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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3-29 18:54
[홍콩] 홍콩 청렴의 상징 "염정공서"의 역사(한국 공수처의 모델)
 글쓴이 : history2
조회 : 1,604  

홍통 느와르 영화의 탓일가? 사실 홍콩과 청렴은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홍콩의 청렴도는 아시아의 1~2위를 다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염정공서" 라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기관이 있다.  1950~60년대 영국 식민지 홍콩은 겉보기에는 일본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루어 발전한 부유한 도시였으나 내부로는 총독부 관료부터 하급관리와 민간에 이르기까지 전부 다 썩은 최악의 부패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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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의 60년대 항구와 빈곤

홍콩 섬에선 롤스로이스가 택시로 돌아다니고 란콰이퐁이나 완차이 등의 고급 클럽에는 여전히 개와 중국인 출입금지라는 현판을 내 걸고 식민지의 특권층인 영국인 이주민들이 불야성의 문란한 파티를 벌이며 떼돈을 번 중국인 재벌들은 피난민으로 건너온 본토인 비서들을 하인 부리듯 부리며 큰소리를 치고 사치를 일삼았다. 그러나 같은 홍콩이지만 바다 건너 구룡반도는 중일전쟁, 국공내전 때 피난온 중국 대륙의 광동 성 주민들과 베트남 전쟁으로 인한 베트남인 피난민들이 배 위에서까지 살며 어렵게들 살았고 섬의 사치, 향락, 번영은 남의 나라 일이었다. 이렇게 사회 자체가 아주 불합리했으니 부패는 당연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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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대 홍콩의 모습 

이때 홍콩인들은 차 값을 낸다며 뇌물을 은어로 표현했다. 어떤 경찰서장은 소위 차 값만으로 평생 먹고살 돈을 벌었다는데 실상은 마작을 하는 도박장을 뇌물을 받은 거였다.

어느정도 냐면, 소방서에선 無錢無水(돈이 없으면 물도 없다)라며 뒷돈을 안 주면 소방호스를 안 열어주었고, 구조작업 등을 했을 때 수고비를 요구하기도 했으며, 구급대는 소위 유류비를 챙겼다. 병원에선 뒷돈을 찔러줘야 의사가 와서 진찰을 해줄 정도였다. 민간 기업도 채용시 면접관에게 소위 찻값을 건네야 합격이 되었고 차 값을 내지 않으면 합격해도 발령을 내지 않았었다. 학교 선생들도 백인이고 중국계이고 할 것 없이 촌지를 챙겼었다.

 

당연히 부패를 잡아야 할 경찰이나 사법부도 마찬가지로 부패했었다. 판사들은 영국인, 중국인 할거 없이 둘 다 썩었었다. 본국인 영국 본토부터 영국병을 앓으며 부패로 몸살을 앓던 시기였으니 당연하다.

 

그러던 중 1973, 영국출신의 홍콩 경찰 간부인 피터 고드버(葛柏)가 당시 430만 홍콩 달러의 전횡을 저지르고 홍콩에서의 출국금지를 무시한 채 영국으로 튄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분노한 홍콩 시민들은 일제히 시위를 벌이며 영국 중앙정부와 총독부에 고드버를 당장 홍콩으로 다시 데려오라고 들고 일어났다.

 

처음엔 고드버를 잡자고 시작한 시위가 더 커지고 커지며 홍콩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해 마침내는 그간 불합리하던 사회, 억압적인 영국의 식민지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까지 전이된다. 이 저항운동은 훗날 홍콩을 아시아 최고(The best of Asia)라는 소리를 듣는 곳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이자 근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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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공서.jpg


 

결국 여론에 굴복한 영국 중앙정부는 홍콩 총독 산하의 독자적인 반부패 수사기구 염정공서를 세웠다. 이후 염정공서의 서슬 시퍼런 부패단속과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로 인해 1980년이 되면 부패는 거의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그리고 부패제거와 높은 경제자유도를 토대로 홍콩은 영국병을 앓으며 지리멸렬해지는 본국 영국보다도 더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오늘날엔 다들 잘 알다시피 아시아 최고의 국제도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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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 ~ 1974년을 사이에 두고 홍콩의 부패방지 3륜법과 염정공서 등 반부패와 관련된 기본적인 것들이 생겼고 이 관청들은, 영국 식민지라는 이점으로 경제적인 번영은 누렸으나 내부는 후진적이었던 당시의 홍콩을 진정한 선진도시로 바꾸었다. 이 당시에 반부패 운동과 함께 홍콩을 청결하게 하는 클린 홍콩 운동까지 벌어졌으며 경찰의 경우 전부 다 해고하고 젊은 경찰관을 새로 채용했다. 반부패 정책에 있어서는 외국 전문가를 초빙하는 등의 노력도 벌였고, 그 노력은 1980년이 되자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1979년이 되면 크로스하버 터널 개통, 홍콩 트램을 대신할 새 도시철도인 MTR의 개통, 클린 홍콩 운동 등으로 인프라가 대폭 향상되고 우리가 흔히 아는 그런 홍콩이 된다. 이때쯤 홍콩이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먹고사는 문제도 그럭저럭 해결되어 부패 자체가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당연히 현재 홍콩인들은 그때의 부패상은 상상도 못 한다.


