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유럽사에 대해서 어떻게 공부하셨길래 이렇게... 매번 언급하시는 내용들이 현실과 동 떨어계신 점이 많습니까? 뭐든 고구려니 동이족이니와 연결시키지 못하셔서 안달나신 것 같은데. 망상에서 좀 벗어나셔서 구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루마니아의 성벽과 관련하여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특별한게 없습니다. 없어요.
높은 고지대에 성쌓는 건 루마니아만 아니라, 점점조차 없는 오리엔트나 지중해에서 따로노는 도시국가들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행태인데 말입니다. 눈에 들어오는 거라면 산성비슷한 건데, 이게 또 특별한 것도 아닙니다. 애초에 산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도 의문인데, 비탈면에 돌박아둔 거보고 저거 참 특별하네 하면 그건 정말 심각한 겁니다. 게다가 규모도 작습니다.
그리고 서유럽이 성곽을 쌓을 기술이 없었다니. 당장 하드리아누스 장벽에 남아있던 로마군 요새의 잔재들만 보더라도, 해자에 성문을 가리는 구조에 있을 건 다 있었습니다. 그리고 로마제국 몰락 이후로, 몰려든 다양한 민족들도 제각각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위해서 원시적인 형태의 성을 쌓았고, 그중 단연 가장 두드러지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바다 건너의 영국이었습니다.
훈족이 성곽을 잘 쌓았다고 쳐도, 훈족의 주요 거점지역들이 대규모 도시화된 게 얼마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틸라 사후로 서로마의 눈물겨운 반격과 동로마 제국의 압박에 금속히 쪼글아들어서 사라져버렸는데.
아, 그리고 이후로도 동유럽권의 성쌓기는 뭔가 비약적인 발전이 없었습니다. 적어도 루마니아는 동로마와 바로 붙어있어 문화적인 중흥기를 누렸다고 쳐도, 어째 루마니아랑 가까이 붙어있던 동유럽 일대는 800년경 이후부터 공국과 왕국들의 세력확장에 따른 성쌓기가 본격화됩니다. 그 이전에 무슨 대단한 성쌓기를 한 것 자체가 없습니다. 그렇게 좋아하시는 루마니아와 바로 가까이 붙어있는데도 말입니다! 오히려 따지고 들자면 동유럽의 이민족 침입에 골머리 썩던 동로마 제국이 요새를 더 많이 지었을 것입니다.
고려의 성을 공략하지 못했다는 것도 지나친 과장입니다. 몽골군의 침입 경로상에 있던 주요 대도시들은 다 함락당하고 작살이 났는데, 단순히 산성에 틀어박혀서 버틴 것을 두고 공략하지 못했다고 평가하시는 것이라면 그건 더 웃기는 표현이고 말입니다. 우리나라는 요새의 역할을 산성이 대신하는 경향이 큰데. 이러한 요새는 인근의 도시를 보호하거나, 대피시키는 데에 의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작 도시를 지키지 못하니 제 역할의 반밖에 못한 겁니다.
심지어 몽골 침략 이후로 개성도 강화하고 평양성도 강화했는데. 나중엔 홍건적한테 털립니다. 이게 그렇게 자랑해마지않는 고려의 성입니까?
하, 그리고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에 대포를 이용한 공성전이 본격화된 건 임진왜란 즈음이고, 그것도 매우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입니다. 성의 높이가 낮아진 것은 북방의 이민족 침입과 왜구의 침입이 잦아들면서, 조선초기부터 더 이상 높은 성을 쌓을 필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화포를 일찌감치 도입하기는 했으나, 이를 공성전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점을 조선사 전체를 통틀어서 유념하시길 바랍니다. 유럽은 화포병기가 우리보다 뒤늦게 도입되었어도, 잦은 공성전을 통해 발달시킬 수 밖에 없었고 말입니다.
애초에 대포에 대비하여 성벽을 낮게 만들고, 돌보다는 무른 흙을 많이 집어넣어서 요새화에 본격 앞장 선건 르네상스 시기의 유럽 주요 강대국과 오스만 제국과의 오랜 다툼에 질릴 때로 질려버린 베네치아가 더 기술적으로 축적된게 많을 것입니다.
