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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0-11 16:49
[중국] 주원장 "중국의 군주들이여! 다른 나라를 치지 마라. 의미 없다!"
 글쓴이 : 고이왕
조회 : 3,973  

주원장.jpg

……사방의 제이制夷는 모두 산으로 막히고 바다로 떨어져 있어 단지 한 모퉁이에 치우쳐 있을 뿐이다. 그러니 그 땅을 얻어도 산물을 가져올 수가 없고, 그 백성을 얻어도 감히 부릴 수 없다. 


 만약 그들 스스로가 살피지 못하고 우리 변경을 소란하게 한다면, 이는 그들에게 좋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들이 중국의 걱정이 되지 않는데도 우리가 가벼이 군사를 일으켜 침공한다면, 역시 좋지 못할 것이다.



 나는 후세의 자손이 중국의 부강함을 믿고 단지 한때의 전공을 탐하여 이유 없이 군사를 일으켜 인명을 상살할까 그것이 두려우니, 그래서는 안된다는 것을 깊이 명심하라.



 다만, 호융(胡戎 : 몽골)과 중국은 국경이 붙어있어 오랫동안 전쟁을 펼쳐왔으니, 반드시 좋은 장수를 가려 뽑아 병사를 훈련시켜 그들에게 대비하여야만 한다.



 이제 나는 정벌하지 말아야 할 여러 나라의 이름을 열거하겠다.



 동북에서는 조선국.



 정동편북에서는 일본국.



 정남편북에서는 대유구국, 소유구국.



 서남에서는 안남국. 진랍국(캄보디아). 섬라국(타이), 점성국(참파), 소문달랍국(수마트라), 서양국(인도 남부), 일형국(말레이시아), 백화국(자바섬), 삼불제국(팔렘방), 발니국(브루네이). 



─ 황명조훈 中





"옛날의 황당한 군주로서 수나라 양제(煬帝)와 같은 임금은 국토를 확장하려고 함부로 전쟁을 일으켰다가 후세의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으니, 이는 내가 마음속으로 가장 싫어하는 바이다."



─ 고려사 세가 공민왕 21년 9월. 고려에 보내는 주원장의 서신 中





"짐이 조선과의 분쟁을 그치고자 하는 것은 단지 백성을 편안케 하기 위함이라! 군사를 일으켜 그들을 정벌하는 것은 과히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 과정이란 백성들에게 있어 재앙이 되지 않겠는가? 예부로 하여금 문서로 그들(조선)을 질책하도록 하고, 그래도 그들이 뉘우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때가 되서야 토벌을 이야기해도 실로 늦지 않을 것이다."



─ 명태조실록 권 257, "조선을 공격하자는 신하들의 제안을 묵살하며"





"짐이 고려를 보건대, 탄환 한 알처럼 벽처의 구석에 있고, 그 풍속이 중국과 현저히 달라, 사람을 얻는다 해도 인구를 늘리기엔 부족하고, 땅을 얻는다 해도 강토(疆土)를 넓히기엔 모자를 뿐이다."



─ 명태조실록 권 228





 아마 주원장이 빈민 출신으로서 황제가 되었다는 점도 영향이 클 것 같은데, 주원장은 '위세를 과시하는 차원' 에서의 대외 정복 전쟁 등은 패가 망신하는 지름길, 그리고 그런 '정복용' '위세 과시 용' 으로 전쟁 일으키는 전대의 황제들은 또라이로 생각하는 성향이 강했습니다. 



 스무 살 가까이 어렵사리 농사를 지으며 살던 주원장에게 있어 '외국' 이란 존재는 그저 한없이 불온하고 이해 불가능하며 가능하면 서로 엮이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마인드가 상당했고, 자기 있는 살림이나 잘 관리해야지 그런거에 관심 가져서 설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짓... 외국의 기이하고 풍부한 물산에 관심을 가지거나, 군사를 일으켜 이를 정복하고 대외에 위엄을 과시하자는 식의 생각은 '전혀' 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었습니다. 



