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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4-02 02:45
[한국사] 구한 말, 북방에 대한 근심과 가상적국이 된 청나라
 글쓴이 : 고이왕
조회 : 802  


유독 '비적' 이라는 키워드로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하다보면 고종 실록에서 가장 많은 빈도를 노출하고 있음. 그만큼 국경 일대에서 비적들의 준동이 상당했다는 것이고 186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국경, 심지어 내륙 일대까지 (남도라는 표현을 보아 삼남 지방까지 분탕질을 친 듯.) 들어와서 분탕질을 치고 다님.


당연히 구한 말 주요 국방 스텐스는 북방에 초점이 맞춰졌고, 군사력이 쪼그라들었던 1870~80년대에도 꾸준하게 북방 방어에 대한 노력은 이어짐. 따라서 자주 변경 지역의 군 지휘관들이 병력을 이끌고 주민들을 보호하며 비적들을 격파했음.


1884년 어윤중의 보고에 따르면 삼수-갑산 지역에서 쇄환받은 주민이 1,115명이고 이들이 국경 수비 병력을 긁어모아서 몰아낸 비적 무리가 무려 6~7,000명 수준이었다고 하니 어느 정도 규모의 비적들이 난동을 부렸는 지 알 수 있음.


이러한 비적들의 난동에 조선은 청에게 항의도 하고 제어를 해달라고 부탁했으나 자국 내의 문제 해결에도 바쁜 청이 일일히 그걸 제압할 여력은 없었고, 결국 고스란히 피해는 조선이 감당해야 했음.


특히 1900년 의화단의 난이 발생하자, 대한제국은 초긴장에 빠졌고 1900년 26.56%였던 국방비 비율이 1901년부터는 41.02%로 인상하여 증액할 정도로 군비 증강에 박차를 가함. 오죽하면 의화단의 난 진압군에 대한제국군을 파견하겠다고 고종이 일본 측에 의견을 피력했을까도 싶음.


서북 지방에 대한 수비병력 증강이 당장 어려운 상태였던지라 아예 먼저 선제 타격을 하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함. 그러나 그것이 무산되자 차선책으로 국방비를 증강시켰고, 1901년부터 대규모 교전에 북방 주둔 진위대가 투입되는 등 격전이 벌어짐.


1901년 5월 교전에서 진위대 제5연대 2대대가 삼수군에서 청나라 비적 400명을 상대로 갈아버렸고, 5연대 3대대의 경우 50명에 불과한 병력으로 150명 가량의 비적들을 소탕하기도 함.


뭐...아예 1903년에는 청나라한테 일방적으로 '간도에 한인들 많이 사는데 니네가 하도 학대 심하게 하니까 관청을 세우고 군사를 두어 많은 백성을 위로하여 교화에 감화되도록 만들테니 간섭ㄴㄴ' 이라는 식의 보고서가 올라오자 고종이 윤허하는 내용의 기록도 있을 지경.


더 재밌는 건, 아예 1895년부터 청을 가상적국으로 인식을 하고 있는데, 전 집의 김우용이 올린 상소를 보면


-지금의 계책으로는 무엇보다는 어진 이를 구하고 인재를 등용하여 성심으로 개화하고 정사와 교화를 의논하여 나라를 부강하게 한 다음에라야 동방(東方)의 기울어진 운명을 새롭게 하고 이웃 나라의 비웃음을 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경계하지 않을 수 있으며 힘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청나라가 우리에게 있어서 지금 적국으로 되는 만큼 방어를 잘하지 않아서는 안 되고 변경을 든든히 하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라고 언급하고 있을 정도고 주요의 적은 남쪽이 아닌 북쪽의 청에서 온다, 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리기도 함. 청이 비적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자주 한인들을 괴롭히고 항의하는 관리들을 가둬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지라 저러한 상황까지 가지 않았나 싶기도 함.


유사시를 대비하여 수도의 친위대와 시위대 전력을 증강함과 동시에 가장 많은 국방비를 소모한 것은 북방이었으며, 북방을 방어하는 핵심인 평양 진위대는 특별하게 취급을 받았고 수도에 주둔하는 시위대와 같은 편제를 갖추고 유사시 북방 상황이 악화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예비대적인 성격을 갖추기도 함.


지방에서 모집한 사포대를 합쳐서 변경 수비 병력은 약 7,000명 수준이었고 유사시를 대비하여 중앙의 시위대나 친위대가 분견대를 보낼 때도 있었으니 어찌어찌 잘 틀어막기는 했음.


그나저나 1884년에만 격퇴시킨 비적의 수가 6~7,000명을 상회하는 수준이면 대체 1900년 의화단의 난 이후 침범해오는 비적은 대체 얼마나 되는 거지. 피난민만 14,000명 수준이라고 했는데.


하여간 결론을 내자면, 1870~1910년대까지 비적들과의 싸움은 국경에서 끊이질 않았고, 특히 청군 출신들이 비적에 대거 가담하면서 전투력이 강화되자 이에 따른 병력 증강이 이뤄졌으며 여러가지 사건이 겹치면서 1895년에는 아예 청이 가상적국까지 되어버리는 상황에 도래한 듯.


출처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大韓帝國期 元帥府 創設과 國防的 軍事運營

外勢에 대응한 大韓帝國의 强兵論, 고려대학교

'대한제국의 군사제도 ' 서인한

'대한제국기 군사정책과 군사기구의 운영' 조재곤

고종실록 권 38 광무 2년

관보 7, 제 1160호 광무 3년 1월 17일, 57~59페이지

동아시아 속의 한국과 중국 -하야시 곤스케가 일본 외무성에 보낸 서신-

일러스트 'Anyan'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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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2 18-04-02 05:13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제국주의 열강 코스프레한 이야기는 유명하지요! 당당하게 의화단의난 진압에 군사를 보내겠다고 하고, 간도에 대한 군사파견 등 긍정적인 행동인지 아닌지는, 지금의 역사가 말해주지요.

암튼 그런 행동을 했기에 간도에 대한 영유권을 지금 주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것 같네요 ^^
6시내고환 18-04-05 22:58
   
뭐...아예 1903년에는 청나라한테 일방적으로 '간도에 한인들 많이 사는데 니네가 하도 학대 심하게 하니까 관청을 세우고 군사를 두어 많은 백성을 위로하여 교화에 감화되도록 만들테니 간섭ㄴㄴ' 이라는 식의 보고서가 올라오자 고종이 윤허하는 내용의 기록도 있을 지경.
이것이 실현되었다면 정말 좋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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