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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2-15 00:12
[일본] 건인사의 고려팔만대장경
 글쓴이 : 해달
조회 : 2,047  

전글과 마찬가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4 교토의 명소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 (유홍준)' 을 읽고 있습니다.
읽던 중 이런 내용이 나오더군요.

 " (전략) 그러나 나의 건인사 이야기가 다 끝나는 것은 아니다. 여기까지는 그네들의 내력이고, 우리의 사연이 따로 있다. 이 절에 전하는 고려팔만대장경 이야기이다. 현재 건인사에는 고려팔만대자경이 두 가지 장정 형태로 남아 있다. 하나는 절첩(折帖) 형식으로 326첩이고, 또 하나는 책자 형식으로 136책이다.

 일본은 일찍부터 고려대장경을 구하고 싶어했다. 고려 말 우왕 14년(1388) 사신을 통해 요청한 것을 필두로 하여 조선왕조에 들어와서는 아주 적극적으로 요청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일본의 대장경 요청 기사가 150여 년간에 걸쳐 총 82회나 나온다.

 일본국왕의 이름으로 쇼군이 승려를 사신으로 보내기도 했고, 쓰시마(對馬) 번주나 야마구치(山口) 지역의 오우치(大內) 다이묘(大名)가 별도로 사신을 보내기도 했다. 이들은 많은 토산물을 선물로 가져와서는 이에 대한 답례로 대장경을 요구했다. 문종 즉위년(1450)엔 대장경을 함(函)까지 갖추어 보내주었다. 그렇게 일본으로 건너간 팔만대장경이 얼마나 되는지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일본의 요청에 번번이 경판(經板)을 인출해내는 것이 얼마나 귀찮았는지 「조선왕조실록」태종 14년(1414)조에는 아예 원판을 주어버리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제 일본에서 대장경을 청하니 (...) 만약 경판을 보낸다면 뒤에 비로 다시 청하더라도 막을 수 있는 구실이 있게 된다."
 이에 청선군(淸城君) 정탁(鄭擢)이 말하기를,
 "일본 사신이 왕래하는 것은 불법(佛法)을 구하기 위한 것이니, 만약 경판을 보낸다면 다시 오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라고 했다. (...) 이에 예조에서 경(經)을 주지 말고 종(鍾)을 주고자 하니, 임금이 예조에 다음과 같이 명했다. (...)
 "여흥(驪興, 오늘날의 여주) 신륵사(神勒寺)에 소장된 대장경 전부를 일본국왕에게 보내고, 영산(寧山) 풍세현(豊歲縣) 광덕사(廣德寺)에 소장된 대반야경 전부를 사신에게 주어라."

 건인사의 고려대장경은 1457년에 은각사를 세운 아시카가 요시마사(足利義政)의 명을 받은 설암(雪巖, 세쓰간)이라는 승려가 조선에 와서 구해간 것이다. 이 사실은 「조선왕조실록」세조 3년(1457)에 실려 있다.

 설암이 이렇게 구해간 대장경은 1458년에 쇼군이 건인사에서 직접 열람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건인사에는 팔만대장경 7천여 권의 완질이 있었는데 1837년 화재로 대부분을 잃고 지금은 이렇게 일부만 남아 있는 것이다.

 무로마치시대 일본의 대장경에 대한 요구가 이처럼 열화 같았던 것은 고려대장경의 우수함을 흠모한 문화적 열망 때문이었다. 그것은 문명의 수입 차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조선왕조는 숭유억불 정책으로 사실상 '쓸모없게' 된 대장경을 주는 데 인색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는 불상, 불화, 고려 범종까지 답례품으로 주었다. 그때는 문화재라는 개념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나는 건인사가 길바닥에 나앉게 된 폐불훼석의 광폭함을 일본인들이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의심했는데, 마찬가지로 조선왕조가 숭유억불의 폐불 정책으로 대장경을 비롯한 많은 불교 문화재를 외교적 답례품으로 일본에 주었다는 사실을 한국인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하여 똑같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시각은 공정해야 하고 잣대는 똑같아야 한다.

 지은원이고 건인사고 기온 거리고 일본을 답사하다보면 이처럼 그들에겐 내력이 있지만 우리에겐 사연이 있어 다른 외국 여행과 달리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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