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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2-27 11:48
[한국사] 조선정조임금때 살인사건 처결..
 글쓴이 : 백전백패
조회 : 2,097  

조선시대 있었던 아녀자의 살인사건입니다. 그것도 아주 잔혹한 살인이죠.

때는 정조 14 8. 전라도에서 살인범 김은애에 대한 보고가 올라옵니다.

김은애라는 전라도 강진의 양반집 딸이 근처에 살던 퇴기 안조이라는 인물을 칼로 난자한 사건이지요.

 

신분 질서가 분명하고 남여 유별이 강력한 이 시대에 아녀자가 다른 신분인 기생을 칼로 잔혹하게 살해한 이 사건은 상당한 이슈가 될 만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판결 또한 에상과는 다르게 무죄 판결을 넘어 오히려 왕의 칭찬을 받게 되는 희안한 상황으로 번지게 되는 사건이지요.

 

사건의 전말은 이러합니다.

전라도 강진에 사는 양반집 딸인 김은애와 기생 안조이는 이웃에 사는 사이였습니다.

평소 부유한 김은애의 집에 안조이가 종종 양식을 꾸러 왔는데 이 안조이는 옴이 걸려서는 가려울때 마다 독설을 내뱉는 행실이 좋지 않은 자였습니다. 김은애의 어머니는 안조이가 양식을 꾸러 올때 종종 그녀의 고마움을 모르는 성격 때문에 양식 주기를 거부할 때가 있었는데 안조이는 이에 대해 앙심을 품었습니다.

그리고는 보복할 마음에 안조이와 인척 관계인 십대 중반의 최정련이라는 소년을 기생의 능력으로 꼬셔 음탕한 마음을 품게 하고 김은애를 사모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최정련은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려 김은애가 딴 곳에 시집가지 못하고 자신에게 오도록 안조이와 공모해 좋지 못한 소문을 퍼뜨리죠. 안조이는 그 댓가로 옴 약 값을 요구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여성에 대한 제한이 많은 시절에 좋지 못한 소문이 퍼져 나오자 김은애 집안은 상당히 당황했습니다. 요즘에도 좋지 못한 소문은 혼삿길 막는 첫번째 이유인데 더더구나 조선시대에 그것도 양반 집안의 아녀자에게 그런 소문은 상당한 타격이었죠. 하지만 같은 동리에 사는 김양준이라는 인물은 김은애기 그런 사람이 아니라 하며 그녀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러니 최정련은 닭쫒던 개 꼴이 되어 버렸고 화가난 최정련은 안조이에게 "일이 성사되지 않았으니 약 값은 줄 수 없다" 라고 버텼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앙심을 품고 일을 벌리던 안조이는 더욱 더 화를 내었고 무려 2년간 악담을 퍼뜨려 인근 동리에까지 김은애에 대한 악평이 자자하게 되었죠.

 

처녀때 부터 모함에 시달린 김은애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더더구나 누가 그런 소문을 퍼뜨렸는지 조차 아는 상황이라 화가 폭발한 김은애는 부엌에서 식칼을 찾아 들고 안조이를 찾아가 수십회 찌르고 난자해 잔혹하게 죽여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길로 최정련까지 죽여버릴 마음을 품고 최정련의 집으로 가던 중 친정어머니를 우연하게 만나게 되었고 어머니가 눈물로 호소하자 최정련까지 죽이는 것은 그만두게 되었죠.

 

... 남자의 살인도 심각한때에 아녀자가 식칼로 잔혹하게 타인을 죽인 사건은 강진 고을을 발칵 뒤집어 놨습니다. 그 즉시 이장이 김은애를 고발하고 수령은 김은애를 잡아 들였죠. 김은애는 별다른 저항없이 체포되어 순순히 모든 범행을 자백합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맑은 정신으로 거짓 모함으로 이런 사건을 벌인 최정련에 대한 사형까지 요구합니다. 일단 사람을 죽인만큼 조선의 법률에 따라 이 보고는 현감과 관찰사를 거쳐 임금에게까지 보고되었습니다.

 

이 일로 조정에서는 토론이 벌어집니다. 비록 살인의 사유가 있었다고는 하나 고발을 통해 안조이를 무고죄로 넣을 수 있음에도 사사로이 살인을 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 법률에 따라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것이 여론의 중핵이었습니다. 당대 명 제상이었던 채제공도 법에 따른 절차가 있음에도 사사로이 살인을 한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이를 용서하게 되면 법치가 흐트러진다는 이유로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지요.

 

하지만 정조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정조는 김은애의 행동은 의가 충만하고 자신의 명예를 지키려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며 모함에 대한 정당방위임으로 용서해 주어야 한다, 여자가 음탕하다는 음해를 당하는 것 만큼 큰 아픔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이미 이전에 해서 지방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때도 용서해 준 사례가 있다. 라는 말로 김은애에 대한 석방을 주장합니다. 그리고 무죄를 판결함과 동시에 최정련에게 김은애에 대하여 다시는 음해하지 못하도록 조처를 취하도록까지 명합니다.

 

재미있는 일이죠? 요즘이라면 있을 수 없지만 당시에는 임금이 하명하여 특별히 용서를 해 줄수 있는 일이었는지라 김은애는 살인을 하고도 용서를 받았습니다. 헌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 정조는 이 일을 그냥 "용서해 줘라" 라는 정도로 끝낸게 아니라 의외로 다양한 수사를 동원해 칭찬했다는 사실입니다. 거기다 규장각검서관 이덕무에게 이 일을 편찬해 <은애전>을 만들어 널리 알리라고 까지 말하죠.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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