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종종 그리스군이나 로마군, 일본군에 대한 터무니없는 판타지를 보이며, 사서기록을 멋대로 상상해서 무협지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과거 군대의 정예병이란 게 뭔지 알아봅시다.
역사에서 강군이라면 드라마나 영화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칼춤추는 걸 상상하는데 현실은 많이 다릅니다. 뭐 물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특출난 예외적인 케이스도 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예외의 경우거나 상대적으로 상대가 심하게 못한 경우입니다.
인터넷에서 과대포장되고 판타지화 된 대표적인 예가 구르카 용병입니다. 영국의 용병이죠. 물론 구르카 용병이 강병이 아니라는 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인터넷에서 망상을 비판하고자 함입니다. 영국이 전쟁을 하며 적을 흡수하고 용병으로 고용하는 경우가 종종있는데요. 구르카 용병에 대한 평가는 과장된 면이 있습니다. 어느부분이 과장되었느냐? 영국군과 싸우면서 구르카만 유일하게 잘싸운 게 아니구요. 구르카 만큼 잘 싸웠지만 자신들에 대해 협력하고 용병이 되지 않은 상대에 대한 인지도는 거의 없다시피하죠. 한마디로 말해 구루카 만큼 또는 그 이상 영국군과 잘 싸웠어도 구르카는 영국의 용병이 되어 인지도가 높고 끝까지 적으로 남은 존재는 평가는 커녕 대부분 모릅니다. 한마디로 인지도란 거고, 한국의 경우 베트남전이 명분이 없는 전쟁인 것, 민간인 학살(게릴라전을 하는 베트콩을 상대로 기록적인 점령을 할수 있었던 한요인이기 했죠. 단순히 잔인성만 부각되지만) 등의 문제로 베트남 참전군을 무시하거나 쉬쉬하지만, 당시 언론과 실제 기록 등을 보면 구르카 이상의 강병이고 실제로 20세기 최강 용병으로 평가받고 있죠. 인터넷에서 떠도는 건 그냥 인지도 차이고 실제 전쟁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부분적 일화만 가지고 무협지를 쓰는 겁니다. 흔히 외국뽕들이 동시에 국까인데, 여러분의 상상같이 역사의 강군이란 게 무협지 찍지는 않습니다. 그냥 베트남 참전 한국군 수준인거라 보면 됩니다. 한국 해병대가 귀신잡는 해병이란 별명을 얻은 건 베트콩이 붙여준 겁니다. 쟤들은 귀신과 싸워도 이기겠다는 발언에서 온 것이고 실제로 100% 이길 수 있는 조건이 아니면 한국군과의 교전은 피하라는 명령 기록도 존재합니다.
그리스의 팔랑크스는 당대에 거의 무적으로 통하죠. 팔랑크스라는 건 그냥 단순한 겁니다. 장창 부대가 빼곡히 밀집해있어 적이 파고들 틈조차 없는 상태 그대로 이동하는 겁니다. 중세 유럽의 스위스 용병도 기마병 잡는 보병으로 유명세를 떨쳤죠. 비슷합니다. 긴 장병기 밀집대형의 유지, 그런데 이 단순한 걸 아무 군대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이걸 아무나 할 수 있었으면 역사 속 기병의 위력은 다 거짓말이 되었을 겁니다.
여러분은 군대에 가서 제식훈련을 받았을 겁니다. 지금의 군대들은 서양근현대군의 영향을 받았고 제식훈련도 그 흔적인데, 고대 그리스 군대의 아주 중요한 실전훈련 중의 하나가 제식훈련이었습니다. 밀집대형으로 혼란스럽지 않게 엉키지 않고 이동하며, 방향전환하는 훈련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생각하기에 개나소나 쉽게 할 것 같지만 훈련되지 않은 군대는 이것도 못 합니다. 스위스 용병은 훈련중에 너무 밀집한 나머지 순막혀 기절하는 일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스위스 용병이 강했던 건 그들이 대부분 같은 마을사람과 친척이라는 혈연으로 묶인 점,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후대까지 용병을 업으로 했기에 생존이 달린 문제로 신뢰를 철저히 지키고 전쟁터에서도 흔한 일반 군대는 하기어려운 수준의 조직력을 갖춘 겁니다. 물론 개인 기량도 높겠죠.
전근대 집단전이란 이러합니다. 영화나 무협지 같이 지가 아무리 칼싸움 잘한다고 돌진 지럴발광한다고 집단전투에서는 3초 안에 뒤질 일입니다.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간단한 게 간단하게 되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당시에는 제식만 제대로 하는 군대만 돼도, 정예병이란 거죠.
로마 글라디우스에 환상을 덮어씌우며 영화에나 나오는 칼춤 추는 걸로 아는 사람들도 있던데, 검이 기본적으로 좋은 무기가 아니긴 합니다만 장창진 사이로 파고드는 적을 상대할 때나, 확률은 낮지만 장창진 사이로 들어간게 가능할 때, 장창으로 근접한 검병을 당할 방도는 없죠. 그런데 애시당초 이게 실현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케이스 이고 무기간 상황의 유불리로 벌어지는 일이지 검병이 무슨 소드마스터여서 잘싸우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글라디우스만 가지고 뛰어들면 당연히 장창에 꼬치구이가 되죠. 이 전술도 투창으로 전열에 구멍을 낸 다음에 실시하는 겁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그렇게 흔한 경우가 아닙니다. 로마와 그리스의 전투에서 평지에선 로마의 패배가 많습니다. 로마 글라디우스 칼싸움 환상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말씀 드렸습니다. 로마가 팔랑크스를 상대로 주로 이긴건 팔랑크스가 위력을 발휘 못 하는 산악 전투가 주였습니다. 그리고 로마가 세계제국 이룬 건 다른 전략적, 정치적 요인이 더 크지 칼싸움 따위 잘해서가 아닙니다.
일본 검술의 경우 메이지 유신 무렵 내전 상황에서 암살이 횡행할 때를 검술의 르네상스라 하는데요. 그 검술의 전성기라는 시대에 교류 차원에서 이뤄진 서양검술과의 대련에 거의 전패했습니다. 서양은 화기가 발달하면서 중장갑의 존재가 무의미해졌고, 중장갑이 없어지면서 얇고 가벼운 검으로 무장해게 된 건데, 기본적으로 장갑을 하지 않은 상태라면 일본검술은 무기 자체에서 서양검술의 상대가 안 됩니다. 나기나타?인가 하는 일본월도에 검도가 상대가 안 되는 건 상식이고 말이죠. 그러니까 일본도라는 건 지가 아무리 잘해봐야. 비슷한 숙련도를 가졌다는 가정을 하면 서양의 검술에 처발리고 장병기에 처발리고, 중장갑을 갖췄다고 하면 둔기와 도끼 같은 무기에 발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기의 최고봉은 원거리 무기죠. 전쟁에서 딜러 역할은 원거리 무기입니다. 전에 서양 중세에 석궁이 절대무기 취급 받았으며, 인류가 석궁 때문에 멸망할 거라는 이야기까지 있었다고 하니까, 단순한 수사가지고 과대평가한다는 제말을 그대로 인용해서 반론하던데, 당시 제노바 석궁병은 용병중에서도 최고가였습니다.
검도하는 애들보면 뽕중에서도 취사량 수준으로 뽕을 맞았더군요. 뭐 무술 좀 배운 애들은 지들이 하는 게 최강드립 많이 치죠. 여튼...
정리, 전쟁사에서 강군이란 존재들은 인지도 때문에 부풀려진 경우가 많다. 실제 전쟁에서 칼춤따위 추는 일 없다. 제식만 잘해도 정예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