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의 복원 현황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임의로 3가지 부류로 분리하여 나눈다면.
1. 복원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재건도 안되는 엉성한 가짜만들기.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고대부터 목조건축물이 절대 다수였기에, 현재까지 남아있는 고려 이전의 건축물은 없습니다. 그나마 고려 말의 건축물만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만큼 남아있는 현황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건축에 있어서 설계도나 구체적인 그림을 남아있지 않고, 우리의 수많은 전통 양식과 기술들은 현대에 와서 상당히 단절된 부분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유지, 복원을 진행하며 하나씩 다시금 되집어가고 있기는 하지만. 당장은 고려시대 건축물도 '복원'하기엔 지극히 어려울 정도로 한계를 내재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국내에서 일부 자치단체가 시행하고 있는 복원 사업들은 말이 좋아 복원일 뿐, 사실상 가짜를 만들고 있습니다. 사료적 한계, 기술적 한계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는 하나. 본래 유적이 가지고 있는 의미나 상징에 주력하여 만들기보다는. 관광자원이나 랜드마크를 만들어 지역 사회의 '돈벌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의 정치인의 '치적 사업'과도 연결되기에, 복원 사업 자체가 매우 정치적이고 물질적인 것에 기울어진 상황입니다.
현재 황룡사는 복원 사업이 진행 중인데, 벌써부터 여러 난관에 막혀있음에도 이를 어찌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는 합니다. 기존 경주시가 보여준 정신나간 복원사업을 답습한다면, 아마 멋들어진 가짜를 만들거라는 예상이 보통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2. 대놓고 가짜 만들기(또는 임시처방)
이런 경우에는 보통 사업 자체에 복원이라는 명칭을 붙이지는 않지만, 복원 사업처럼 꾸미는 경우도 있어 비판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외관만 그럴 듯하게 만들고 내용물은 콘크리트와 현대 기술로 만드는 것인데. 앞서 1번은 그나마 '흉내'라도 낸다면, 이쪽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실제 원본과는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을 찾는 게 더 빠를 정도로 완벽히 '다른' 건물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다만, 모든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의 정보와 기술로는 한계가 있기에 차후 이러한 부분에서 진전이 있을 시를 고려하여 남아있는 건축물이 더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땜빵해놓는 경우는 있습니다. 대체로 건축물이 다소 파손된 상태로라도 남아있을 때에 이러한 방법을 많이 사용하는데...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남아있는 원본을 훼손하면서까지 개조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3. 소수나마 제대로된 복원/재건 사업
본래 이게 가장 타당하지만, 앞서 1과 2가 현실적으로 더 편한 방법이기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복원은 매우 적은 편입니다. 게다가 시대적으로도 조선(대체로 조선 후기)시대의 건축물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에, 그 이전 시대의 건축물에는 해당되는 경우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이마저도 온갖 정치, 이권 등의 입김이 불어 흔들흔들하는 경우가 많아서...
*기타 : 방치 또는 보존
복원할 기술이나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방치하는 것이 더 낫기는 합니다. 다만, 지나치게 무관심하게 방치할 경우 스리슬적 누군가에 의해 그나마 남아있던 터나 일부가 훼손되거나 망가지기도 하고. 자연재해나 자체적인 부식/풍화 등에 의해서 더더욱 훼손되는 경우가 많아서... 이를 보존하기만 해도 다행으로 여길만한 게 많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