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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0-24 20:34
[기타] 싸움의 기술.
 글쓴이 : 오대영
조회 : 2,811  

여기 3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두명이 사이가 좋지 않아서 서로 싸운다고 합시다.
직접적으로 싸움에 관련되지 않은 한명이 할수 있는 선택은 3가지가 있습니다.

싸움에 끼어들어 한쪽을 편들거나 혹은 싸움을 말리거나. 혹은 그냥 모른척하거나.
끼어드는 선택을 하는 것은 한쪽을 포기하는 것이기에 만일 두명의 친구와 다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다면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닐겁니다.

그렇지만 말리는 선택을 할경우에도 생각할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자신이 과연 말릴수 있는 힘이 있는가? 자신이 어느쪽을 택하던지 한쪽이 너무 싸움을 잘해서
개입이 의미가 없다면 자신이 조정을 할수 있다는 생각은 그냥 착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둘째는 말리기 위한 명분이 상대를 움직일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무턱데고 남의 싸움에 개입한다고 해서
상대가 따라줄거라는 것 역시 착각에 지나지 않습니다.

새번째는 사실상 중립을 지키는 것입니다. 둘 사이에 문제에 끼어들기 보다는 둘만의 문제로 해결볼수 있도록 내버려두는 것이죠.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소위 노무현 대통령시절 만들어진 한반도 균형자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입니다. '균형자' 라니.. 마치 머라도 된듯 싶은 묘한 기분이 들게 하는 말이죠. 그렇지만 그말에 담긴 실체는 과연 현실일가요?

 선택지를 거꾸로 되돌려 생각해 볼가 합니다. 우선 중립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 말해보죠.
역사적으로 두강국의 사이에 놓인 상대적인 약소국은 늘 큰 싸움이 있기전에 '중립'을 선언하곤 했습니다.
임진왜란이 있기전 조선이 그랬고, 유럽의 양대전중 벨기에 네덜랜드 스위스가 그러했습니다. 2차 대전직전
폴란드 역시 어느편에도 속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죠. (독일과 소련중에서 말입니다.)
 스위스의 경우를 제외하고 한쪽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럴 힘이 있을 경우엔 '중립 선언'은 무효화 되곤 했습니다. 사실 스위스의 경우도.. 지정학적으로 '굳이' 거쳐갈 필요가 없다 뿐이었죠, 또한 엄밀하게 말해서 스위스가 대전중에 완벽하게 중립인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냉전시기 서방과 동방으로 갈라선 유럽의 50~70년대의 역사에서 보듯이 실질적인 중립이라는 것은 존재할수가 없었습니다.

 말리는 선택을 한다. 이것이 소위 균형자론에서 적어도 이상적으로 제시하는 비전이죠.
그런데 위에서 언급했듯이, 능력이 되거나 혹은 명분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그냥 말장난이 아니라 설득시킬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명분말이죠. 균형자론에서 제시하는 3개의 주체인 대륙쪽의 러시아와 중국.  해양쪽의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를 따로 구분지어서 생각해 볼때, 현실적으로 능력이 되질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사이의 갈등이 생기는 원인을 해결할만한 대안을 우리가 만들어 낼수 있는가? 하면 그것또한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합니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 시기에는 미국과 중국은 암묵적인 협력관계였습니다. 양국은 경계는 하지만 서로 표면적으로 마찰을 보이는 시기가 아니였죠. 그래서 어떤 의미에선 우리는 선택을 제시할수 있는 일종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대국민용 맨트를 날릴수 있었죠. 소위 균형자라고 스스로 칭하는 겁니다. 물론 실체는 다름니다.  노대통령시기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부대를 파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정책에 사실상 동조하고 있으면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실리와 북한문제에 대한 접근을 위해 다소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다. 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물론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서 미국도 중국도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되려 국내의 몇몇 수구꼴통들만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했죠.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다시 강조하지만 당시 미국과 중국사이의 협력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죠. 지금은 미국과 중국의 암묵적인 협력이 와해된 상황입니다.
 우리가 균형자를 내세운다고 해도 통할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택할수 있는 방법은.
어느 한쪽에 기대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다른 한쪽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외교는 현실이다는 것입니다. 
 외교라는 것은 대체로 경제적인 이유의 변화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정치니 철학이니 하는 것은 사실 인간의 세속적인 문제를 좀더 세련되게 표현하기 위한 레토릭을 뿐이고 실제로 중요한 것은 늘 경제였습니다. 현실의 경제 문제 본질을 들어다봐야만 현실의 외교가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실의 경제 문제를 들여다 볼때 우리의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우리가 하는 균형자론, 혹은 스스로 말하는 '자주' 같은 듣기 좋은 말이 과연 현실에서 통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자기기만인지는 여러분 각자의 판단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님니다. 오히려 우리 자신만의 판단이 아니라 우리 밖에 행위자에 의해서 결정됨니다.