전쟁은 인류사 통틀어서 지역과 민족을 떠나 공통되게 나타난 현상이고, 이런 전쟁기술의 발달은 어느 지역이든 상관없이 자기네들 방식과 양식에 맞게 이루어져왔습니다. 하... 정말...
음. 아이러니하게도 로마는 성곽과 관련하여 큰 진전을 보이진 못했습니다. 분명 성을 축조하는 기술도 있었고, 성벽을 만들기도 했는데. 정작 만드는 데에는 그리 적극적이진 않았습니다. 단, 여기서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건 중세 유럽이나 동양과 비교하였을 시 입니다.
그나마 장성처럼 쌓아둔 하드리아누스 방벽과 게르만 방벽이 대표적인데. 방벽이라는 표현처럼 방위의 범위는 매우 길었지만, 축조기술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높이도 가장 높은데 4m이고, 보통은 2~3m정도 였다고 하니 미묘합니다.
로마의 각 진지가 있던 도시들은 나름 좋은 규모로 성을 쌓았다고 하지만, 안타깝게도 후세에 보기엔 그리 믿을만한 수준은 아니었는지. 전부 해체...해서 지금의 중세 유럽 성을 쌓는 데에 사용되었거나, 다른 건축물을 만들 때에 사용하기에 이릅니다.
그나마 로마 제국의 숙적이었던 페르시아 제국과 면한 동지중해 연안에는 안티오크 등 대규모 성채도시가 있었고, 이 성채도시는 꽤 오래갔지만. 기존에 있던 성벽을 그대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어, 로마제국의 발자취를 찾기란 어렵습니다.(지금은 도시 자체가 완전히 몰락한 점은 덤입니다.)
이렇듯 로마 제국이 성곽/성체 발달에서 그렇게 효과를 보지 못한 점에는 여러가지를 추측할 수 있지만, 군단 체제에서 지켜야할 방위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었던 탓에 그러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즉,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자체적으로 방위를 할 병력이 없거나 부족하였으므로 성을 쌓는 의미가 없었고, 군단병은 적을 평지에서 추격하거나 선제 공격하여 방위하는 개념이 더 컸으므로, 고정된 성은 로마군의 체제와는 맞지 않은 형태였을지 모릅니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은 성에 관해서는 정말 일가견이 있었는데. 둘이 지향점은 달라도 정말 잘 만들었습니다. 이걸 일일이 설명하면 끝이 없어서... 무어라 적어야 될 지 미묘하네요.
중세 전반부터 르네상스 말기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진보를 보였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로마제국 말기부터 더이상 로마제국의 영토를 방위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유럽 내에 어느 민족과 부족이라 구분할 것없이 자신들 만의 성을 쌓기 시작합니다.
워낙 다급한 상황인지라, 정말 성의 발전과정이 빠르게 진행되었는데. 전반부에는 보다 높게 보다 복잡하게를 지향하였다고 한다면, 중반부에는 성을 지키기 위한 다채로운 공법과 기술들을 더 우선시하게 되고, 후반부에는 대포와 같은 화약병기의 등장으로 인해 성을 낮고 포탄을 튕겨내거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비탈면을 집어넣기도 하는 등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빠르게 발전한 만큼 빠르게 몰락하기도 하여서. 후에는 군사적인 의미보다는 주거로서의 기능과 예술 양식에 더 주안점을 두게되긴 합니다.
올려주신 지형사진을 보니 떠오르는 성들이 몇 개 있던 것 같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지형적으로 유사한 이스라엘 마사다인데. 로마 제국이 동지중해로 영향력을 확장할 무렵에, 이에 대항하여 일부 이스라엘인들이 항전하였던 요새로 유명하죠. 지형이 정말 괴랄한 요새이기도 합니다.
결국에는 함락당하고, 이후로는 군사적인 가치가 없는 위치(...)인 탓에 오랫동안 버려져 있었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