 황명조훈에서 가장 강조한 적수인 몽골에 대한 부분도, 어디까지나 중원을 지키는 방어적인 입장에서의 유훈.



 홍무 연간의 눈에 띄는 대외 원정이라고 하면 대 북원전 정도를 빼면 대리, 임안 정벌 정도 뿐입니다. 게중에 임안은 대리를 점령하는 와중에 겸사겸사 수준.



 그러면 고려와의 철령위 분쟁 등은 무엇인가 할 수도 있는데, 본래 주원장은 고려 외에 일본에 대해서도 실제 칠 생각은 전혀 없었으면서도 틈만 나면 "내가 친히 군사를 몰고 가서 너희들을 치겠다. 알아서 잘 해라." 라는 식의 협박을 반복했습니다. 진짜로 전쟁할 의사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유난스러울 정도로 블러핑을 적극적으로 일삼았다는 것.



 고려가 멸망한 뒤 조선이 들어선 뒤에도 조선의 국왕 이성계에게 대놓고 "내가 보기에 넌 왕을 할 자격이 없다. 자꾸 까불면 치겠다." 고 서신으로 협박을 일삼으면서도, (하도 갈궈대니 열 받은 이성계가 "황제란 작자 하는 짓이 어린아이에게 공갈이나 치는 수작 아닌가?" 하고 벌컥 화를 내기도 합니다) 실제로 "조선을 치자" 는 여론이 나오자 이를 대번에 묵살해버습니다.



 주원장의 인식에서 중국과 그 주변에 대한 인식은, 중국은 이미 충분히 큰 나라이자 자급자족 할 수 있는 농업국이고, 노동력도 충분한데다 당시의 수준으로 상공업 및 해외 시장이 필요하지도 않으니 '경제적 차원' 에서 타국을 치는 건 '무의미한 짓' 이었습니다.



 주원장의 생각에 대외 원정이란 일단 군사를 일으키면 승패를 떠나 엄청난 자본이 소모되고 백성이 고난에 빠지고, '설사 이긴다고 쳐도 본질적으론 무의미한 짓' 이었습니다. 이미 중국에 땅이 충분하고 사람 또한 넘치도록 있는데, 풍속이 전혀 다른 나라를 점령해봐야 쓸모 있는 영토를 얻을 수도, 의미 있는 노동력을 얻을 수도 없습니다. 



 소위 말하는 '세계정복' '정복왕' 같은, 군주에게 있어 야욕인 동시에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욕구는 주원장에겐 전무했습니다. 오히려 주원장의 입장에선 그런 인간들은 "또라이" 면서, "마음속으로 가장 싫어하는" 부류의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군사를 일으켜 대외 원정을 하는건 물론이고, 그 외에 따로 타국의 무수한 문물을 받아들이고 눈이 어지러울 정도의 화려한 외국의 기이가 펼쳐지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주원장이 신신당부라고 남긴 황명조훈은 다름 아닌 "아들" 인 영락제가 곧바로 위반하는 웃픈 상황에 직면하고 맙니다. 영락제는 "대외 원정을 자제하라. 아니, 하지 마라." 라는 주원장의 유훈을 깔끔하게 무시하고 50만 대군을 다섯 차례 동원하여 북방 원정에 나섰고(이른바 오출삼려五出三犁), 그 유명한 '정화의 대함대' 를 조직하여 아프리카 해안까지 진출합니다.



 명나라에 조공을 바치는 나라는 영락제 시기에 이르러 주원장 말기에 비교해 60개국 이상 늘어났는데, 전근대 중국의 외교 관계는 조공 책봉 관계 밖에 없으니 즉 명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는 나라가 영락제 시기에 이르러 대폭 증가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서로는 티무르 제국과 다시 연결되고 동쪽으로는 일본의 아시카가 요시미츠와 관계를 맺었으며, 브루나이와 말라카, 술루 등 머나먼 곳에 있는 나라의 국왕들은 자신들의 일족과 수하 수백명을 이끌고 쉴새없이 자금성에서 영락제를 알현했습니다. 