 2016년의 상황을 놓고 볼때, 미국은 좀더 중국을 길들이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임니다.
중국이 어떻게 나오는 지는 중국인들 마음이지만, 미국으로서의 최선은 중국을 미국의 이익에 협력시키는 것입니다. 안되면 본격적으로 중국을 봉쇄하겟지만 말이죠.
 궁극적으로 중국의 내부를 변화시키는 것을 바라겟지만, 그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의 의지데로 될 일도 아닌긴 합니다. 그런 부분에선 상대적으로 한국은 좀더 다양한 선택을 할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중국인들의 상식 혹은 문화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상대적으로 중국인들은 한국에 아직까진 우호적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부수적인 방침으로 갈등이 표면화되면 의미를 잃게 됩니다. 

 우리로서의 최선은 '중립'을 표방하면서 양쪽에서 실리를 얻는 것이지만,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고, 그럴경우는 균형자가 아니라 미국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 현실과 맞다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에 미국과 중국이 한판 붙을 가능성은 적습니다. 중국도 주제파악을 못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구요.때문에 지금은 미국의 요구에 중국이 내부적인 반감을 무마시키기 위해 시간을 벌고 있는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체면을 위해서 말입니다.
 
 우리는 중국이 오해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들도 내부적으론 우리가 편을 바꿀리가 없다는 것 정도는 알게 해주는 선에서 말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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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게임 16-10-24 23:39
   
내가 생각할 능력이 있을 때는 상대도 생각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죠.

우리만 생각하나요? 우리가 생각하고 있을 때 미국도 생각하고 중국도 생각하고 있어요.

우리가 뭘 생각할 지 중국도 뻔히 다 생각하고 있죠. 우리가 뭘 생각할 지 미국도 뻔히 다 생각하고 있죠.

중국이 뭘 생각할지 우리도 뻔히 다 생각하고 있죠. 미국이 뭘 생각할 지 우리도 뻔히 다 생각하고 있죠.

우리만 머리 달린 게 아니죠.

우리가 무슨 생각으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 미국 중국이 아무 생각 없을 거 같나요?

그 때 어떻게 찌르면 아플지 미국 중국이 생각않고 있을 거 같나요?

한국 미국 중국 모두가 원하는 것은 내가 주도권을 쥐고 내 이익을 위해 상대를 휘두르는 겁니다. 

각자 그 위치가 다르니 방법은 같지 않죠. 

어쨌든 상대가 주도권을 쥐면 무슨 짓을 해서든 그것을 부술 방법을 생각할 수 밖에 없죠.

누구든 유일한 옳은 정책은 자기 줏대를 갖고 주도권을 쥐는 겁니다.

그러지 못할 때는 무슨 짓을 하든 상대에게 내 약점을 드러낼 수 밖에 없고 상대에게 찔리는 것을 감수할 수 밖에 없죠.

그 방법 뿐. 다른 건 없어요. 무슨 정해진 스텐스가 어딨어요? 그건 그냥 내가 당할 자리를 미리 알려주고 상대에게 손쉽게 얻어 터지겠다는 거죠.

내가 어디로 움직일지 몰라야 합니다. 뻔한 선택인데도 다음 수순은 어떻게 갈지 몰라서 당장은 손 쓸 수 없게 만들어 놓고 거기서 이권을 잡아야 합니다.

칼 맞아주고 불구가 되는 선택을 하기 싫으면 언제든 칼을 휘두를 수 있어야죠.

칼을 들지 않고는 외교는 못해요.
     
오대영 16-10-25 10:08
   
미국이 초강대국이라 9.11이후 아프칸과 이라크를 침공했을때,
반대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죄다 무시하고 강행했죠.

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진 못했습니다. 적어도 정치적으론.

강자라고 해도 칼은 함부로 빼들것이 못됨니다. 하물며 상대적인 약자라면
더더욱 강경한 노선은 함부로 빼들것이 아님니다. 이것이 사대주의가 아니냐고
비판받을 수 있겟지만, 전 단지 좀더 신중해야 하며 현실주의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할 뿐입니다.

상황에 대한 주도권은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지난 반세기의 역사를 생각해보고, 현시점에서 세상이 움직이는 방식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말하는 주도권이라는 것이 실질적으론 우리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의도과 계획에
짜여진 틀안에서 주어졌다는 것 또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행동하기를 멈추며, 허무주의에 빠지라는 말이 아니라
주어진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해서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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