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매년 40억 건의 계약을 맺고 있지만 이행율은 50%에 불과하다고 중국경제지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가 보도했다.
경제참고보는 중국 기업의 신용도 부족은 중국 기업의 불치병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로 인해 매년 6천억 위안(99조 8천억원) 안팎의 직간접적인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약 불이행의 구체적인 사례는 품질 불량, 위조, 대금 미납, 사기 등이다. 실제로 중국 상무부 등 통계에 따르면 2009년 대금 납기일을 60일 이상 넘긴 기업이 전체의 33%를 차지했고, 매년 증가 추세다. 일부 기업은 대금 지급 불능 상태로 손실액은 계약액의 1~2% 수준이다.
대부분 국가에서는 손실액이 0.25~0.5%에 그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대금 회수 대행업체인 중마오유스(中貿友施) 신용관리 유한공사의 전 사장 리쿠이위안(李奎元)은 “중국 기업의 신용도가 낮은 것은 신용을 지키게끔 하는 제도가 부족하고 최소한의 비즈니스 도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폐쇄적인 신용 관리 제도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인민은행이 독점적으로 기업과 개인의 신용 정보를 관리하고 있지만 외부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상무부 국제무역 경제합작 연구원의 한자핑(韓家平) 주임은 중국에서 신용 정보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미국계 투자은행 판 아메리카 캐피탈(Pan-America Capital)의 부이사장을 역임한 경제학자 차오안은 중국에서 속지 않는 노하우를 가르치는 교육 프로그램과 서적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의 신용 실종 원인을 사회 전체의 도덕 불감증, 사법 감독 미비, 제도 미비로 꼽았다. 중국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있고 사회 전체도 서로 속이고 있어 기업이 신용을 지키지 않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셰톈(謝田) 교수는 중국 기업의 상당수가 공무원과 공산당 간부와 결탁해 있어 근본적으로 위법 행위를 다스리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셰톈 교수는 법을 지키기 보다는 뇌물로 법망을 피하고 사업권을 따내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사회 전체의 신용 가치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