 외국과 중국의 대외관에 있어 영락제의 마인드를 말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제왕이란 세계의 중심이며, 만국을 배려하고 통어(統御) 하는 존재로다. 진실로 드넒은 하늘이 덮지 않는 곳이 없고, 땅이 싣지 않는 것이 없듯이, 멀리서 온 자가 있으면 모두 인자함으로써 다스리고 각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게 해줘야 하느니라!"



 ─ '명태종실록' 영락 원년 10월 신해일 기사




" 성조(영락제)는 무력으로 천하를 평정하고 자신의 위광으로 만국을 통제하기를 바랐기에 사방에 사자를 보내 조공을 재촉했다. 이에 서역의 대소 국가들은 신종하지 않을 수 없어 앞을 다투어 조공을 했다. 그래서 북으로는 사막에 닿고 남으로는 대해에 이르렀으며, 동서로는 태양이 뜨고 지는 지점까지 이르렀으매, 대략 배와 마차가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모두 성조의 위광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 명사 서역전 中




 주원장의 입장에서 보자면 만국을 통어한다느니, 해가 떠오르는 곳과 지는 곳까지 제국의 위광이 미쳤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전부 쓰잘데기 없는 수작 으로서 본질적으로 '아무런 이득도 없는' 짓 이었습니다. 사실 진짜 경제적으로는 저렇게 외국과 관계를 맺거나 적극적인 전쟁을 펼친 영락제 시기의 일들은 거의 의미가 없긴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따져보자면 좀 복잡해질 순 있겠지만....



 때문에 영락제의 진정한 룰모델은, 아버지인 주원장보다 오히려 '쿠빌라이 칸' 에 가깝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물론 영락제 사후 다시 명나라의 대외 정책 기조는 수세적으로 바뀌게 되긴 합니다만, 영락제가 남긴 유산 중에 수도를 '경제적 목적의 수도 남경'에서 '대외적 목적의 수도 북경' 으로 이전한 유산은 결정적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덕분에 조선은 코 앞에 통일제국의 수도가 있는 압력을 아주 강하게 받게 되었고요





한 마디로 주원장이 중국 역대 황제 중에서는 유난히 특별했던 것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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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러브 17-10-11 19:07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만약 당시 이성계가 위화도회군을 하지 않고 요동을 정벌했었더라면 ?

- 한글이 없었겠지 ..
관심병자 17-10-11 20:35
   
명나라는 홍건적이 세운 나라고,
이 홍건적은 고려에 대규모로 침입했다가 개박살난 역사가 있습니다.
모거경이 4만의 병력으로 침입했다가 병력 대부분을 잃고 패주했고,
2차로 반성, 사류등이 20만 병력으로 고려로 들어왔다가 그중 10만명을 잃고 패주했습니다.
홍건적을 상대로 명성을 떨쳤던이가 바로 조선의 태조 이성계 입니다.
명나라는 홍건적 시절에 이미 조선(고려)에 대군으로 가서 졌기 때문에 주원장의 말은 허세입니다.
또다른 이유로
원이 초원으로 물러났지만,
북원이 군사력이 없어서 명을 내버려 둔게 아니라,
내부분쟁으로 힘을 모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북원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조선과의 양방향 전쟁은 이제 건국한 명에게는 무리입니다.
20만 대군으로도 패했던 조선(고려)을 다시 침공하려 군사를 일으키는건 명나라에게 국운을 건 도박이죠.
주원장 말대로 수나라꼴 나지 말라는 법이 없죠.
아미야 17-10-12 00:30
   
주원장 ..희대의 폭군..부하장수의 아내를 빼앗고..공신들을 차례로 죽이고..마지막에는  후궁.궁녀등 46명을
자기와 함께 순장시킨 ..엿같은 넘이었습니다
정욱 17-10-12 11:19
   
주원장 한족이 아니였구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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