염정공서.GIF

물론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소리는 아니었다. 경찰 해고건의 경우엔 경찰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고 실제로 19771028일에 경찰관들이 염정공서 건물에 난입해 유리창을 부수고 직원에게 부상을 입히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이를 경렴충돌(警廉衝突)이라 한다. 이 후 경찰과 염정공서와의 충돌은 2002, 2010년에도 있었다.

당시 홍콩의 쇄신 프로젝트는 리콴유가 이끄는 신생국가 싱가포르에 영향을 주었고, 홍콩은 염정공서 출범 10년만에 최악의 부패도시에서 최고의 청렴도시로 환골탈태했다. 그리고 그 싱가포르는 1960년 탐오조사국을 세워 진작에 부패를 잡은데다 특유의 위기 의식까지 더해져 지금도 부정부패지수에서 아시아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염정공서는 이외에도 부패방지 확산을 위한 포스터와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으며 TVB와 합작해서 드라마도 제작하는 일도 하고 있다. 그 드라마가 1994년부터 2016년까지 2년마다 7개의 시리즈로 제작한 염정행동 시리즈가 있다.

20037월에 홍콩 연예계의 고위 인사들을 부정부패 혐의로 수사했지만 아무 성과도 못냈고, 2010년도엔 TVB 사장 스티브 찬(陳志雲)을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2013년 무죄 선고를 받아, 결과적으로 헛발질한 수사가 된 흑역사도 존재한다.

그러나, 2017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홍콩인의 99%ICAC를 신뢰한다고 한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수사 대상이 경제·행정에서 정치 쪽으로 선회함과 동시에 여러 잘못된 수사와 피의자 조사수법 등이 비판을 많이 받으며 인터넷 상에서는 예전만큼의 지지를 못 얻는 듯하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염정공서가 실패했다는 오해를 할만 하지만, 홍콩은 여전히 싱가포르,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가장 청렴한 곳이다. 고질적인 부패에 시달리는 대한민국에선 분명 홍콩의 반부패 정책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그리고 2016년부터 염정공서가 다시 옛 명성을 되찾고 있는데 2012년부터 시작한 썬 홍 카이 그룹이 연루된 전직 행정장관 도널드 창의 전횡 사건 수사 결과 마침내 20172월 도널드 창을 감옥에 쳐넣는데 성공한다. 사실 상 미니국가인 홍콩의 특성 상 전직 대통령을 순전히 전횡 혐의로 감옥에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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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홍콩행정장관 도날드창 구속 
 

2011년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 의하면 홍콩은 12위로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2위를 기록했다. 사실 반부패 시작은 싱가포르가 1955년 탐관오리조사국을 만들면서 먼저 시작했으며 염정공서는 탐오조사국을 보고 만든 기관이다. 그래서 싱가포르가 순위가 좀 더 높은데 싱가포르는 무려 호주나 캐나다, 독일, 스웨덴, 덴마크, 뉴질랜드 급의 청렴도를 보인다!

 

* 한국과의 비교

법령 면에서 한국이 홍콩보다 못한 점이 많다. 한국에도 부정부패 전담기구인 '국민권익위원회'가 있긴 하지만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감사원도 있지만 신고해도 증거 없이는 잘 받아주지 않는다한국도 홍콩 같은 특별 부패수사기구나 미국의 FBI같은 특별수사청이 몇 번 설치될 뻔했으나(공직자 비리수사처), 검찰이 반대해서 실패해 왔는데 1차적으로는 권력을 나누기 싫어하는 탓이 크지만 본인들에게도 떳떳치 못한 구석이 있기 때문에 막는 측면도 강하다.

그러나 요사히 점차 분위기가 반전되는 기류가 있다. 우리나라도 김영란법 제정이 후 사회많은 부분에서 점차 변화의 조짐이 감지가 되는데, '염정공서'와 같은 강력한 반부패기구 까지 만들어 진다면, 사회적으로 상당한 활력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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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18-03-29 19:06
   
홍콩 경찰의 청렴도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더군요.
얌얌트리 18-03-29 19:34
   
공산당에 편입된 이후로 앞으로 쭉

홍콩이 그 시스템과 청렴성을 제대로 잘 지킬수 있을지

공산당 1당독재로 그 시스템이 무너져 버리는건 너무 아까운 부분.
촐라롱콘 18-03-29 20:19
   
곽부성, 양가휘가 주연으로 나온 홍콩영화 "콜드워 2012"에

홍콩경찰과 염정공서의 홍콩내에서의 위치와 활동, 두 조직간의 미묘한 갈등관계를

영화라는 스펙트럼을 거친 허구가 가미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엿볼 수 있습니다.
.
.
그리고 오늘날 이제는 우리나라의 공-사를 막론한 여러 시스템이 여러나라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염정공서같은 반부패기관 뿐만 아니라

행정 각 부처, 무역, 항만, 대중교통... 여러 제도와 시스템에 걸쳐 우리나라 중앙부처 또는 서울같은

지방자치단체가 실행하는 여러 제도와 시스템 상에서.... 의외로 홍콩을 벤치마킹한 사례가 제법 많습니다...!!!

물론 홍콩 뿐만 아니라 미국,일본,싱가포르,북유럽... 우리보다 비교적 선진시스템을 갖춘 나라들을

벤치마킹하는 가운데 그 일부를 차지하기는 하지만....
납땜질 18-03-29 20:23
   
현실은 짱개국..
홍콩?
걍 중국  한 지방이지
무라드 18-03-29 21:48
   
재산형성을 증명할 수 없으면 뇌물이라니

공무원 절반은 모가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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