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투척하는 김에 데이터 하나 더 투척한다. 체질인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두상과 관련된 주요 지표로 중국-일본-러시아쪽 측정자료를 북한 사회과학원에서 정리한 것이다. 저번에 올린 것은 살아있는 사람을 계측한 것인데 이번 것은 현대인 사체의 두개골을 계측한 것이라서 계측기준점에도 차이가 있고, 피부 연체부가 측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치가 조금씩 작다. 체질인류학에서 사용하는 지표가 수백개가 넘는다고하니 이것 3개로 너무 상상을 많이 하지는 말기 바란다.
1. 머리 길이
한국 175.2
만주족 177.9
몽골족(칼카) 182.2
몽골족(부리야트) 181.9
일본(야마토) 180.7
북중국(한족) 179.4
남중국(한족) 178.9
자바(인도네시아) 173.7
퉁구스(에벤키) 185.5
유카키르 183.3
축치 182.9
에스키모 183.9
동아시아 제 집단 중에서 한국인이 압도적으로 머리 앞뒤 길이가 짧다. 쉽게 말해 납작하다. 제일 짧은 것은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의 자바인이고 그 다음이 한국인, 그 다음이 만주족이다. 야마토 다시 말해 전형적인 일본인은 우리보다 더 길고, 중국 한족들도 우리보다는 길다. 흔히 몽골족이 우리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아래에서 살펴보겠지만 머리 길이, 폭, 높이 등 기본 수치가 모두 한국인과 차이가 있다. 만주 북쪽과 동북쪽의 시베리아에 사는 소수민족들이 전반적으로 머리가 길다. 한국인과 가장 비슷한 머리 길이를 가진 집단은 만주족과 인도네시아 자바인이다.
2. 머리 폭
한국 142.4
만주족 142.1
몽골족(칼카) 149.0
몽골족(부리야트) 154.6
일본(야마토) 140.2
북중국 139.2
남중국 139.1
자바(인도네시아) 142.2
퉁구스(에벤키) 145.7
유카키르 143.8
축치 142.3
에스키모 143.0
머리 폭과 얼굴 폭은 다소 다른데 일반적으로 비슷하게 가기 때문에 일단 머리 폭으로 따져보자. 제일 넓적한 인간들은 몽골족 중에서도 바이칼호 부근에 사는 부리야트족들이 제일 넓적하다. 애들도 엄청나지만 여기서 약간 더 서쪽의 중앙아시아쪽으로 갈수록 세계에서 가장 얼굴이 넓적한 인간들이 많다. 중국 한족들이 여기서 비교하는 애들 중에서는 비교적 얼굴이 갸름한 편인데, 중국 한족도 지역별로 따지면 편차가 무지 크기 때문에 단순히 이 수치만으로 보면 오해하기 쉽다. 머리 폭으로 보면 만주족과 인도네시아 자바인, 축치인이 한국인과 가장 가깝다. 그 밖에 시베리아쪽 소수민족 중에 유카키르나 에스키모 애들도 머리 폭은 우리와 비슷하다. 한중일을 비교하면 한국이 미세하지만 제일 넓적하고 그 다음이 일본, 중국이 제일 갸름하다.
3. 머리 높이
한국 141.0
만주족 140.2
몽골족(칼카) 131.4
몽골족(부리야트) 131.9
일본(야마토) 138.3
북중국 138.1
남중국 137.2
자바(인도네시아) 135.5
퉁구스(에벤키) 126.3
유카키르 129.4
축치 133.8
에스키모 137.1
한국인은 세계적으로 머리가 높은 편이고, 당연히 동아시아에서 제일 1위로 머리가 높다. 머리 높이를 기준으로 한국인과 가장 비슷한 것은 만주족이다. 인도네시아 자바인은 머리 길이나 폭으로 보자면 한국인과 상당히 비슷한데 결정적으로 머리 높이가 낮아 이 지표에선 한국인과 큰 차이가 있다.
