강상태는 엉망이었다. 민족 기업가 천치위안(陳啓沅·진계원)의 장남 천렌보(陳廉伯·진렴백)가 후임을 노렸다.         

2.jpg


천렌보는 중국인들에게도 잊혀진 이름이다. 간단한 설명이 필요하다. 중국 방직업과 기계공업의 비조(鼻祖) 천치위안은 영국 여자라면 무조건 좋아했다. 에딘버러대학 졸업한 예쁜 영국인 첩이 잘 생긴 아들을 순산했다. 본부인은 자식이 없었다. 남편과 영국 여인 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를 친자식처럼 귀여워했다. 이름도 렌보(廉伯·렴백)라고 직접 지어 줬다.   천렌보는 어릴 때부터 미국 초대 대통령 워싱턴을 숭배했다. 부친에게 “중국의 조지 워싱턴이 되겠다”고 했다가 꾸지람을 들었다. “가산 지키고, 빈털터리 되지 않으려면 정치가나 혁명가를 멀리해야 한다. 어쩌다 네 혈액에 정치가의 피가 스며들었는지 걱정된다. 대중들 앞에서 진실을 말하면 바보 취급당하는 곳이 정치판이다.”   부친 사후, 천렌보는 거대한 유산을 배경으로 광둥의 수출업을 쥐락펴락했다. 부친의 예언은 정확했다. 청나라 말기 세상이 어수선하자 천렌보는 상인의 무장을 구상했다. 눈치챈 광둥 총독의 제지를 받자 눈물 뿌리며 포기한 적이 있었다.   천렌보는 하고 싶은 일은 손해를 봐도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청나라가 망하고, 광둥 회풍은행(匯豊銀行)의 중국 측 최고 경영자가 된 후에도 꿈을 버리지 않았다

상단 단장을 거의 매일 환락가로 유인했다. 단장이 복상사하자 상단 단장에 취임했다. 단원 수가 급증했다.   상단을 장악한 천렌보는 거침이 없었다. 내부를 정돈하고 업무 범위를 넓혔다. 당시 광둥은 온갖 지방 잡군(雜軍)의 집결지였다. 치안이 열악하고, 사방에 토비(土匪)들이 들끓었다. 광둥인들은 공산당과 연합한 국민당이 광저우를 북벌 근거지로 채택하고, 황푸군관학교를 설립한 것도 탐탁해 하지 않았다.
국민당을 지도하기 위해 광둥에 온 소련인 고문도 이 점을 내부 회의에서 인정했다. “광둥사람이라면 누구나 국민당과 쑨원을 적대시한다. 자신의 위망을 이용해 일부 군벌과 국민당만 비호하기 때문이다.”   국민당이 북벌군을 일으킬 때마다 상인들은 부담을 느꼈다. 금전 지원도 부담이지만 군대 집결로 사회 분위기가 문란했다. 상인들의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정부가 국민을 보호할 능력이 없다. 관의 보호를 받는 것이 우리 스스로 자위책을 강구하느니만 못하다”며 정부 측에 상인들의 무장을 승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광둥상단 단장 천렌보는 인근 도시 상단 대표들을 소집했다. “연합체를 구성하고, 각자 살길을 찾자. 타 지역 상단이 피해를 입으면 연합해서 지원을 아끼지 말자. 우리는 시장의 요구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정부는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 연합체를 만들려면 자금과 의지만으론 안 된다.
혁명이라면 만사형통인 줄 아는 사람들이 광둥에 몰려 있다. 총에 의지하는 사람들은 혁명군이나 정부군이나 똑같은 것들이다. 지금은 난세다. 우리도 무장세력을 양성하자.”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광둥상인들은 간이 컸다. 다들 동의했다.   천렌보는 자비로 무기와 탄약을 구입했다. 건장한 청년들로 상단모범대(商團模範隊)를 출범시켰다. 영국인 교관도 초빙했다. 군사훈련을 매섭게 시켰다. 토비 소탕은 물론이고 도둑질한 사람은 끝까지 추적해 처벌했다. 소방서도 세우고 무료 급식소도 운영했다. 상업학교를 신설하고, 번듯한 체육시설도 마련했다.   천렌보에게 각계의 지지가 쏟아졌다. 무장병력도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다. 1924년 여름 2만4000명을 웃돌 정도였다. 혁명에 투신한 황푸군관학교 생도들과의 충돌은 시간문제였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Total 46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408 [중국] 시진핑의 어설픈 중화사상과 동북공정의 부메랑 역… (1) artn 11-20 1441
407 [중국] 중국산 벡신 안전하니 안심하고 맞으라고 ? 너나 맞… artn 11-19 1312
406 [중국] 중국은 왜 걸신들린 문화 불모국이 되었나 ? (1) artn 11-19 1379
405 [중국] 삼겹살은 중국 고유의 전통음식 (8) 즈비즈다 11-17 3660
404 [중국] 중국판 대장금 ㅡ 상식 (명나라 시대극) mymiky 11-13 1220
403 [중국] 한푸는 중국 전통의 복식 (2) 즈비즈다 11-13 1155
402 [중국] 베트남 아오자이는 사실 중국의 옷 (1) 즈비즈다 11-13 1478
401 [중국] 기독교는 사실 중국의 종교 (1) 즈비즈다 11-13 950
400 [중국] 세계 모든 언어는 사실 중국의 한 방언 (2) 즈비즈다 11-13 880
399 [중국] 인도네시아 의복 문화는 사실 중국 문화 (1) 즈비즈다 11-13 831
398 [중국] 시진핑 들어 꽃피우는 찬란한 중국 문화 인정해주자.… (2) artn 11-13 1093
397 [중국] 속국 좋아하고 자빠졌네~ 떡국은 먹어봤냐 ? 한류 문… (5) artn 11-12 1245
396 [중국] 중국 전통복 패션쇼에서 한복 등장 (4) mymiky 11-09 1478
395 [중국] 하룻 강아지 중국 범 한국 무서운줄 모른다 (5) artn 11-09 1468
394 [중국] [중국 바이두] 명나라 갓 모양 모자는 원나라에서 왔… (5) 예왕지인 11-08 1170
393 [중국] 이제서야 문화 후진국임을 자각한 중국이 온갖 오두… (1) artn 11-08 1081
392 [중국] 만주 옷이 싫다고, 되려 몽골과 고려 옷으로 회귀중… mymiky 11-08 1098
391 [중국] 중국 전국시대 갑옷 (15) 예왕지인 11-07 1604
390 [중국] 중국은 문화대혁명 중 (5) 즈비즈다 11-06 1626
389 [중국] 중국인은 문화대혁명이 종특입니까?? (5) 즈비즈다 11-06 953
388 [중국] 원말~ 명초 고려양 한푸 (1) mymiky 11-06 1106
387 [중국] 중세시대 한류ㅡ 중국대륙을 휩쓸었던 고려(조선)양 … (1) mymiky 11-06 1081
386 [중국] 중국의 복식공정은 아주 광범위하게 진행돼 왔습니… (7) 감방친구 11-05 1407
385 [중국] 중국 다큐 - 한복과 기모노는 중국이 근간 (3) 커밍쑨 11-05 918
384 [중국] 조선시대 모자는 중국 원조가 아닐까? (13) 예왕지인 11-05 1600
383 [중국] 한복 원조는 초기 명나라가 맞긴하죠 (46) 예왕지인 11-04 1852
382 [중국] 명나라 황실예복 (5) mymiky 11-04 142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