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역사속에 등장하는 여러 여인들 중 최고의 악녀는 누굴까?
보통 연산군을 황음으로 빠뜨렸던 장녹수
도저히 자연사라곤 믿기 힘든 인종의 죽음의 배후로 거론되는 정난정과 문정왕후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숙종의 후궁이자 정비의 자리까지 차지했던 장희빈
사도세자를 죽음으로 몰아넣는데 주역을 담당한 영조의 후궁 문숙의
그리고 역시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정순왕후 등이 거론된다.
물론 사람들에 따라 다른 인물을 꼽을 수도 있겠다. 물음 자체가 어느정도 주관적이니까.
저 위의 여인들은 사극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여인들이다. 문숙의는 약간 덜 알려졌을지도 모르겠다. 이서진이 주연했던 정조의 일대기를 다룬 이산이란 드라마에선 뜻밖에도 문숙의란 인물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도 많을 듯.
그럼 인조의 후궁이었던 조귀인은 어떨까. 역시 이 여인도 그리 일반에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왜냐하면 인조란 임금을 소재로 한 드라마를 만들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의 가장 치욕적인 부분중 하나이며 이런 이유로 인조의 시대를 조명하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한국의 국민정서상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런 이유로 이 조귀인이란 여인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걸로 보인다.
궁중잔혹사 꽃들의 전쟁이란 드라마에서 김현주가 연기했던 배역. 바로 조귀인이다.
조선사에 어느 정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두말없이 이 여인이야말로 정말 악녀중의 악녀로 꼽을 것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나의 관점에선.
보면 볼 수록 이 여인은 정말 무섭다. 인간이 이 정도로 악독해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일단 소현세자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그러나 실록을 보기만 해도 그것이 독살이란 건 너무나 뚜렷하다. 물론 절대 독살이라 명시하진 않지만.
소현세자가 죽기 전 소현세자와 인조 사이는 극도로 악화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인조가 소현세자의 죽음에 직접적으로 관련했으리라 확신하며 이미 그 당시에도 그런 소문이 돌았던 모양이다.
누구나 직접적으로 말을 하진 못하지만 그 모양새가 독살인게 너무나 확실하므로 결국 희생양이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세자빈 강씨. 인조의 며느리는 남편 소현세자를 독살했다는 누명을 쓰고 처형당한다.
소현세자의 어린 세아들. 당연히 이들은 적통이며 세자가 죽으면 다음대 세손으로 책봉되어야 하지만 세자는 소현세자의 동생 봉림대군으로 정해지며 이 어린 3명의 왕손은 영문도 모른 채 제주도로 귀양을 가게 되고 그 중 두명은 곧 죽어버린다.
그야말로 소현세자의 일가는 한 순간에 몰살이 되어버린 것.
이것이 바로 병자호란 후 끝없는 열등감에 시달리던 인조와 청에서 귀국한 소현세자를 끝없이 이간질했던 조귀인의 작품이라면 너무 오버한 것일까. 이게 모두 조귀인의 작품이 맞다. 물론 조귀인의 각본을 빈틈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인조라는 훌륭한 배역이 있었기에 이런 차마 말이 안나오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지만.
그 외에도 조귀인의 악행은 끝이 없었다.
물론 이런 악을 행하고도 늙어죽을때까지 잘 먹고 잘 살았다면 그건 너무 말이 안되겠지.
결국 장렬왕후 저주사건에 연루되어 효종에 의해 사약을 받고 죽지만 그녀가 생전에 했던 악행에 비하면 너무나 편한 죽음은 아니었을까.