몽골족들도 머리 높이가 아주 많이 낮아서 한국인과는 편차가 크다. 일본이나 중국도 동아시아 전체로 놓고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한국인이나 만주족에 미치지 못한다. 시베리아, 만주 동북쪽 소수민족들은 거의 120mm대에 머무를 정도로 처참한 수준이고, 의외로 에스키모는 머리높이가 높아서 다른 집단과 차이가 있다. 후기 구석기 이래 한반도 거주 인류의 가장 큰 특징은 머리가 높다는 점이다. 아래에서 한국의 지역별 차이를 소개했던 자료는 살아있는 사람 기준이고 이건 죽은 사람 두개골의 b-ba 사이를 측정한 것이라서 측정 기준이 전혀 다르니 수치 자체는 참고하지 말고 이 자료에서 상대적인 나라별 차이만 보면 된다. 현대 한국인도 머리 높이는 동북아 제 민족,종족 중 가장 높다. 일부 학자들은 머리 높이가 진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머리가 높을수록 보다 진화된 인간이란 주장도 하는데, 그럴듯하긴한데 이 주장에 어떤 반대 주장이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4. 잡담
한국인과 가장 머리 모양이 비슷한 것은 만주족이다. 비슷하다기보다는 길이-폭-높이가 거의 같다. 만주족은 같은 퉁구스계통의 언어를 쓰는 집단과 전혀 다르게 생겼고 한국인과 비슷하다. 만주족은 언어는 에벤키, 나나이족 등 퉁구스어족들과 거의 같은데 생긴 모양은 한국인과 비슷한 셈이다. 1) 한국인도 원래 퉁구스어를 썼는데 어떤 요인으로 언어가 강제 교체되었거나 2) 만주족이 원래 한국인과 비슷한 언어를 썼는데 어떤 요인으로 퉁구스어로 언어를 강제 교체했거나 둘 중의 하나일 가능성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결론을 내리기가 무척 어렵다.
한국인과 몽골족이 비슷하게 생겼다는 소리는 앞으로 하지 마라. 단두라는 것만 비슷하지 우리보다 머리 길이가 훨씬 길고, 훨씬 넓적하고, 훨씬 낮다. 우리는 앞뒤 길이가 너무 짧아서, 몽골족은 너무 넓적해서 단두가 된 것이라 형성원인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두개골 모양에서 비슷한 요소가 단 하나도 없다.
인도네시아 자바인이 길이와 폭에서 한국인과 비슷한건 눈에 띄는데 결정적인 머리 높이에서 다르다. 그런데 인도네시아 자바인은 언어(대우법, 압존법)에서 한국인, 일본인과 유사한 점이 있는 등 몇가지 링크가 보여서 부분적인 연결고리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북쪽으로 갈수록 머리가 길고, 남쪽으로 갈수록 머리가 짧다는 둥 여러가지 학설이 많은데 실제 종족별 데이터를 보면 편차가 많아서 각 유형별로 생각보다 중심점이 많다고 판단된다. 한국인은 일단 머리 높이에서 동아시아 제 집단 중에서 가장 높다. 이처럼 한국인은 아주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이 특징이 후기구석기부터 식별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후기구석기시대 인골을 측정한 북한측 보고서들이 다소 부실해서 한국이나 일본처럼 학문이 보다 체계화된 나라에서 제대로된 논문이나 보고서가 나와야할 것 같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지역별 편차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아주 양질의 지역별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추가 연구에 매우 중요하다. 북중국, 남중국 이런 수준이 아니라 지역별로 보면 우리나라와 유사한 집단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머리길이는 한족 기준으로 베이징은 178.6, 길림은 179.7인데 태원은 175.5로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오르도스 남쪽 지역 일부에 한국인과 비슷한 형질을 가진 한족 집단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지 계속 추적해 봐야한다. 일본은 지역별로 보면 동북이나 홋가이도쪽으로 185가 넘는 아주 머리 길이가 긴 지역도 존재한다. 일본의 동북쪽은 시베리아 소수민족과 모종의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오사카-교토-나라 등 고대 중심지의 머리 길이는 178.3으로 일본에서 가장 짧다. 동남아를 제외하고 한-중-일-몽-퉁만 비교하면 한국인과 만주족의 머리길이가 가장 짧은데 중국 태원이나 일본 기내 지역처럼 인근지역에 상대적으로 머리길이가 짧은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은 한국을 중심점으로 각각 동쪽과 서쪽에 그 형질이 영향을 주었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건 앞으로의 데이터가 축적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