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터리로 갈까 생각했는데 머스킷쓰는 옛날 군대라 여기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전열보병, 적어도 당시 기준으로 보면 첨단무기로 무장한 획기적인 군대죠
일제사격에 달려오던 군대는 녹아내리고
화약무기의 굉음으로 사기도 깎고
소켓형총검은 총을 창으로 바꿔 기병의 돌격을 저지하고 보병간의 백병전에서도 쓸모있는 무기입니다
유연성이 필요할 경우 경보병과 기병으로 보조하면 되고요,
여기에 탄도학을 겸비한 포병들이 화력지원을 추가로 해주죠
당시 유럽군대는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군대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유럽군대도 거리의 한계는 극복하기 힘들었겠죠? 그 문제때문에 제가 한 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은 대항해시대부터 세계각지에 깃발꽂으러 바쁘게도 움직였지요.
여기서 항상 부족수준의 오지 원주민들만 만나진 않았을 겁니다.
중앙집권이 잘 되있고 몇 만 이상의 상비군을 보유할 국력을 갖춘 나라들도 마주했겠지요. 그리고 그런 나라들 중 중무장한 군인이 제법 있었을 뿐더러 화약을 접한지 오래된 곳도 있었겠지요
바로 아시아의 국가들처럼요
유럽 코앞의 나라들이라면 대규모 군대를 일으켜 원정을 떠나는데 별 문제가 없지요
그러나 인도,중국,기타 아시아 국가들은 유럽의 옆집 이웃이 아니므로 대군을 보내기 어렵습니다. 보급과 병력동원에 한계가 있다는 소리지요.
그렇다면 여기서 숫자의 한계에 부닥치게 됩니다.
상대의 군대가 자신보다 많을 경우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보겠습니다
당시 플린트락 머스킷은 사거리도 사거리지만 연사력도 최악이었습니다. 1분에 2발 정도?
레드코트처럼 숙련된 사수가 탭로딩을 하고 열을 나눠 순차사격을 시도해봐야 한계가 있습니다. 기껏해야 1분에 3~4발일 겁니다. 유효사거리도 80m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명중률도 일제사격으로 화망을 구성해야만 겨우 빛을 발합니다.
이럴경우 상대가 숫자를 믿고 돌격한다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명중률이 낮아 화망을 구성해도 많이 못죽이고 연사력이 형편없어 상대가 달려올 돌안 몇 번 쏘지도 못합니다.
구식군대가 작정하고 달려들면 어떻게든 붙게 되어 있습니다.
이 때, 전열보병은 정말 어려운 조건에서 백병전을 치뤄야 합니다.
타 문명권의 군대는 아직까지 백병전에 많이 신경씁니다. 갑옷도 걸치고 방패도 들고 다양한 근접무기를 염두해 둡니다. 접근전이 중요한만큼 그에 따른 무예도 더 파고들고요.
반면 전열보병쪽은 화약이 대세인 유럽인지라 갑옷없는 맨몸에 방패와 같은 보조방어구도 없습니다. 총검술이 있다지만 백병전이 주 전력인 타 문명권의 무기술에 얼마나 맞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전열보병의 적이 가죽갑옷에 버클러같이 작은 방패만 들어도 접근전에서 눈에 띄는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들이 다가오기 전까지 유럽군대는 대포와 머스킷을 뻥뻥 쏴대며 머릿수를 깎아내려갈 겁니다. 하지만 상대와 붙어야 한다면 그때부터 타 문명권의 군대가 유리해집니다.
저는 중보병이 접근전에 들어갔을 때, 그들의 숫자가 적어도 오하려 전열보병측이 일방적으로 학살당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명의 격차가 크다면 화약 특유의 소음으로 사기를 깎아놓으면 됩니다. 허나 아시아처럼 화약을 사용할 줄 아는 민족들과 붙어야 한다면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대포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중세에 비해 나아졌을 뿐입니다. 현대 포병의 지원사격마냥 다 쓸어버릴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니다.
경보병들의 전술도 대규모 물량러쉬가 일어나면 분명 그 한께가 존재할 겁니다.
기병끼리의 싸움도 유럽이 썩 나아보이지 않고요.
결국 지속적인 인원충원이 어렵다면 제 아무리 당대 최신식 군대인 유럽인들이라 해도 멀리 떨어진 지역의 강대국을 정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 아편전쟁에서 청에 상륙한 영국전열보병이 무쌍찍었던 것도 이해가 잘 안갑니다.수만의 청나라 군대가 천여명의 영국군에게 당한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중국 특유의 인해전술로 달려가 붙어버리면 숫자가 적은 영국군에게 불리한데 말이죠.
유럽이 당시 세계각지의 강대국들을 상대로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뭔지 모르겠네요. 근세,근대 유럽에 대해 잘 아시는분들 계시면 답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